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인데…우체국은 “만나서 배송하라”

입력 2020.08.20 (21:26) 수정 2020.08.2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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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 집회에 동원된 경찰들이 줄지어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명이 확진됐습니다.

겁을 잔뜩 먹은 아이는 아빠에게 안겨 순서를 기다리고 있고요.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체육학원과 대형학원은 텅 비었습니다.

쉴 틈 없이 모여든 사람들 속에 의료진은 잠시 열을 식혀보지만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요.

“전국 유행의 문턱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뒤틀린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 모으고 있는데 혹시 허술한 고리 없는지 지금부터 꼼꼼하게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우체국입니다.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인데, 고객을 직접 만나 물건을 전달하란 지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200개 넘는 물품을 배송하는 우체국 택배기사 박대희 씨.

코로나19에 폭염도 힘겨운데 요즘은 부담이 더 늘었습니다.

["택배입니다. (놔두고 가주세요.) 대면배송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요. (코로나가 많은데 무슨 대면을 원칙으로 해요.)"]

고객 대부분이 꺼리는데도 직접 물건을 건네야 한다는 겁니다.

[박대희/우체국 택배기사 : "문자로 미리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냥 문앞에 놓고 가세요 이렇게. 제발 문 좀 열어달라고 하지 마세요 이런 분들도..."]

문을 열어주는 고객도 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

[이형윤/택배 고객 : "코로나가 저기(확산)하니까 놓고 가면서 음성으로 확인하거나 문자로 확인하면 좋을 거 같은데..."]

왜 이런 식으로 배송을 할까.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우체국에 보낸 공문입니다.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비대면 배송을 종료하고 대면배송을 재개하란 내용입니다.

시행일은 8월 10일.

이때는 재확산 조짐이 보이던 시기로, 나흘 뒤 하루 확진자 수 백 명을 넘겼을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금도 그대롭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비대면 배송을 하면서 물품 분실 등으로 민원이 많았고, 공문 시행 당시엔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지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갑자기 심해지는걸 알았다면 우리가 계속 문앞에 두고 가는걸 적극행정 차원에서 했을텐데 우리도 예측을 못해가지고..."]

하지만 내부에선 물품 분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우정사업본부는 이르면 내일(21일)부터 비대면 배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최민영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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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인데…우체국은 “만나서 배송하라”
    • 입력 2020-08-20 21:34:40
    • 수정2020-08-20 22:22:13
    뉴스 9
[앵커]

광복절 집회에 동원된 경찰들이 줄지어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명이 확진됐습니다.

겁을 잔뜩 먹은 아이는 아빠에게 안겨 순서를 기다리고 있고요.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체육학원과 대형학원은 텅 비었습니다.

쉴 틈 없이 모여든 사람들 속에 의료진은 잠시 열을 식혀보지만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요.

“전국 유행의 문턱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뒤틀린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 모으고 있는데 혹시 허술한 고리 없는지 지금부터 꼼꼼하게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우체국입니다.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인데, 고객을 직접 만나 물건을 전달하란 지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200개 넘는 물품을 배송하는 우체국 택배기사 박대희 씨.

코로나19에 폭염도 힘겨운데 요즘은 부담이 더 늘었습니다.

["택배입니다. (놔두고 가주세요.) 대면배송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요. (코로나가 많은데 무슨 대면을 원칙으로 해요.)"]

고객 대부분이 꺼리는데도 직접 물건을 건네야 한다는 겁니다.

[박대희/우체국 택배기사 : "문자로 미리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냥 문앞에 놓고 가세요 이렇게. 제발 문 좀 열어달라고 하지 마세요 이런 분들도..."]

문을 열어주는 고객도 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

[이형윤/택배 고객 : "코로나가 저기(확산)하니까 놓고 가면서 음성으로 확인하거나 문자로 확인하면 좋을 거 같은데..."]

왜 이런 식으로 배송을 할까.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우체국에 보낸 공문입니다.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비대면 배송을 종료하고 대면배송을 재개하란 내용입니다.

시행일은 8월 10일.

이때는 재확산 조짐이 보이던 시기로, 나흘 뒤 하루 확진자 수 백 명을 넘겼을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금도 그대롭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비대면 배송을 하면서 물품 분실 등으로 민원이 많았고, 공문 시행 당시엔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지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갑자기 심해지는걸 알았다면 우리가 계속 문앞에 두고 가는걸 적극행정 차원에서 했을텐데 우리도 예측을 못해가지고..."]

하지만 내부에선 물품 분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우정사업본부는 이르면 내일(21일)부터 비대면 배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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