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2채 이상 주택 매각 약속, 잘 지키고 있나?

입력 2020.08.27 (21:25) 수정 2020.08.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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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의원들은 입법 등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실거주가 아닌 재산 증식 수단으로 여러 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면 이해 충돌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KBS는 21대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집중 분석해 법적, 도덕적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추적해 봤습니다.

오늘(27일)은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순서입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규제 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였을 때 투기 지역 등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으면 2년 안에 매각하겠다는 서약서를 썼습니다.

이 방침, 최근 연내 처분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는데요.

이 약속,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대표적인 투기 지역인 강남 3구에 여러 채를 보유한 민주당 두 현역 의원을 취재했습니다.

하누리, 정성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방이동 먹자골목 상가주택, 경기도 하남시 고급 주택, 그리고 경기도 광주시 전원주택.

민주당 임종성 의원과 배우자가 보유한 부동산입니다.

모두 합치면 재산신고 기준 41억 9,300만 원, 주변 시세로는 최소 90억 원입니다.

실거주 용도가 아닌 부동산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임 의원 측은 총선 직후부터 4채 모두 매물로 내놨다고 해명해 왔습니다.

[임종성 의원실 관계자/지난 20일/음성변조 : "총선 전후로 해서 주택들을 다 내놓은 상태예요. '마지막 한 채 남을 때까지 팔겠다'고 하셔서요."]

팔고 싶어도 잘 안 팔려서 못 팔았다는 설명입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2008년, 배우자가 전용면적 84㎡를 9억 원에 샀습니다.

이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는지 인근 부동산 10곳에 물어봤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①/음성변조 : "(***호 매물 나온 게 있나요, 최근 몇 달?) 없어요. 모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②/음성변조 : "(없어요? 1층에) 저는 못 봤는데..."]

[인근 공인중개사③/음성변조 : "내부망에는 없는데..."]

매물로 내놓은 것이 사실인지 임 의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임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 : "○○부동산인가? 어딘가에 내놔서 네이버에까지 다 올라가 있다는데..."]

네이버 부동산 포털에선 검색이 안 됩니다.

매물을 내놓았다는 부동산에 확인해봤습니다.

[은마아파트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7월 3일 오셔서 매매 상담 한번 하셨어요. (지금 24억에?) 네네. (여기가 공동 매물로 안 올라와 있잖아요?) 너무 오픈이 되다 보니까..."]

공동 매물에는 올리지 않았고 매도 희망가는 24억 원입니다.

지난달 중순 거래된 같은 면적의 3층 아파트 실거래가는 21억 5천만 원입니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A/음성변조 : "21억에도 거래가 안 되죠. (시세보다) 2억 이상 내놓은 거..."]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B/음성변조 : "빨리 팔려면 공동 매물에 보통 올리거든요."]

배우자가 2017년 30억 원에 매입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상가주택, 개조 공사를 해서 61억 원에 매물로 내놨습니다.

시세의 8~90%로 인정받는 감정평가액은 40억 원입니다.

[상가주택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조금 비싸다고는 생각하죠. (소유주가) 55억 원까지 이야기하셨다가 (61억 원으로 올린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그 정도 안 받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배우자가 2018년 직접 지은 경기도 하남시 1층 124㎡짜리 단독주택은 21억 원에 내놨습니다.

[하남 주택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건축비도 많이 들었다고 집주인께서는 말씀하시는데..."]

[하남 주택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다른 거에 비해 비싼 감은 있네요. 팔리려면 20억 원 아래로 해야..."]

임 의원이 2017년 2억여 원을 주고 산 땅에 지은 경기도 광주시 1층 79㎡인 주택은 매도 희망가 10억 원.

[광주 주택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건물) 40평이면 2억 4천만 원, 대지가 300만 원 가도 4억밖에 더 돼요? 최고가를 7억 5천, 8억 원 이렇게 봤거든요. 그걸 누가 10억을 주냐..."]

KBS 취재가 시작된 뒤인 지난 21일 임 의원은 광주 주택을 10억이 아닌 8억 8천만 원에 포털사이트 매물로 등록했습니다.

희망 가격 그대로 4채를 모두 판다면 임 의원 부부가 손에 쥘 금액은 114억 원으로, 시세나 감정 평가액보다 20억 원가량 많습니다.

임 의원은 대부분 배우자가 결혼 전에 산 부동산이라며 빨리 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 : "와이프한테 빨리 내놓으라 했고 저의 집은 제가 주변에 아는 지인들한테 내놓은 거니까 좀 싸게라도 팔아도 괜찮다고. (부인 것은) 당신이 얼마에 샀는지 모르지만, 그거 왕창 손해 보고라도 팔아라, 이럴 수는 없잖아요."]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 김재현/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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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2채 이상 주택 매각 약속, 잘 지키고 있나?
    • 입력 2020-08-27 21:28:37
    • 수정2020-08-27 21: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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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의원들은 입법 등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실거주가 아닌 재산 증식 수단으로 여러 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면 이해 충돌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KBS는 21대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집중 분석해 법적, 도덕적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추적해 봤습니다.

오늘(27일)은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순서입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규제 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였을 때 투기 지역 등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으면 2년 안에 매각하겠다는 서약서를 썼습니다.

이 방침, 최근 연내 처분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는데요.

이 약속,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대표적인 투기 지역인 강남 3구에 여러 채를 보유한 민주당 두 현역 의원을 취재했습니다.

하누리, 정성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방이동 먹자골목 상가주택, 경기도 하남시 고급 주택, 그리고 경기도 광주시 전원주택.

민주당 임종성 의원과 배우자가 보유한 부동산입니다.

모두 합치면 재산신고 기준 41억 9,300만 원, 주변 시세로는 최소 90억 원입니다.

실거주 용도가 아닌 부동산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임 의원 측은 총선 직후부터 4채 모두 매물로 내놨다고 해명해 왔습니다.

[임종성 의원실 관계자/지난 20일/음성변조 : "총선 전후로 해서 주택들을 다 내놓은 상태예요. '마지막 한 채 남을 때까지 팔겠다'고 하셔서요."]

팔고 싶어도 잘 안 팔려서 못 팔았다는 설명입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2008년, 배우자가 전용면적 84㎡를 9억 원에 샀습니다.

이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는지 인근 부동산 10곳에 물어봤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①/음성변조 : "(***호 매물 나온 게 있나요, 최근 몇 달?) 없어요. 모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②/음성변조 : "(없어요? 1층에) 저는 못 봤는데..."]

[인근 공인중개사③/음성변조 : "내부망에는 없는데..."]

매물로 내놓은 것이 사실인지 임 의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임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 : "○○부동산인가? 어딘가에 내놔서 네이버에까지 다 올라가 있다는데..."]

네이버 부동산 포털에선 검색이 안 됩니다.

매물을 내놓았다는 부동산에 확인해봤습니다.

[은마아파트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7월 3일 오셔서 매매 상담 한번 하셨어요. (지금 24억에?) 네네. (여기가 공동 매물로 안 올라와 있잖아요?) 너무 오픈이 되다 보니까..."]

공동 매물에는 올리지 않았고 매도 희망가는 24억 원입니다.

지난달 중순 거래된 같은 면적의 3층 아파트 실거래가는 21억 5천만 원입니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A/음성변조 : "21억에도 거래가 안 되죠. (시세보다) 2억 이상 내놓은 거..."]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B/음성변조 : "빨리 팔려면 공동 매물에 보통 올리거든요."]

배우자가 2017년 30억 원에 매입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상가주택, 개조 공사를 해서 61억 원에 매물로 내놨습니다.

시세의 8~90%로 인정받는 감정평가액은 40억 원입니다.

[상가주택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조금 비싸다고는 생각하죠. (소유주가) 55억 원까지 이야기하셨다가 (61억 원으로 올린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그 정도 안 받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배우자가 2018년 직접 지은 경기도 하남시 1층 124㎡짜리 단독주택은 21억 원에 내놨습니다.

[하남 주택 매물 담당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건축비도 많이 들었다고 집주인께서는 말씀하시는데..."]

[하남 주택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다른 거에 비해 비싼 감은 있네요. 팔리려면 20억 원 아래로 해야..."]

임 의원이 2017년 2억여 원을 주고 산 땅에 지은 경기도 광주시 1층 79㎡인 주택은 매도 희망가 10억 원.

[광주 주택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건물) 40평이면 2억 4천만 원, 대지가 300만 원 가도 4억밖에 더 돼요? 최고가를 7억 5천, 8억 원 이렇게 봤거든요. 그걸 누가 10억을 주냐..."]

KBS 취재가 시작된 뒤인 지난 21일 임 의원은 광주 주택을 10억이 아닌 8억 8천만 원에 포털사이트 매물로 등록했습니다.

희망 가격 그대로 4채를 모두 판다면 임 의원 부부가 손에 쥘 금액은 114억 원으로, 시세나 감정 평가액보다 20억 원가량 많습니다.

임 의원은 대부분 배우자가 결혼 전에 산 부동산이라며 빨리 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 : "와이프한테 빨리 내놓으라 했고 저의 집은 제가 주변에 아는 지인들한테 내놓은 거니까 좀 싸게라도 팔아도 괜찮다고. (부인 것은) 당신이 얼마에 샀는지 모르지만, 그거 왕창 손해 보고라도 팔아라, 이럴 수는 없잖아요."]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 김재현/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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