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은 필리핀 부근 해수면…“주말에 태풍 발생하나?”

입력 2020.08.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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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장마가 끝난 뒤 연일 무더위가 기승입니다. 오늘(20일) 대구의 낮 기온이 37도, 서울도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도 이렇게 뜨겁지만, 뜨거운 곳이 또 있습니다. 태풍의 고향, 열대 서태평양입니다.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30도↑…예년보다 1도 이상 높아

최근 위성 영상 등으로 관측한 해수면 온도입니다. 붉게 보이는 서태평양 넓은 해역이 3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1도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자료 : 기상청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자료 : 기상청

바다가 뜨겁다는 건 그만큼 수증기를 많이 내뿜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태풍이 발생하기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열대 요란' 발달

실제로 최근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오전 11시 현재 천리안 2A 위성 관측 영상오늘(20일) 오전 11시 현재 천리안 2A 위성 관측 영상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보시죠. 필리핀 동쪽 해상에 구름 덩어리가 발달하고 있는데요. '열대 요란'이라고 불리는 태풍의 '씨앗'입니다.

기상청은 이 구름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높은 데다 대기 상층까지 바람의 흐름도 안정적이어서 태풍이 발달하기 매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태풍의 발생 해역 가운데 한반도와 비교적 가까워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확률도 높고, 이른 시일 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주말쯤 제8호 태풍 '바비' 발생할 듯…한반도 영향은?

일단 기상청은 주말 사이 이 열대 요란이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만약 태풍으로 발생 시 제8호 태풍 '바비'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국내 영향 여부가 가장 궁금하실 텐데요. 아직 기상청은 태풍으로 발생한 뒤에야 영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해외 기관들은 어떤 예측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최근 노르웨이 기상청이 사용하는 모델로 유명해진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 예측 모델입니다.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 예측 모델. 자료 : 윈디닷컴(windy.com)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 예측 모델. 자료 : 윈디닷컴(windy.com)

주말 사이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해(L로 표시된 소용돌이 중심) 일본 규슈 서쪽 해상을 지난 뒤 대한해협으로 북상한다는 예측입니다. 이후로는 동해안에 가까운 동해로 북상해 한반도 동쪽 지역에 강한 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전 지구 예측 시스템(GFS). 자료 : 윈디닷컴(windy.com)미국 전 지구 예측 시스템(GFS). 자료 : 윈디닷컴(windy.com)

다음은 미국 기상 당국에서 사용하는 전 지구 예측 시스템(GFS)입니다. 태풍이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발생하는데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과 달리 일본 남쪽 해상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한 뒤에야 북상을 시작합니다.

이후 일본 열도를 관통한 뒤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동해를 지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내륙 지역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외에도 해외 각국의 내로라하는 슈퍼컴퓨터 예상 모델이 제각각의 예측을 하고 있어서 태풍이 발생 전까지는 한반도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말쯤 태풍이 발생하게 되면 어느 정도 진로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된다면 지난 장마로 수해가 난 지역에서는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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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도 넘은 필리핀 부근 해수면…“주말에 태풍 발생하나?”
    • 입력 2020-08-20 14:31:04
    취재K
지난 주말 장마가 끝난 뒤 연일 무더위가 기승입니다. 오늘(20일) 대구의 낮 기온이 37도, 서울도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도 이렇게 뜨겁지만, 뜨거운 곳이 또 있습니다. 태풍의 고향, 열대 서태평양입니다.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30도↑…예년보다 1도 이상 높아

최근 위성 영상 등으로 관측한 해수면 온도입니다. 붉게 보이는 서태평양 넓은 해역이 3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1도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자료 : 기상청
바다가 뜨겁다는 건 그만큼 수증기를 많이 내뿜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태풍이 발생하기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열대 요란' 발달

실제로 최근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오전 11시 현재 천리안 2A 위성 관측 영상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보시죠. 필리핀 동쪽 해상에 구름 덩어리가 발달하고 있는데요. '열대 요란'이라고 불리는 태풍의 '씨앗'입니다.

기상청은 이 구름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높은 데다 대기 상층까지 바람의 흐름도 안정적이어서 태풍이 발달하기 매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태풍의 발생 해역 가운데 한반도와 비교적 가까워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확률도 높고, 이른 시일 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주말쯤 제8호 태풍 '바비' 발생할 듯…한반도 영향은?

일단 기상청은 주말 사이 이 열대 요란이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만약 태풍으로 발생 시 제8호 태풍 '바비'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국내 영향 여부가 가장 궁금하실 텐데요. 아직 기상청은 태풍으로 발생한 뒤에야 영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해외 기관들은 어떤 예측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최근 노르웨이 기상청이 사용하는 모델로 유명해진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 예측 모델입니다.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 예측 모델. 자료 : 윈디닷컴(windy.com)
주말 사이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해(L로 표시된 소용돌이 중심) 일본 규슈 서쪽 해상을 지난 뒤 대한해협으로 북상한다는 예측입니다. 이후로는 동해안에 가까운 동해로 북상해 한반도 동쪽 지역에 강한 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전 지구 예측 시스템(GFS). 자료 : 윈디닷컴(windy.com)
다음은 미국 기상 당국에서 사용하는 전 지구 예측 시스템(GFS)입니다. 태풍이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발생하는데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과 달리 일본 남쪽 해상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한 뒤에야 북상을 시작합니다.

이후 일본 열도를 관통한 뒤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동해를 지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내륙 지역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외에도 해외 각국의 내로라하는 슈퍼컴퓨터 예상 모델이 제각각의 예측을 하고 있어서 태풍이 발생 전까지는 한반도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말쯤 태풍이 발생하게 되면 어느 정도 진로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된다면 지난 장마로 수해가 난 지역에서는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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