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日 야당…‘아베 독주’ 제동 걸까?

입력 2020.08.20 (16:58) 수정 2020.08.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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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19일 의원 총회를 열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신당을 만들기로 하는 안건을 거수 표결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19일 의원 총회를 열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신당을 만들기로 하는 안건을 거수 표결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의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당 해산 절차를 거친 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2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국민민주당은 전날 도쿄에 있는 한 호텔에서 중·참의원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건을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13일 열린 입헌민주당의 중·참의원 간담회에서도 이런 방식의 통합 방침을 확인됐습니다.

두 야당은 다음 달 새로운 이름의 통합 신당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19일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합당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NHK 방송 화면 갈무리〉일본 공영방송 NHK가 19일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합당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NHK 방송 화면 갈무리〉

■日 제2 야당, '제1 야당과 합당' 승인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 40석(전체 465석)과 참의원 22석(전체 245석),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과 참의원 33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국민민주당 의원 62명 가운데 상당수가 다음 달 출범하는 통합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민주당에서 중진·신진 의원 30여 명 외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전 외무상이 각각 이끄는 총 20여 명 정도의 무소속 그룹 의원 중 대다수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130~140석"(NHK), "최대 150석 이상"(교도) 등 언론사마다 예상은 다르지만, 대체로 신당이 150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현재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공명당 의석(454석)수의 3분의 1 수준에 이를 거란 게 전망이 나옵니다.

■'한때 집권 여당' 민주당이 뿌리

일본의 제1, 제2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둘 다 민주당(민진당)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009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자민당을 꺾고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노다 요시히코 총리 내각으로 이어졌던 민주당 정권은, 하지만 불과 3년 3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태 여파로 휘청이다가 2012년 12월 총선에서 지금의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완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지지부진하던 민주당은 2016년 유신당과 합쳐 '민진당'으로 탈바꿈하며 정권 탈환을 모색했지만, 2017년 다시 갈라지면서 야당은 3년 가까이 분열을 겪어야 했습니다.

'건강 이상설' '2선 후퇴설' 등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사흘간 휴가를 마치고 19일 복귀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건강 이상설' '2선 후퇴설' 등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사흘간 휴가를 마치고 19일 복귀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의 자민당 독주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번 두 야당의 합당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까요. 현재로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일단 100% 온전한 통합이 물 건너갔습니다. 국민민주당 대표부터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는 입헌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찬성했지만, 정작 본인은 소비세 감세 등 정책 이견을 이유로 신당 불참 의사를 재차 밝혔습니다. 다마키 대표는 10명 안팎의 잔류파 의원과 별도로 당을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에 따라 가능한 한 많은 의원이 합류한다고 해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독주를 견제하기엔 힘에 부칠 것으로 보입니다.

교도통신이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유권자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율이 자민당 31.9% 입헌민주당 6.3% 국민민주당 1.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야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자민당에 맞설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 야당에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이나 코로나19 사태 대응 부진 등으로 최근 아베 총리는 지지율이 뚝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건강 이상설과 2선 후퇴설까지 제기됐습니다.

집권세력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일본 내부에선 내각 총해산과 중의원 총선거 조기 실시 가능성까지 관측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두 야당의 합당이 '반(反) 아베, 반 자민당' 세력의 구심점을 키우고, 후보 단일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면 차기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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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0 16:58:28
    • 수정2020-08-20 17:26:04
    취재K

일본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19일 의원 총회를 열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신당을 만들기로 하는 안건을 거수 표결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의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당 해산 절차를 거친 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2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국민민주당은 전날 도쿄에 있는 한 호텔에서 중·참의원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건을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13일 열린 입헌민주당의 중·참의원 간담회에서도 이런 방식의 통합 방침을 확인됐습니다.

두 야당은 다음 달 새로운 이름의 통합 신당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19일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합당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NHK 방송 화면 갈무리〉
■日 제2 야당, '제1 야당과 합당' 승인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 40석(전체 465석)과 참의원 22석(전체 245석),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과 참의원 33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국민민주당 의원 62명 가운데 상당수가 다음 달 출범하는 통합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민주당에서 중진·신진 의원 30여 명 외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전 외무상이 각각 이끄는 총 20여 명 정도의 무소속 그룹 의원 중 대다수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130~140석"(NHK), "최대 150석 이상"(교도) 등 언론사마다 예상은 다르지만, 대체로 신당이 150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현재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공명당 의석(454석)수의 3분의 1 수준에 이를 거란 게 전망이 나옵니다.

■'한때 집권 여당' 민주당이 뿌리

일본의 제1, 제2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둘 다 민주당(민진당)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009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자민당을 꺾고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노다 요시히코 총리 내각으로 이어졌던 민주당 정권은, 하지만 불과 3년 3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태 여파로 휘청이다가 2012년 12월 총선에서 지금의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완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지지부진하던 민주당은 2016년 유신당과 합쳐 '민진당'으로 탈바꿈하며 정권 탈환을 모색했지만, 2017년 다시 갈라지면서 야당은 3년 가까이 분열을 겪어야 했습니다.

'건강 이상설' '2선 후퇴설' 등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사흘간 휴가를 마치고 19일 복귀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의 자민당 독주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번 두 야당의 합당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까요. 현재로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일단 100% 온전한 통합이 물 건너갔습니다. 국민민주당 대표부터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는 입헌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찬성했지만, 정작 본인은 소비세 감세 등 정책 이견을 이유로 신당 불참 의사를 재차 밝혔습니다. 다마키 대표는 10명 안팎의 잔류파 의원과 별도로 당을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에 따라 가능한 한 많은 의원이 합류한다고 해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독주를 견제하기엔 힘에 부칠 것으로 보입니다.

교도통신이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유권자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율이 자민당 31.9% 입헌민주당 6.3% 국민민주당 1.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야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자민당에 맞설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 야당에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이나 코로나19 사태 대응 부진 등으로 최근 아베 총리는 지지율이 뚝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건강 이상설과 2선 후퇴설까지 제기됐습니다.

집권세력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일본 내부에선 내각 총해산과 중의원 총선거 조기 실시 가능성까지 관측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두 야당의 합당이 '반(反) 아베, 반 자민당' 세력의 구심점을 키우고, 후보 단일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면 차기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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