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향하던 일본차 3천 대 국내서 폐차…무슨 일이?

입력 2020.08.21 (21:43) 수정 2020.08.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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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 3천8백여 대를 싣고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다 태평양에서 큰 화재 피해를 본 대형 화물선이 지난해 경남 통영으로 들어왔죠.

불에 탄 자동차 폐기물은 모두 국내에서 처리될 예정인데, 도대체 이 배가 왜 국내로 들어왔는지, ​환경 오염 문제는 없는지...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12월, 태평양 한가운데서 불이 난 5만 7천 톤급 대형 화물선.

이 배에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자동차 3천8백여 대가 실려 있었습니다.

불에 탄 이 화물선은 지난해 국내 한 선주가 수리하거나 고쳐 쓰려고 경쟁입찰을 통해 35억 원에 인수해 경남 통영으로 옮겨졌습니다.

화물선 내부엔 화재 규모를 말해주듯 자동차들이 완전히 불에 탄 채 뼈대만 앙상히 남았습니다.

문제는 폐타이어와 제동장치액, 부동액 등 불에 탄 자동차 폐기물.

국가 간 이동이 엄격히 규제되는 유해성 폐기물인데도 최근 정부의 정식 수입허가까지 받고 국내로 반입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폐기물 국가 간 이동 법에 따른 수입 허가 대상 폐기물로서, 7월 7일 자로 공식적으로 폐기물 수입 허가가 난 상황입니다."]

수입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즉 일본과 관련 절차를 협의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가 불에 탄 자동차는 수출한 폐기물이 아니라며 관여할 일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고심하던 환경부는 끝내 폐기물 수입 허가를 내줬던 겁니다.

[지욱철/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국적을) 취득하니 우리나라 배가 된 것이고, 그 안의 폐기물도 고스란히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 것입니다. 이 제도적 결함을 빨리 고치지 않으면 제2, 제3의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 등 관계기관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한편 앞으로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수입 화물에 대해서는 국내 하역을 아예 금지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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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향하던 일본차 3천 대 국내서 폐차…무슨 일이?
    • 입력 2020-08-21 21:49:24
    • 수정2020-08-21 21:53:39
    뉴스 9
[앵커]

자동차 3천8백여 대를 싣고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다 태평양에서 큰 화재 피해를 본 대형 화물선이 지난해 경남 통영으로 들어왔죠.

불에 탄 자동차 폐기물은 모두 국내에서 처리될 예정인데, 도대체 이 배가 왜 국내로 들어왔는지, ​환경 오염 문제는 없는지...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12월, 태평양 한가운데서 불이 난 5만 7천 톤급 대형 화물선.

이 배에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자동차 3천8백여 대가 실려 있었습니다.

불에 탄 이 화물선은 지난해 국내 한 선주가 수리하거나 고쳐 쓰려고 경쟁입찰을 통해 35억 원에 인수해 경남 통영으로 옮겨졌습니다.

화물선 내부엔 화재 규모를 말해주듯 자동차들이 완전히 불에 탄 채 뼈대만 앙상히 남았습니다.

문제는 폐타이어와 제동장치액, 부동액 등 불에 탄 자동차 폐기물.

국가 간 이동이 엄격히 규제되는 유해성 폐기물인데도 최근 정부의 정식 수입허가까지 받고 국내로 반입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폐기물 국가 간 이동 법에 따른 수입 허가 대상 폐기물로서, 7월 7일 자로 공식적으로 폐기물 수입 허가가 난 상황입니다."]

수입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즉 일본과 관련 절차를 협의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가 불에 탄 자동차는 수출한 폐기물이 아니라며 관여할 일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고심하던 환경부는 끝내 폐기물 수입 허가를 내줬던 겁니다.

[지욱철/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국적을) 취득하니 우리나라 배가 된 것이고, 그 안의 폐기물도 고스란히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 것입니다. 이 제도적 결함을 빨리 고치지 않으면 제2, 제3의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 등 관계기관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한편 앞으로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수입 화물에 대해서는 국내 하역을 아예 금지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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