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향 간 트럼프, 또 자화자찬 연설 “한국 코로나 방역 끝장났다”

입력 2020.08.21 (11:38) 수정 2020.08.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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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지에서 연설했습니다.

이곳은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입니다.

한국인의 귀에 들어오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자신이 대통령이 돼서,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것.

또,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잘해 왔다며, 한국은 (방역에 성공하던 시절이) 끝났다고 이틀 연속 말했습니다.


먼저 트럼트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 자랑입니다.

한국은 어제 288명에 이어 오늘(21일)은 166일 만에 300명 대(324명)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왔습니다.

지난 8일간 확진자는 총 1천900명으로 집계되는 등 8.15 집회 이후 급속한 확산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질랜드와 한국의 재확산세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뉴질랜드와 한국은 큰 발병이 있었다며, 이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에 성공하며 잘 억제하던 시절이 끝났다는 주장입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한국시각 21일 11시 기준 5백74만 6,272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17만 7,424명으로 압도적으로 세계 1위입니다. 특히 매일 4만 명이 이상이 신규 확진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도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자 무리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현지 시각 19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한국이 잘하고 있는 것을 봐 왔다"면서 "직전에 큰 발병(very big breakout)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트 대통령은 한국이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의 모범 사례로 꼽히자 미국의 검사 수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하거나, 한국의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20일 5명, 오늘(21일)은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뉴질랜드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5건의 확진자 나온 다음 날 '대규모 확산'이라고 주장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다른 국가들과 오도하는 비교를 해 자신이 더 나아 보이려고 시도하는 것은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으로서는 트럼프가 거론한 두 국가에서의 재확산과 같은 속도로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난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미, 남북미 대화가 교착에 빠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오래된 수사만 반복했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됐거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직에 머물렀다면, 북한과 전쟁했을 것이라는 내용을 또 말한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얘기했다며, "북한과 지옥 같은 전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이 어디에 있느냐, 전쟁은 없었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소재로 전임 정권의 인사들을 비난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쟁이 났다면) 우리는 2천500만 명에서 3천만 명의 사람을 잃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를 얘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10만 명이라고 얘기한다. 모르겠다"며 "서울은 3천200만 명의 인구가 있고, 포화(砲火)의 바로 옆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에는 기본적인 사실이 틀려 있습니다. 6월 말 기준 서울의 인구는 970만 명이고, 수도권까지 확장해도 2천6백만 명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 지내고 만나 왔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너무 끔찍하다고 말하는데, 아니다.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좋은 일"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습니다.


현지시각 20일은 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몇 시간을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연설 직전 폭스뉴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르도안 대통령 등을 '체스의 마스터(달인)'라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들을 잘 다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을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국가에서 이제 실패 국가인 듯 언급하고,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고 되려 치적으로 자랑하는 것은 그만큼 지지율 하락에 따른 다급한 상황을 반영해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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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1 11:38:15
    • 수정2020-08-21 13:45:47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지에서 연설했습니다.

이곳은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입니다.

한국인의 귀에 들어오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자신이 대통령이 돼서,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것.

또,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잘해 왔다며, 한국은 (방역에 성공하던 시절이) 끝났다고 이틀 연속 말했습니다.


먼저 트럼트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 자랑입니다.

한국은 어제 288명에 이어 오늘(21일)은 166일 만에 300명 대(324명)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왔습니다.

지난 8일간 확진자는 총 1천900명으로 집계되는 등 8.15 집회 이후 급속한 확산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질랜드와 한국의 재확산세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뉴질랜드와 한국은 큰 발병이 있었다며, 이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에 성공하며 잘 억제하던 시절이 끝났다는 주장입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한국시각 21일 11시 기준 5백74만 6,272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17만 7,424명으로 압도적으로 세계 1위입니다. 특히 매일 4만 명이 이상이 신규 확진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도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자 무리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현지 시각 19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한국이 잘하고 있는 것을 봐 왔다"면서 "직전에 큰 발병(very big breakout)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트 대통령은 한국이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의 모범 사례로 꼽히자 미국의 검사 수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하거나, 한국의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20일 5명, 오늘(21일)은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뉴질랜드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5건의 확진자 나온 다음 날 '대규모 확산'이라고 주장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다른 국가들과 오도하는 비교를 해 자신이 더 나아 보이려고 시도하는 것은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으로서는 트럼프가 거론한 두 국가에서의 재확산과 같은 속도로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난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미, 남북미 대화가 교착에 빠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오래된 수사만 반복했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됐거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직에 머물렀다면, 북한과 전쟁했을 것이라는 내용을 또 말한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얘기했다며, "북한과 지옥 같은 전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이 어디에 있느냐, 전쟁은 없었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소재로 전임 정권의 인사들을 비난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쟁이 났다면) 우리는 2천500만 명에서 3천만 명의 사람을 잃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를 얘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10만 명이라고 얘기한다. 모르겠다"며 "서울은 3천200만 명의 인구가 있고, 포화(砲火)의 바로 옆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에는 기본적인 사실이 틀려 있습니다. 6월 말 기준 서울의 인구는 970만 명이고, 수도권까지 확장해도 2천6백만 명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 지내고 만나 왔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너무 끔찍하다고 말하는데, 아니다.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좋은 일"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습니다.


현지시각 20일은 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몇 시간을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연설 직전 폭스뉴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르도안 대통령 등을 '체스의 마스터(달인)'라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들을 잘 다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을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국가에서 이제 실패 국가인 듯 언급하고,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고 되려 치적으로 자랑하는 것은 그만큼 지지율 하락에 따른 다급한 상황을 반영해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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