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검사·자가격리 시급한데…교회 제출 번호에 ‘016·017…’

입력 2020.08.18 (21:12) 수정 2020.09.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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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셨지만 감염을 차단하려면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접촉자를 빨리 검사하고 격리해야 하는데 교회 측이 제출한 명단에 허술한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016, 017 번호가 적혀있거나 교회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 명단에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 당국의 명단 요청이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도봉구에 사는 제보자 박 모 씨의 아내는 지난 주말,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사랑제일교회 근처엔 가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제보자 박 모 씨/서울 도봉구/음성변조 : "((아내가) 교회랑은 연관되거나 그런 게 아예 없으신데도요?) 전혀 없습니다. 문자가 왔으니까 전에 (번호를) 사용하던 분이 '그 교회를 다녔다 보다'라고만 생각했었어요."]

불교 신자도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명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제보자 박 모 씨/서울 도봉구/음성변조 : "어떤 아주머니께서는 자기는 불교 집안인데 그런 식으로 문자가 와서 검사받으러 왔다는 분도 계시고..."]

검사 안내 문자에 번호가 적힌 성북구 상황실에는 약 천 통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주정미/성북구보건소 민원상담반 : "사실을 얘기하시는 것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교인이시고 방문하신 분들이 검사를 안 받으시려고 그렇게 얘기하시는 경우도 있으세요."]

교회 측이 제출한 명단엔 011, 016, 017 같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날 번호도 있었습니다.

명단이 정확하지 않아 빠른 검사와 자가격리 조처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승로/서울 성북구청장 : "검사 안내 당사자들한테 전화하게 되면 '왜 나와 관련도 없는, 꼭 그렇게 해야만 되느냐' 이런 내용들이 더러 많이 있죠. 그래서 사람 생명과 안전보다 더 귀중한 게 없지 않으냐 (설득합니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 측은 "명단을 간추려 줬는데도 당국이 명단을 과잉 요청하고 있다"며 "교회와 집회 참여자를 표적삼아 무차별적으로 검사를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어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전광훈 목사는 구급차에 타는 중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웃으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송 담당 직원은 휴일인데도 무거운 방호복을 착용하고 급하게 출동한 상태였습니다.

[성북보건소 이송 직원 : "그냥 본분이라고 생각하고 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반성하는 모습이나 그런 게 있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 그냥 안타깝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전국 확산과 교인들의 잇따른 도주사건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교회 측은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홍윤철

[알립니다] 앵커 멘트와 기사 본문 가운데 '016, 017 같은 지금은 쓰지 않는 옛날 번호' 부분을 '지금은 잘 쓰지 않는'으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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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단 검사·자가격리 시급한데…교회 제출 번호에 ‘016·017…’
    • 입력 2020-08-18 21:15:48
    • 수정2020-09-29 16:08:37
    뉴스 9
[앵커]

앞서 보셨지만 감염을 차단하려면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접촉자를 빨리 검사하고 격리해야 하는데 교회 측이 제출한 명단에 허술한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016, 017 번호가 적혀있거나 교회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 명단에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 당국의 명단 요청이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도봉구에 사는 제보자 박 모 씨의 아내는 지난 주말,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사랑제일교회 근처엔 가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제보자 박 모 씨/서울 도봉구/음성변조 : "((아내가) 교회랑은 연관되거나 그런 게 아예 없으신데도요?) 전혀 없습니다. 문자가 왔으니까 전에 (번호를) 사용하던 분이 '그 교회를 다녔다 보다'라고만 생각했었어요."]

불교 신자도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명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제보자 박 모 씨/서울 도봉구/음성변조 : "어떤 아주머니께서는 자기는 불교 집안인데 그런 식으로 문자가 와서 검사받으러 왔다는 분도 계시고..."]

검사 안내 문자에 번호가 적힌 성북구 상황실에는 약 천 통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주정미/성북구보건소 민원상담반 : "사실을 얘기하시는 것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교인이시고 방문하신 분들이 검사를 안 받으시려고 그렇게 얘기하시는 경우도 있으세요."]

교회 측이 제출한 명단엔 011, 016, 017 같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날 번호도 있었습니다.

명단이 정확하지 않아 빠른 검사와 자가격리 조처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승로/서울 성북구청장 : "검사 안내 당사자들한테 전화하게 되면 '왜 나와 관련도 없는, 꼭 그렇게 해야만 되느냐' 이런 내용들이 더러 많이 있죠. 그래서 사람 생명과 안전보다 더 귀중한 게 없지 않으냐 (설득합니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 측은 "명단을 간추려 줬는데도 당국이 명단을 과잉 요청하고 있다"며 "교회와 집회 참여자를 표적삼아 무차별적으로 검사를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어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전광훈 목사는 구급차에 타는 중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웃으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송 담당 직원은 휴일인데도 무거운 방호복을 착용하고 급하게 출동한 상태였습니다.

[성북보건소 이송 직원 : "그냥 본분이라고 생각하고 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반성하는 모습이나 그런 게 있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 그냥 안타깝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전국 확산과 교인들의 잇따른 도주사건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교회 측은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홍윤철

[알립니다] 앵커 멘트와 기사 본문 가운데 '016, 017 같은 지금은 쓰지 않는 옛날 번호' 부분을 '지금은 잘 쓰지 않는'으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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