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비·화장품비도 준다! 52조 9천억 국방예산 봤더니

입력 2020.09.0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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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도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병사들은 머리를 어떻게 깎을까요?

해군은 미용 관련 특기를 가진 사람 위주로 위생관리병을 선발하고 공군도 이발을 담당하는 복지지원병이 있습니다. 육군은 이발을 담당하는 정식 편제가 없어서 '전문성'이 없는 병사가 이발에 투입됩니다. 어쨌든 군대에선 병사가 병사의 머리를 깎습니다.

병사들의 머리 모양은 다 똑같아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하나의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2주에 한 번은 이발해야 하는데 불만지수가 상당히 높았다고 합니다. 병영문화를 담당하는 군 관계자는 "머리 모양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개별적인 요구 사항도 많다 보니 민원이 수시로 제기됐다"면서 "이발 담당이 없는 육군에서 처음 예산반영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국방예산에 처음으로 '이발비' 421억 원이 편성된 이유입니다.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국방부는 내년에 모든 병사(현역과 상근예비역)에게 한 달에 만 원씩 이발비를 지급합니다. 민간시설을 이용해서 '스타일'을 살리라는 것입니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병사 복지 지원은 또 있습니다.

개인용품 구입비를 한 달에 7,870원씩 지급했는데 스킨과 로션 구입비 3,680원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칫솔과 치약, 샴푸, 세안제, 바디워시 등 5가지 용품 구입비만 지원했는데 '스킨'과 '로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반영했다는 게 국방부 설명입니다.

군 복무 중 다치거나 아플 경우 자기 부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도록 군 단체보험도 처음으로 도입됩니다. 병사 봉급은 12.5% 인상돼 병장의 경우 한 달에 54만 9백 원이던 봉급이 60만 8천5백 원으로 오릅니다.

■ 내년 국방예산 52조 9천억 원..."특징은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지"

이른바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지'로 내년 국방예산 중 가장 눈에 띄는 신규 사업들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정부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국방분야는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기'를 특징으로 꼽았는데요. 국방부 예산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내년 예산은 국정과제에 따라 장병 복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생산적 병영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최종 목표에 가장 근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555조 8천억 원으로 편성했는데 이 가운데 9.5%가 국방예산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이보다 5.5% 늘어난 52조 9천억 원입니다. 국방예산은 크게는 무기 도입과 개발에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와 군사력 운영에 드는 전력운영비로 나뉘는데요.

①전력운영비 35조 8천 436억 원…병 봉급인상, 감염병 대응

전력운영비에는 올해보다 7.1% 증가한 35조 8천436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최근 10년 동안 증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병사들의 봉급 같은 병력운영비로 20조 5천8백억 원이 쓰일 예정입니다.

코로나19같은 감염병에 대비해 960억 원을 책정했고 대테러·대화생방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544억 원을 투입합니다. 부대 주둔지와 해안 경계 작전태세 확립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고성능 감시장비(CCTV) 도입 등에 3천 357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②방위력개선비 16조 6,804억 원… F35A, KF-X,차세대 잠수함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보다 2.4% 늘어난 17조 738억 원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대형사업이 종료단계에 접어들면서 증가율이 다소 둔화한 것입니다. 북한 핵·WMD(대량살상무기) 위협 대응을 위한 F35A 전투기, 군 정찰위성, 한국형 미사일 방어 구축 등의 사업에 5조 8천70억 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전력 보강에 2조 2천 269억 원 등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무기를 들여오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해 한국형 전투기(KF-X)인 보라매 사업에 9천 69억 원, 3천 톤급 차세대 잠수함 건조에 5천 259억 원을 투입하는 한편 연구개발비(R&D)도 4조 2,524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올해 대비 8.5% 증가한 규모인데 무기체계 획득 예산 중 국내 투자 비중을 올해 69.2%에서 내년 74.7%로 높여 국내 방위산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국방부는 내년 예산안에 대해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감염병과 테러 같은 비전통적 위협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안보 역량을 확충하는데 중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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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발비·화장품비도 준다! 52조 9천억 국방예산 봤더니
    • 입력 2020-09-01 19:52:23
    취재K
■ "군인도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병사들은 머리를 어떻게 깎을까요?

해군은 미용 관련 특기를 가진 사람 위주로 위생관리병을 선발하고 공군도 이발을 담당하는 복지지원병이 있습니다. 육군은 이발을 담당하는 정식 편제가 없어서 '전문성'이 없는 병사가 이발에 투입됩니다. 어쨌든 군대에선 병사가 병사의 머리를 깎습니다.

병사들의 머리 모양은 다 똑같아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하나의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2주에 한 번은 이발해야 하는데 불만지수가 상당히 높았다고 합니다. 병영문화를 담당하는 군 관계자는 "머리 모양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개별적인 요구 사항도 많다 보니 민원이 수시로 제기됐다"면서 "이발 담당이 없는 육군에서 처음 예산반영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국방예산에 처음으로 '이발비' 421억 원이 편성된 이유입니다.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국방부는 내년에 모든 병사(현역과 상근예비역)에게 한 달에 만 원씩 이발비를 지급합니다. 민간시설을 이용해서 '스타일'을 살리라는 것입니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병사 복지 지원은 또 있습니다.

개인용품 구입비를 한 달에 7,870원씩 지급했는데 스킨과 로션 구입비 3,680원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칫솔과 치약, 샴푸, 세안제, 바디워시 등 5가지 용품 구입비만 지원했는데 '스킨'과 '로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반영했다는 게 국방부 설명입니다.

군 복무 중 다치거나 아플 경우 자기 부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도록 군 단체보험도 처음으로 도입됩니다. 병사 봉급은 12.5% 인상돼 병장의 경우 한 달에 54만 9백 원이던 봉급이 60만 8천5백 원으로 오릅니다.

■ 내년 국방예산 52조 9천억 원..."특징은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지"

이른바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지'로 내년 국방예산 중 가장 눈에 띄는 신규 사업들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정부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국방분야는 '장병 사기진작 7종 패키기'를 특징으로 꼽았는데요. 국방부 예산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내년 예산은 국정과제에 따라 장병 복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생산적 병영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최종 목표에 가장 근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555조 8천억 원으로 편성했는데 이 가운데 9.5%가 국방예산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이보다 5.5% 늘어난 52조 9천억 원입니다. 국방예산은 크게는 무기 도입과 개발에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와 군사력 운영에 드는 전력운영비로 나뉘는데요.

①전력운영비 35조 8천 436억 원…병 봉급인상, 감염병 대응

전력운영비에는 올해보다 7.1% 증가한 35조 8천436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최근 10년 동안 증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병사들의 봉급 같은 병력운영비로 20조 5천8백억 원이 쓰일 예정입니다.

코로나19같은 감염병에 대비해 960억 원을 책정했고 대테러·대화생방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544억 원을 투입합니다. 부대 주둔지와 해안 경계 작전태세 확립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고성능 감시장비(CCTV) 도입 등에 3천 357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②방위력개선비 16조 6,804억 원… F35A, KF-X,차세대 잠수함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보다 2.4% 늘어난 17조 738억 원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대형사업이 종료단계에 접어들면서 증가율이 다소 둔화한 것입니다. 북한 핵·WMD(대량살상무기) 위협 대응을 위한 F35A 전투기, 군 정찰위성, 한국형 미사일 방어 구축 등의 사업에 5조 8천70억 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전력 보강에 2조 2천 269억 원 등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무기를 들여오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해 한국형 전투기(KF-X)인 보라매 사업에 9천 69억 원, 3천 톤급 차세대 잠수함 건조에 5천 259억 원을 투입하는 한편 연구개발비(R&D)도 4조 2,524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올해 대비 8.5% 증가한 규모인데 무기체계 획득 예산 중 국내 투자 비중을 올해 69.2%에서 내년 74.7%로 높여 국내 방위산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국방부는 내년 예산안에 대해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감염병과 테러 같은 비전통적 위협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안보 역량을 확충하는데 중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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