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창] “김여정 사실상 2인자”…위임통치 왜 선택했나?

입력 2020.08.21 (16:02) 수정 2020.08.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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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 기류 변화.."측근들에게 상당 부분 권한 위임"

최근 북한 정치 기류의 변화가 감지됩니다. 국가정보원은 어제(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대미 정책을 포함 정치 전반을 관할 하는데, 후계 통치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2인자라는 것입니다.


절대 권력을 행사해왔던 김 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권한을 나눴다는 이야기인데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전반적으로 권한을 가장 많이 넘겨받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도 권한을 조금 위임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 어떻게 바뀌었나?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고 상무위원회를 재편했습니다. 김덕훈. 리병철이라는 두 명의 북한 엘리트가 승진으로 상무위원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최룡해, 박봉주로 구성된 기존 3인 체제의 상무위원회가 김덕훈, 리병철 까지 5인 체제로 바뀐 겁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사실상 북한의 노동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입니다. 상무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북한 내부의 권력 지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1980년 10월에 출범했습니다. 당시 상무위원에 오른 인물은 오진우, 리종옥, 김 일로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최측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체제 공고화와 정권 보위를 위한 포석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 위원장 시절에 상무위원회는 형식적 기구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과 함께 역할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시 청년동맹을 이끌었던 최룡해와, 북한판 ‘경제 개혁의 기수'라 불리는 박봉주를 상무위원으로 선출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완수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은 역점 정책적 과업에 대해서 핵심 책임자를 상무위원으로 임명해 추진력을 강화하고 역점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새롭게 선출된 김덕훈과 리병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롭게 기용된 북한 엘리트 김덕훈·리병철은 누구?

(좌)김덕훈 상무위원회 위원 (우)리병철 상무위원회 위원(좌)김덕훈 상무위원회 위원 (우)리병철 상무위원회 위원

먼저 당 군수 공업부장이었던 리병철은 공군 대장 출신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시절부터 신임을 받아 온 인물입니다. 2011년 11월,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후계자 신분이었던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휘해 화제가 된 북한 군사 훈련과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이 자리에서도 리병철은 김 위원장의 옆자리를 지켰습니다.

북한의 주요 전략무기 실험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며 이 분야 핵심 실세임을 과시해왔습니다. '북극성' 시험 발사 때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우고,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0형 발사 성공 때는 감격해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 김 위원장의 각별한 총애를 과시했습니다.

1961년생으로 북한 엘리트 중에선 상당히 젊은 나이로 내각총리에 오른 김덕훈은 첫 공식 일정으로 수해복구현장 점검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주민생활 보장을 부쩍 자주 주문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민심 달래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자강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4년 내각 부총리를 역임한 김덕훈은 북한 내부에서도 실력 있는 경제 엘리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봉주 전 내각총리가 여전히 상무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상무위원회에 두 명의 경제 엘리트가 존재하는 것인데 역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사회 초강력 대북제재와 코로나 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단행한 국경 폐쇄 그리고 전례 없이 긴 장마와 수해피해로 인해서 북한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하는 것을 막고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UN의 고강도 대북제재와 코로나 19사태, 그리고 수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책임과 권한을 나누는 새로운 통치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최근엔 과감하게 경제 개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선택한 북한 정치 지형도의 변화가 앞으로 북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권한 위임과 상무위원회 재편과 관련된 영상은 내일(22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과 유튜브 <이북리더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
https://www.youtube.com/channel/UCkLOF14rzE4O9K6WVP-cCJQ/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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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의창] “김여정 사실상 2인자”…위임통치 왜 선택했나?
    • 입력 2020-08-21 16:02:30
    • 수정2020-08-21 16:03:21
    취재K
■북한 정치 기류 변화.."측근들에게 상당 부분 권한 위임"

최근 북한 정치 기류의 변화가 감지됩니다. 국가정보원은 어제(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대미 정책을 포함 정치 전반을 관할 하는데, 후계 통치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2인자라는 것입니다.


절대 권력을 행사해왔던 김 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권한을 나눴다는 이야기인데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전반적으로 권한을 가장 많이 넘겨받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도 권한을 조금 위임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 어떻게 바뀌었나?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고 상무위원회를 재편했습니다. 김덕훈. 리병철이라는 두 명의 북한 엘리트가 승진으로 상무위원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최룡해, 박봉주로 구성된 기존 3인 체제의 상무위원회가 김덕훈, 리병철 까지 5인 체제로 바뀐 겁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사실상 북한의 노동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입니다. 상무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북한 내부의 권력 지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1980년 10월에 출범했습니다. 당시 상무위원에 오른 인물은 오진우, 리종옥, 김 일로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최측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체제 공고화와 정권 보위를 위한 포석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 위원장 시절에 상무위원회는 형식적 기구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과 함께 역할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시 청년동맹을 이끌었던 최룡해와, 북한판 ‘경제 개혁의 기수'라 불리는 박봉주를 상무위원으로 선출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완수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은 역점 정책적 과업에 대해서 핵심 책임자를 상무위원으로 임명해 추진력을 강화하고 역점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새롭게 선출된 김덕훈과 리병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롭게 기용된 북한 엘리트 김덕훈·리병철은 누구?

(좌)김덕훈 상무위원회 위원 (우)리병철 상무위원회 위원
먼저 당 군수 공업부장이었던 리병철은 공군 대장 출신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시절부터 신임을 받아 온 인물입니다. 2011년 11월,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후계자 신분이었던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휘해 화제가 된 북한 군사 훈련과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이 자리에서도 리병철은 김 위원장의 옆자리를 지켰습니다.

북한의 주요 전략무기 실험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며 이 분야 핵심 실세임을 과시해왔습니다. '북극성' 시험 발사 때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우고,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0형 발사 성공 때는 감격해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 김 위원장의 각별한 총애를 과시했습니다.

1961년생으로 북한 엘리트 중에선 상당히 젊은 나이로 내각총리에 오른 김덕훈은 첫 공식 일정으로 수해복구현장 점검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주민생활 보장을 부쩍 자주 주문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민심 달래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자강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4년 내각 부총리를 역임한 김덕훈은 북한 내부에서도 실력 있는 경제 엘리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봉주 전 내각총리가 여전히 상무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상무위원회에 두 명의 경제 엘리트가 존재하는 것인데 역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사회 초강력 대북제재와 코로나 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단행한 국경 폐쇄 그리고 전례 없이 긴 장마와 수해피해로 인해서 북한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하는 것을 막고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UN의 고강도 대북제재와 코로나 19사태, 그리고 수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책임과 권한을 나누는 새로운 통치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최근엔 과감하게 경제 개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선택한 북한 정치 지형도의 변화가 앞으로 북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권한 위임과 상무위원회 재편과 관련된 영상은 내일(22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과 유튜브 <이북리더기>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
https://www.youtube.com/channel/UCkLOF14rzE4O9K6WVP-cCJQ/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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