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집회로 튄 코로나19 불씨…확진자 더 나올까

입력 2020.08.25 (15:44) 수정 2020.08.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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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 민주노총은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기자회견'이란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닌 기자회견 형식을 빌린 겁니다.

참석자는 모두 천9백여 명, 마스크와 얼굴 가리개를 썼고 발열 체크와 명단 작성, 충분한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광훈 목사가 주축이 된 보수세력 집회에서 민주노총 집회로도 코로나19 감염 책임론이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1명 확진…감염경로는 '신중'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A 씨는 지난 21일, 집회 참석 동료들과 함께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발열이나 근육통 같은 증상은 없었지만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겁니다. 이튿날인 22일, 기아차지부 집회 참석자 백여 명 가운데 A 씨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민주노총은 집회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제기에 즉각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어제(24일) 민주노총은 주간 브리핑을 통해 "8월 15일 직전 주에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있었던 점, 함께 대회에 참석하고 검사를 받은 조합원 가운데 A 씨만 양성으로 판정된 점에 비추어 감염의 경로가 8월 15일 기자회견이 원인이라 단정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방역당국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직장 안에 선행 확진자 1명(B 씨)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며 "(B 씨는) 8월 15일에 확진됐던 분이고,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는데 이 분을 감염원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곽 팀장은 또, A 씨가 "같은 직장 동료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 이외에도 다른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서도 감염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아직은 확인을 해 보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모 언론에서 제기한 민노총 집회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자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평택시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실수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가 역학조사에서 자신을 민주노총 보신각 집회 참석자라고 얘기했지만 보건소 측에서 광화문과 보신각의 지역 차이를 감안하지 못해 '8월 15일 집회 참석자'라고 알려왔고, 시청 측에서 광복절 집회를 통칭해서 '광화문 집회'라고 잘못 표기했다는 겁니다. 은폐나 왜곡은 절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A 씨의 접촉자 10명은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 전원도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라 오늘(25일)까지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집회 참석자 60% 검사 1명 외 '음성'…확진자 더 나올까

민주노총은 어제(24일) 오후 6시 기준 집회 참석자 천9백여 명 가운데 60%가 검사 결과를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A 씨 외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 오후 3시 기준으로 아직 없습니다.

민주노총은 거듭 코로나19 관련 정부 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가운데 코로나19 극복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 공무원노동자 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8.15 대회 참가자 전원에게 검진을 받고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하반기 투쟁선포대회를 오는 31일, 16개 지역본부와 지역지부가 주관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으로 변경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25일)까지 집회 참석자 40%에 해당하는 7백여 명이 모두 검사를 마칠 수 있을지, 또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광화문 집회'와 비교해 소규모더라도 민주노총 집회발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다면 정부 당국의 집회 금지 방침에도 집단행동을 강행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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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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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집회로 튄 코로나19 불씨…확진자 더 나올까
    • 입력 2020-08-25 15:44:15
    • 수정2020-08-25 15:46:43
    취재K
지난 광복절, 민주노총은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기자회견'이란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닌 기자회견 형식을 빌린 겁니다.

참석자는 모두 천9백여 명, 마스크와 얼굴 가리개를 썼고 발열 체크와 명단 작성, 충분한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광훈 목사가 주축이 된 보수세력 집회에서 민주노총 집회로도 코로나19 감염 책임론이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1명 확진…감염경로는 '신중'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A 씨는 지난 21일, 집회 참석 동료들과 함께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발열이나 근육통 같은 증상은 없었지만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겁니다. 이튿날인 22일, 기아차지부 집회 참석자 백여 명 가운데 A 씨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민주노총은 집회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제기에 즉각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어제(24일) 민주노총은 주간 브리핑을 통해 "8월 15일 직전 주에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있었던 점, 함께 대회에 참석하고 검사를 받은 조합원 가운데 A 씨만 양성으로 판정된 점에 비추어 감염의 경로가 8월 15일 기자회견이 원인이라 단정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방역당국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직장 안에 선행 확진자 1명(B 씨)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며 "(B 씨는) 8월 15일에 확진됐던 분이고,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는데 이 분을 감염원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곽 팀장은 또, A 씨가 "같은 직장 동료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 이외에도 다른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서도 감염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아직은 확인을 해 보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모 언론에서 제기한 민노총 집회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자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평택시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실수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가 역학조사에서 자신을 민주노총 보신각 집회 참석자라고 얘기했지만 보건소 측에서 광화문과 보신각의 지역 차이를 감안하지 못해 '8월 15일 집회 참석자'라고 알려왔고, 시청 측에서 광복절 집회를 통칭해서 '광화문 집회'라고 잘못 표기했다는 겁니다. 은폐나 왜곡은 절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A 씨의 접촉자 10명은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 전원도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라 오늘(25일)까지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집회 참석자 60% 검사 1명 외 '음성'…확진자 더 나올까

민주노총은 어제(24일) 오후 6시 기준 집회 참석자 천9백여 명 가운데 60%가 검사 결과를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A 씨 외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 오후 3시 기준으로 아직 없습니다.

민주노총은 거듭 코로나19 관련 정부 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가운데 코로나19 극복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 공무원노동자 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8.15 대회 참가자 전원에게 검진을 받고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하반기 투쟁선포대회를 오는 31일, 16개 지역본부와 지역지부가 주관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으로 변경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25일)까지 집회 참석자 40%에 해당하는 7백여 명이 모두 검사를 마칠 수 있을지, 또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광화문 집회'와 비교해 소규모더라도 민주노총 집회발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다면 정부 당국의 집회 금지 방침에도 집단행동을 강행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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