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태풍 피해 직접 시찰…‘작은 교역’ 주춤

입력 2020.08.29 (07:50) 수정 2020.08.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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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8월 마지막 주 남북의창, 코로나 예방을 위해 저와 김명주 앵커가 번갈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에 북한도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태풍 소식을 포함한 오늘 주요 소식 먼저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남도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앞서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태풍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등 각종 위기 현안을 직접 챙기는 모습인데요.

자력갱생하겠다, 외부 지원을 거부하겠다,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한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졌던 1990년대 상황과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양당의 대선 후보가 공식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바비가 휩쓸고 간 북한 최대 곡창지대, 황해남도 일대를 찾았습니다.

옥수수 대가 넘어지고, 벼가 상하는 등 피해 현장을 점검한 김 위원장은, 예상보다는 피해 규모가 작다면서 자연재해 위기 대처 능력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농작물 피해 복구에 당 중앙위 각 부서들을 모두 동원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를 막을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이며..."]

올해에만 모두 7차례 노동당 회의를 직접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

자연재해와 코로나19 방역 등 현안을 직접 챙기며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매체는 내년 1월 소집하는 8차 당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연일 조성하고 있습니다.

[류광림/산림 기자재 공장 부원 : "8차 당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 우리 모두를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또 코로나와 장마, 태풍 등 난제가 산적하지만 자력갱생으로 정면 돌파하자고 재차 주문했습니다.

특히 경제건설 성과도 자기 힘과 노력으로 안아와야 한다며, 평양 종합병원과 어랑천 3호 발전소 등 주요 공사를 당 창건 기념일까지 매듭지으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경제 목표 달성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이튿날, 노동신문에는 이렇게.. 각계의 자아비판이 가득 실렸습니다.

경제 발전의 기둥인 화학공업이 제구실을 못했다는 자책에서부터, 나라 경제가 제대로 펴지 못한 건 금속 공업의 맏아들인 김책제철소의 책임이라는 반성문까지.. 자성 일색이었는데요.

북한이 내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를 기약하자며 다시 고삐를 쥐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1990년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 붕괴 이후 북한 경제는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북한이 사회주의 완전 승리의 기치를 내걸고 경제성장 10대 전망 목표, 연 성장률 10% 내외를 제시했던 계획들이 물거품이 된 겁니다.

급기야 1993년 12월 열린 노동당 6기 21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제3차 7개년 계획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강남/당시 한국은행 조사 2부장/1994년 : "사회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북한의 대외무역 환경이 악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랄까, 원자재의 부족 현상이 심화됐습니다."]

현재 북한이 처한 정세 구조는 1990년대 초와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입니다.

대외 경제 협력이 불가능한 점, 경제 실패를 인정한 점, 또 남북 관계와 북미관계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 또한 유사합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2020년의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감염병 확산 또 대북제재가 지금 2016년 이후 4년째 집중적으로 이행됨으로써 북한의 무역 거래액이 10분의 1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또 금년 들어서는 수해 피해가 급격하게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당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있지만,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경우 외교적 돌파구를 찾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북한은 1990년대 초에도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남측의 지원을 받아 경제를 살리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당시 연형묵 총리가 서울의 워커힐 호텔을 방문해서 정원식 총리와 함께 상당한 진동 끝에 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북한은 유엔의 단독 가입 원칙도 폐기하면서 남측의 요구가 상당 부분 포함된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에 새로운 대미 대남 또 대 국제외교를 통해서 자신들이 고립을 탈피할 것인지 상당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심상치 않은 북한 내부 상황에 우리 정부 당국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가운데 통일부와 국정원 간 미묘한 입장차도 주목됩니다.

[하태경/미래통합당 국회 정보위 간사/8월 20일 :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서 위임 통치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일부 측근들에게 역할과 권한을 나눠준다며 이를 ‘위임 통치’로 설명했습니다.

당시 김정은 체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어감 때문에 각종 억측이 뒤따랐습니다.

일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제기됐고, 방산주가 급상승하는 등 주식 시장도 출렁거렸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역할 분담’이란 말로 북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 "김여정 부부장이 그렇다고‘2인자나 후계자로서의 이런 위상을 확립해가지고 그런 전권을 행사한다’ 이렇게까지 해석하는 것은 좀 무리한 해석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남북 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이른바 작은 교역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북한 술 35종과 설탕 167톤을 물물 교환하려던 남북 민간 교역.

그런데 북한 사업 파트너 중 한 곳인 개성 고려인삼 무역회사가 유엔 제재 대상이라는 국정원의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통일부 추진하던 물물교환 사업은 완전히 백지화된 상태라고?"]

[하태경/미래통합당 의원 : "철회된 거죠. 그렇다고 봐야 되겠죠."]

이와 관련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사전에 관련 사항을 숙지하고 있었다며, 제재 논란이 불거진 회사를 제외한 다른 곳과의 물물 교환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지금부터라도 양 외교 안보 부처가 사전에 실무적으로 조율을 함으로써 정부 부처의 발표 내용이 다른 기관에 의해서 부인되는 이런 해프닝을 앞으로는 차단을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후보가 확정됐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에 나타난 지지자들은 ‘북한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 성과로 꼽았는데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새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대북 정책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와 함께 미국 대통령과 우리의 지명자를 환영해 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한 표의 예외도 없이 만장일치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트럼프 대통령.

전당대회 지지 연설자로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오바마와 바이든이 북한의 위협을 방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니키 헤일리/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도록 방치했어요. 트럼프는 그런 나약함을 거부하고 북한에 역사상 가장 강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달라질 지도 관심삽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과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미 협상이 아무런 전략도, 인내심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선거 캠페인 영상/2019년 11월 : "세계는 불안정한 대통령에 의해 위기에 처했습니다. 독재자와 폭군은 칭찬을 받고, 동맹국은 밀려났습니다."]

때문에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펼쳤던 ‘전략적 인내’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볼턴 전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오바마와 4년 더 인 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문제는 전략적 인내가 재탕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북한의 핵 능력이 향상되고 북한 정권은 붕괴하지 않고 그리고 협상은 제대로 성공하지 않고 제재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지 않고 이렇다고 한다면 결국은 전략적 인내와 같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또 한차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또, 바이든은 제재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2020년 1월 : "나는 중국에 압력을 가하여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그들의 원자력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다루기 위해 그들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북핵 해결의 열쇠가 중국이란 그의 인식은 꽤 오래돼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부통령 때인 2013년 12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실각설이 돌자 시진핑 주석을 만나 대북 압박 및 공조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오바마 정부 때도 제재를 계속했지만 중국의 경제 지지, 경제 지원 측면에서는 계속해서 빈틈이 남아 있었거든요. 6자 회담국들 간에 어떤 다른 이견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다른 이견들을 어떻게 미국이 끌고 나갈 것인가 이런 것도 계속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을 대북 정책의 하나의 파트너로 계속 가지고 간다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북한이 8차 당대회 개최 시점으로 제시한 2021년 1월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주년에 돌입하는 해입니다.

집권 10주년을 앞두고 연일 자력갱생을 외치며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장마에, 태풍까지.

북한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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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태풍 피해 직접 시찰…‘작은 교역’ 주춤
    • 입력 2020-08-29 08:02:38
    • 수정2020-08-29 08:32:47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8월 마지막 주 남북의창, 코로나 예방을 위해 저와 김명주 앵커가 번갈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에 북한도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태풍 소식을 포함한 오늘 주요 소식 먼저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남도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앞서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태풍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등 각종 위기 현안을 직접 챙기는 모습인데요.

자력갱생하겠다, 외부 지원을 거부하겠다,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한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졌던 1990년대 상황과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양당의 대선 후보가 공식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바비가 휩쓸고 간 북한 최대 곡창지대, 황해남도 일대를 찾았습니다.

옥수수 대가 넘어지고, 벼가 상하는 등 피해 현장을 점검한 김 위원장은, 예상보다는 피해 규모가 작다면서 자연재해 위기 대처 능력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농작물 피해 복구에 당 중앙위 각 부서들을 모두 동원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를 막을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이며..."]

올해에만 모두 7차례 노동당 회의를 직접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

자연재해와 코로나19 방역 등 현안을 직접 챙기며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매체는 내년 1월 소집하는 8차 당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연일 조성하고 있습니다.

[류광림/산림 기자재 공장 부원 : "8차 당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 우리 모두를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또 코로나와 장마, 태풍 등 난제가 산적하지만 자력갱생으로 정면 돌파하자고 재차 주문했습니다.

특히 경제건설 성과도 자기 힘과 노력으로 안아와야 한다며, 평양 종합병원과 어랑천 3호 발전소 등 주요 공사를 당 창건 기념일까지 매듭지으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경제 목표 달성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이튿날, 노동신문에는 이렇게.. 각계의 자아비판이 가득 실렸습니다.

경제 발전의 기둥인 화학공업이 제구실을 못했다는 자책에서부터, 나라 경제가 제대로 펴지 못한 건 금속 공업의 맏아들인 김책제철소의 책임이라는 반성문까지.. 자성 일색이었는데요.

북한이 내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를 기약하자며 다시 고삐를 쥐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1990년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 붕괴 이후 북한 경제는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북한이 사회주의 완전 승리의 기치를 내걸고 경제성장 10대 전망 목표, 연 성장률 10% 내외를 제시했던 계획들이 물거품이 된 겁니다.

급기야 1993년 12월 열린 노동당 6기 21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제3차 7개년 계획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강남/당시 한국은행 조사 2부장/1994년 : "사회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북한의 대외무역 환경이 악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랄까, 원자재의 부족 현상이 심화됐습니다."]

현재 북한이 처한 정세 구조는 1990년대 초와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입니다.

대외 경제 협력이 불가능한 점, 경제 실패를 인정한 점, 또 남북 관계와 북미관계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 또한 유사합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2020년의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감염병 확산 또 대북제재가 지금 2016년 이후 4년째 집중적으로 이행됨으로써 북한의 무역 거래액이 10분의 1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또 금년 들어서는 수해 피해가 급격하게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당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있지만,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경우 외교적 돌파구를 찾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북한은 1990년대 초에도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남측의 지원을 받아 경제를 살리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당시 연형묵 총리가 서울의 워커힐 호텔을 방문해서 정원식 총리와 함께 상당한 진동 끝에 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북한은 유엔의 단독 가입 원칙도 폐기하면서 남측의 요구가 상당 부분 포함된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에 새로운 대미 대남 또 대 국제외교를 통해서 자신들이 고립을 탈피할 것인지 상당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심상치 않은 북한 내부 상황에 우리 정부 당국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가운데 통일부와 국정원 간 미묘한 입장차도 주목됩니다.

[하태경/미래통합당 국회 정보위 간사/8월 20일 :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서 위임 통치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일부 측근들에게 역할과 권한을 나눠준다며 이를 ‘위임 통치’로 설명했습니다.

당시 김정은 체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어감 때문에 각종 억측이 뒤따랐습니다.

일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제기됐고, 방산주가 급상승하는 등 주식 시장도 출렁거렸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역할 분담’이란 말로 북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 "김여정 부부장이 그렇다고‘2인자나 후계자로서의 이런 위상을 확립해가지고 그런 전권을 행사한다’ 이렇게까지 해석하는 것은 좀 무리한 해석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남북 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이른바 작은 교역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북한 술 35종과 설탕 167톤을 물물 교환하려던 남북 민간 교역.

그런데 북한 사업 파트너 중 한 곳인 개성 고려인삼 무역회사가 유엔 제재 대상이라는 국정원의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통일부 추진하던 물물교환 사업은 완전히 백지화된 상태라고?"]

[하태경/미래통합당 의원 : "철회된 거죠. 그렇다고 봐야 되겠죠."]

이와 관련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사전에 관련 사항을 숙지하고 있었다며, 제재 논란이 불거진 회사를 제외한 다른 곳과의 물물 교환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지금부터라도 양 외교 안보 부처가 사전에 실무적으로 조율을 함으로써 정부 부처의 발표 내용이 다른 기관에 의해서 부인되는 이런 해프닝을 앞으로는 차단을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후보가 확정됐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에 나타난 지지자들은 ‘북한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 성과로 꼽았는데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새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대북 정책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와 함께 미국 대통령과 우리의 지명자를 환영해 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한 표의 예외도 없이 만장일치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트럼프 대통령.

전당대회 지지 연설자로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오바마와 바이든이 북한의 위협을 방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니키 헤일리/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도록 방치했어요. 트럼프는 그런 나약함을 거부하고 북한에 역사상 가장 강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달라질 지도 관심삽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과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미 협상이 아무런 전략도, 인내심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선거 캠페인 영상/2019년 11월 : "세계는 불안정한 대통령에 의해 위기에 처했습니다. 독재자와 폭군은 칭찬을 받고, 동맹국은 밀려났습니다."]

때문에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펼쳤던 ‘전략적 인내’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볼턴 전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오바마와 4년 더 인 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문제는 전략적 인내가 재탕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북한의 핵 능력이 향상되고 북한 정권은 붕괴하지 않고 그리고 협상은 제대로 성공하지 않고 제재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지 않고 이렇다고 한다면 결국은 전략적 인내와 같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또 한차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또, 바이든은 제재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2020년 1월 : "나는 중국에 압력을 가하여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그들의 원자력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다루기 위해 그들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북핵 해결의 열쇠가 중국이란 그의 인식은 꽤 오래돼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부통령 때인 2013년 12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실각설이 돌자 시진핑 주석을 만나 대북 압박 및 공조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오바마 정부 때도 제재를 계속했지만 중국의 경제 지지, 경제 지원 측면에서는 계속해서 빈틈이 남아 있었거든요. 6자 회담국들 간에 어떤 다른 이견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다른 이견들을 어떻게 미국이 끌고 나갈 것인가 이런 것도 계속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을 대북 정책의 하나의 파트너로 계속 가지고 간다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북한이 8차 당대회 개최 시점으로 제시한 2021년 1월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주년에 돌입하는 해입니다.

집권 10주년을 앞두고 연일 자력갱생을 외치며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장마에, 태풍까지.

북한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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