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선 긋는 정부, 이유 살펴보니…

입력 2020.08.19 (15:09) 수정 2020.08.20 (10: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오늘(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 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일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지금은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200명이 넘고 전국에서 나오는 등 위급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먼저 코로나 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위험도 평가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입니다.

중대본에 따르면, 3단계 거리두기는 최근 2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100명을 초과하고 전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1주 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발령됩니다. 또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 사례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집단 발생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위급한 것으로 종합 판단되면 격상됩니다.

현재 국내 지역 발생 2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는 82.79명, 수도권 평균 확진자 수는 72.6명으로 아직 격상 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더블링’ 현상도 최근 신규 확진자가 6일째 100명 이상(15일 155명, 16일 267명, 17일 188명, 18일 235명, 19일 297명)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조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우리 경제·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3단계로 격상 시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됩니다. 즉,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이 제약받는데 이는 결국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의 생업을 위협받게 해 국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학교의 원격 수업 전환도 이뤄지게 되는 등 필수 경제활동 이외의 모든 활동은 사실상 중단되는 셈입니다.

정 총리도 오늘 회의에서 "3단계로 격상되면, 국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기 때문에 격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천지 대구 교회 때보다 현 상황이 더 위험하다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방역 당국은 지난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 3월 대구·경북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 씩 증가할 당시 정부는 코로나 19를 위기경보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난 6월 28일 각종 거리두기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하고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1~ 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시 대구·경북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 합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18일 "지금 현재로는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 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17일 "현재 상황이 예전에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쿠팡하고 다르게 조금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 걸까요?

먼저, 수도권이 대구·경북보다 인구가 약 5배 많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더 쉬운 환경입니다. 여기에 올 초 대구·경북에서의 코로나 19 주 감염원은 신천지교회 하나였지만, 최근 발생하는 코로나 19는 수도권 교회를 비롯해 카페, 상가, 요양병원 등 다양합니다.

만약 확진자가 불특정 다수 시설을 이용했다면, 그가 누구와 접촉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로 누구와 접촉했는지, 또 감염시켰는지 등을 찾아내고 이를 차단하는 게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바이러스 유형입니다.

이번 코로나 19는 바이러스의 유형마다 전파력이 다릅니다. 지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GH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입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이번 수도권 유행은 지난 신천지 유행과 달리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GH형일 가능성이 크다"고도 말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도 "신천지 유행 때와는 일단 바이러스의 유형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신천지 대구교회 유행 때 주로 전파됐던 건 'V형' 바이러스였습니다. 주로 'S형'과 함께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당시에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견됐던 유형입니다.

그에 비해 GH형 바이러스는 4월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인데요.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발 감염 때 유행했던 바이러스도 이번에 언급된 GH형 바이러스였습니다. 가장 큰 차이, 높은 전파력입니다. 권 부본부장은 "GH형이 그전의 S형, V형 등 바이러스군보다 2.3~9.6배, 평균 6배 이상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2~ 3월 대구·경북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증가,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됐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난 6월 28일 각종 거리두기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하고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1~ 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을 당시 대구·경북 지역 상황에 대입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건에 해당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 내용

만약 확진자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정부는 가장 생각하기 싫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상향될 경우 10인 이상의 집합 모임행사가 금지되는 등 필수적인 사회·경제 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다만, 병ㆍ의원, 약국, 생필품 구매처, 주유소, 장례시설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은 정상 운영할 수 있습니다.

2단계에서 무관중으로 실시됐던 프로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도 전면 중단됩니다.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휴업을 해야 하고 공공기관과 기업에선 필수 인원을 제외한 인력은 모두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합니다. 사실상 사회·경제 '올스톱' 상황으로, 우리 사회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선 긋는 정부, 이유 살펴보니…
    • 입력 2020-08-19 15:09:48
    • 수정2020-08-20 10:58:09
    취재K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오늘(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 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일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지금은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200명이 넘고 전국에서 나오는 등 위급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먼저 코로나 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위험도 평가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입니다.

중대본에 따르면, 3단계 거리두기는 최근 2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100명을 초과하고 전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1주 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발령됩니다. 또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 사례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집단 발생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위급한 것으로 종합 판단되면 격상됩니다.

현재 국내 지역 발생 2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는 82.79명, 수도권 평균 확진자 수는 72.6명으로 아직 격상 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더블링’ 현상도 최근 신규 확진자가 6일째 100명 이상(15일 155명, 16일 267명, 17일 188명, 18일 235명, 19일 297명)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조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우리 경제·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3단계로 격상 시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됩니다. 즉,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이 제약받는데 이는 결국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의 생업을 위협받게 해 국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학교의 원격 수업 전환도 이뤄지게 되는 등 필수 경제활동 이외의 모든 활동은 사실상 중단되는 셈입니다.

정 총리도 오늘 회의에서 "3단계로 격상되면, 국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기 때문에 격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천지 대구 교회 때보다 현 상황이 더 위험하다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방역 당국은 지난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 3월 대구·경북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 씩 증가할 당시 정부는 코로나 19를 위기경보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난 6월 28일 각종 거리두기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하고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1~ 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시 대구·경북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 합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18일 "지금 현재로는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 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17일 "현재 상황이 예전에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쿠팡하고 다르게 조금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 걸까요?

먼저, 수도권이 대구·경북보다 인구가 약 5배 많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더 쉬운 환경입니다. 여기에 올 초 대구·경북에서의 코로나 19 주 감염원은 신천지교회 하나였지만, 최근 발생하는 코로나 19는 수도권 교회를 비롯해 카페, 상가, 요양병원 등 다양합니다.

만약 확진자가 불특정 다수 시설을 이용했다면, 그가 누구와 접촉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로 누구와 접촉했는지, 또 감염시켰는지 등을 찾아내고 이를 차단하는 게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바이러스 유형입니다.

이번 코로나 19는 바이러스의 유형마다 전파력이 다릅니다. 지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GH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입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이번 수도권 유행은 지난 신천지 유행과 달리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GH형일 가능성이 크다"고도 말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도 "신천지 유행 때와는 일단 바이러스의 유형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신천지 대구교회 유행 때 주로 전파됐던 건 'V형' 바이러스였습니다. 주로 'S형'과 함께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당시에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견됐던 유형입니다.

그에 비해 GH형 바이러스는 4월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인데요.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발 감염 때 유행했던 바이러스도 이번에 언급된 GH형 바이러스였습니다. 가장 큰 차이, 높은 전파력입니다. 권 부본부장은 "GH형이 그전의 S형, V형 등 바이러스군보다 2.3~9.6배, 평균 6배 이상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2~ 3월 대구·경북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증가,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됐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난 6월 28일 각종 거리두기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하고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1~ 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을 당시 대구·경북 지역 상황에 대입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건에 해당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 내용

만약 확진자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정부는 가장 생각하기 싫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상향될 경우 10인 이상의 집합 모임행사가 금지되는 등 필수적인 사회·경제 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다만, 병ㆍ의원, 약국, 생필품 구매처, 주유소, 장례시설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은 정상 운영할 수 있습니다.

2단계에서 무관중으로 실시됐던 프로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도 전면 중단됩니다.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휴업을 해야 하고 공공기관과 기업에선 필수 인원을 제외한 인력은 모두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합니다. 사실상 사회·경제 '올스톱' 상황으로, 우리 사회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