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美 ‘화웨이 규제’…우리 수출까지 타격받나?

입력 2020.08.18 (18:00) 수정 2020.08.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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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국의 화웨이 규제 강도 높아져
삼성·SK하이닉스 "규제 대상 맞는지 검토 중"
증권업계 "한국 반도체까지 규제될 듯"

■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에 직접 한 방(direct blow)을 날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시각 17일 상무부의 화웨이 추가 제재안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입니다.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 타격을 줬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화웨이를 규제한 바 있습니다. 그때는 한국 기업들은 해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화웨이의 설계대로 반도체를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만 대상이었기 때문에 타이완의 TSMC 등이 규제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도 대상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라는 단서를 삭제했기 때문입니다. 자체 설계로 제작하는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 업계 "한국 업체도 화웨이와 거래 못 하는지 검토 중"

삼성전자는 상무부의 정확한 제재대상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제재 대상 포함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업체들을 아직 언급하지 않은 상태라 영향을 받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해당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규제 대상에 메모리가 포함되는 것인지 등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업체들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반도체협회의 안기현 상무는 "원문을 보면 메모리가 포함될지 안 될지 알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만약 한국 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까지 이번 규제의 대상이 된다면 해당 업체들뿐 아니라 수출 전반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중 17%가 반도체일 정도로 수출에서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화웨이는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4번째로 큰 매출처이기도 합니다.

■ 증권업계 "한국업체 반도체도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도 화웨이와 거래가 어려워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단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아직 명시적으로 내려온 것은 없지만, 삼성과 하이닉스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화웨이 비중은 한 자릿수 초반,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비중은 10% 중반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매출처의 비중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규제 해당하더라도 단기 영향에 그칠 듯…"새 거래처 찾을 것"

다만 단기적으로 영향은 있겠지만, 중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규제 영향으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등 IT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업체가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게 될 것이고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새로운 거래처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D램 시장의 70% 이상을 한국의 두 업체가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협회 안기현 상무도 "메모리 반도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반도체는 범용이기 때문에 다른 거래업체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쏟아내는 중국을 향한 규제는 올해 치러질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갑작스러운 규제가 등장해 우리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수출업계는 미국발 뉴스까지 더 꼼꼼히 챙겨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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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강해진 美 ‘화웨이 규제’…우리 수출까지 타격받나?
    • 입력 2020-08-18 18:00:13
    • 수정2020-08-18 18:38:54
    취재K
미국의 화웨이 규제 강도 높아져<br />삼성·SK하이닉스 "규제 대상 맞는지 검토 중"<br />증권업계 "한국 반도체까지 규제될 듯"
■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에 직접 한 방(direct blow)을 날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시각 17일 상무부의 화웨이 추가 제재안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입니다.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 타격을 줬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화웨이를 규제한 바 있습니다. 그때는 한국 기업들은 해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화웨이의 설계대로 반도체를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만 대상이었기 때문에 타이완의 TSMC 등이 규제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도 대상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라는 단서를 삭제했기 때문입니다. 자체 설계로 제작하는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 업계 "한국 업체도 화웨이와 거래 못 하는지 검토 중"

삼성전자는 상무부의 정확한 제재대상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제재 대상 포함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업체들을 아직 언급하지 않은 상태라 영향을 받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해당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규제 대상에 메모리가 포함되는 것인지 등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업체들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반도체협회의 안기현 상무는 "원문을 보면 메모리가 포함될지 안 될지 알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만약 한국 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까지 이번 규제의 대상이 된다면 해당 업체들뿐 아니라 수출 전반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중 17%가 반도체일 정도로 수출에서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화웨이는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4번째로 큰 매출처이기도 합니다.

■ 증권업계 "한국업체 반도체도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도 화웨이와 거래가 어려워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단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아직 명시적으로 내려온 것은 없지만, 삼성과 하이닉스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화웨이 비중은 한 자릿수 초반,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비중은 10% 중반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매출처의 비중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규제 해당하더라도 단기 영향에 그칠 듯…"새 거래처 찾을 것"

다만 단기적으로 영향은 있겠지만, 중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규제 영향으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등 IT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업체가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게 될 것이고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새로운 거래처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D램 시장의 70% 이상을 한국의 두 업체가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협회 안기현 상무도 "메모리 반도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반도체는 범용이기 때문에 다른 거래업체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쏟아내는 중국을 향한 규제는 올해 치러질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갑작스러운 규제가 등장해 우리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수출업계는 미국발 뉴스까지 더 꼼꼼히 챙겨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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