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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영아 사망의 반전…20대 부모에 “살인·치사 혐의 무죄”
입력 2020.08.14 (14:56) 취재K
올해 초 강원도 원주에선 돌도 안 된 자녀 두 명을 살해한 인면수심의 부모가 붙잡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부모가 생후 5개월 된 딸을 숨지게 했고,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딸의 명의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아동 수당과 양육 수당을 챙겼다는 점. 부모가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되고 나서야 존재를 알게 된 아들에 대한 얘기 등입니다. 그리고 이 자녀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그런데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는 전혀 다른 판단이 나왔습니다. '살인 사건'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아이가 숨진 강원도 원주의 한 숙박업소아이가 숨진 강원도 원주의 한 숙박업소

아이들이 사라졌다...경찰 수사 착수

우선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과정을 보겠습니다. 지난해 원주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만 3살이 된 어린이 가운데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있는 아이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했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자택을 방문하는 등 현장 조사도 병행했습니다.

그런데 원주의 한 가정이 문제가 됩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20대 부모가 연락이 안 되는 겁니다. 또, 이들이 살고 있다고 등록된 거주지에는 수개월 전부터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원주시 담당자가 이들의 주변인들에게 연락을 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행방을 모른다"였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행방이 묘연한 상황. 담당자는 지난해 말쯤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합니다.

경찰은 한 달여 만에 부모를 찾아냈습니다. 부모와 첫째 아이까지는 확인이 됐는데, 이번엔 만 3살도 안 된 둘째 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둘째 아이는 2016년에 이미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신이 암매장된 원주의 한 야산시신이 암매장된 원주의 한 야산

존재도 몰랐던 막내 아들...숨진 채 발견

그리고 둘째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더 충격적인 사실이 또 나옵니다. 출생 신고도 돼 있지 않았던 셋째 아이의 존재가 확인된 겁니다. 셋째 아이인 막내아들은 둘째 아이의 시신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올해 2월, 이들 부모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이 부모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합니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16년, 둘째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아버지가 둘째 딸에게 성인용 이불을 덮어 숨을 못 쉬게 했다는 것과 2019년, 셋째 아들 역시 같은 이유에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는 이를 말리지 않았다는 것 등입니다.

검찰은 지난달(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버지에게는 두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30년 형을, 어머니에게는 아동학대 치사죄 등을 적용해 징역 8년 형을 내려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살인과 아동학대 치사 혐의 외에도 부모에게 아동학대와 사체 은닉, 아동 유기·방임, 사회보장급여 부정 수급 등 여러 혐의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 "살인·아동 학대 치사 혐의 모두 무죄"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검찰이 주장했던 살인과 아동학대 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이달(8월) 13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버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어머니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과 징역 8년에서 대폭 줄어든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자녀가 숨진 뒤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던 점과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버지가 아이들을 일부러 숨지게 하거나, 직접적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과 어머니는 이를 알고도 말리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육 과정에서 어린 자녀 둘이 숨진 건 맞지만, 부모가 자녀들을 고의로 살해한 건 아니라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다만, 이들이 자녀들의 시신을 원주에 있는 친인척 묘지 근처에 봉분도 없이 암매장하고, 사망한 사실을 숨겨 정부와 지자체의 육아·아동 수당까지 수년에 걸쳐 타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또 아이에 대한 학대 행위와 일정한 거처 없이 숙박업소와 렌터카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를 열악한 환경에서 양육한 점도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재판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원주 영아 사망의 반전…20대 부모에 “살인·치사 혐의 무죄”
    • 입력 2020-08-14 14:56:19
    취재K
올해 초 강원도 원주에선 돌도 안 된 자녀 두 명을 살해한 인면수심의 부모가 붙잡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부모가 생후 5개월 된 딸을 숨지게 했고,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딸의 명의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아동 수당과 양육 수당을 챙겼다는 점. 부모가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되고 나서야 존재를 알게 된 아들에 대한 얘기 등입니다. 그리고 이 자녀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그런데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는 전혀 다른 판단이 나왔습니다. '살인 사건'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아이가 숨진 강원도 원주의 한 숙박업소아이가 숨진 강원도 원주의 한 숙박업소

아이들이 사라졌다...경찰 수사 착수

우선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과정을 보겠습니다. 지난해 원주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만 3살이 된 어린이 가운데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있는 아이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했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자택을 방문하는 등 현장 조사도 병행했습니다.

그런데 원주의 한 가정이 문제가 됩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20대 부모가 연락이 안 되는 겁니다. 또, 이들이 살고 있다고 등록된 거주지에는 수개월 전부터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원주시 담당자가 이들의 주변인들에게 연락을 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행방을 모른다"였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행방이 묘연한 상황. 담당자는 지난해 말쯤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합니다.

경찰은 한 달여 만에 부모를 찾아냈습니다. 부모와 첫째 아이까지는 확인이 됐는데, 이번엔 만 3살도 안 된 둘째 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둘째 아이는 2016년에 이미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신이 암매장된 원주의 한 야산시신이 암매장된 원주의 한 야산

존재도 몰랐던 막내 아들...숨진 채 발견

그리고 둘째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더 충격적인 사실이 또 나옵니다. 출생 신고도 돼 있지 않았던 셋째 아이의 존재가 확인된 겁니다. 셋째 아이인 막내아들은 둘째 아이의 시신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올해 2월, 이들 부모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이 부모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합니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16년, 둘째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아버지가 둘째 딸에게 성인용 이불을 덮어 숨을 못 쉬게 했다는 것과 2019년, 셋째 아들 역시 같은 이유에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는 이를 말리지 않았다는 것 등입니다.

검찰은 지난달(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버지에게는 두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30년 형을, 어머니에게는 아동학대 치사죄 등을 적용해 징역 8년 형을 내려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살인과 아동학대 치사 혐의 외에도 부모에게 아동학대와 사체 은닉, 아동 유기·방임, 사회보장급여 부정 수급 등 여러 혐의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 "살인·아동 학대 치사 혐의 모두 무죄"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검찰이 주장했던 살인과 아동학대 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이달(8월) 13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버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어머니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과 징역 8년에서 대폭 줄어든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자녀가 숨진 뒤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던 점과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버지가 아이들을 일부러 숨지게 하거나, 직접적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과 어머니는 이를 알고도 말리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육 과정에서 어린 자녀 둘이 숨진 건 맞지만, 부모가 자녀들을 고의로 살해한 건 아니라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다만, 이들이 자녀들의 시신을 원주에 있는 친인척 묘지 근처에 봉분도 없이 암매장하고, 사망한 사실을 숨겨 정부와 지자체의 육아·아동 수당까지 수년에 걸쳐 타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또 아이에 대한 학대 행위와 일정한 거처 없이 숙박업소와 렌터카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를 열악한 환경에서 양육한 점도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재판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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