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UP!] 복지 최전선, 돌봄 노동자에 돌봄을!

입력 2020.09.01 (20:27) 수정 2020.09.0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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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경남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려고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취재하고 준비하는 경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시간입니다.

갈수록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정작 돌봄 노동자들은 인권침해와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리포트]

독거노인 150만여 명에 장애인 인구 260만여 명.

혼자서는 생활이 힘든 취약계층입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경남에는 요양보호사와 생활지원사, 장애인 활동지원사 같은 돌봄노동자 4만 8천여 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돌봄 노동자들은 정작 인권침해 논란까지 겪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12년 전 다리를 다친 뒤 돌봄 서비스를 받는 성월향 씨.

식사와 청소, 빨래 등 돌봄 노동자가 하루 3시간씩, 한 달 72시간 동안 집안일을 돕습니다.

성월향 씨는 사실상 돌봄 노동자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성월향/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 "저는 아무것도 못 해. 일어서지를 못하니까. 가스레인지에 뭘 하지도 못하고. 저기 휠체어 올라가야 내 몸을 움직이지 저기 안 올라가면 아무것도 못 해."]

이렇게 돌봄 노동자들은 서비스 대상자의 손과 발이 되고 있지만, 급여는 최저임금을 겨우 맞춥니다.

그런 데다 하루 근무 시간은 5시간에 묶여 실제 벌이도 넉넉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하루 5시간 근무에 30분 휴식이 보장되어 있지만, 돌봄 대상자를 앞에 두고 쉬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담당하는 가구에서 할당시간을 넘겼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영민/생활지원사 : "복지라고는 말할 수 없죠. 아무것도 혜택받는 게 없어요. 우리가 시간 외 최저임금 받고 있고요 하루 5시간 점심시간 30분까지 점심시간도 없어요. 우리는 거기까지 근무를 다 해야 하고."]

게다가 고용불안과 부당한 대우에도 시달립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대부분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는데, 일부 돌봄 대상자들이 돌봄 노동자들의 취약한 지위를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한다는 겁니다.

만약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면 돌봄 대상자가 서비스를 거부하게 되고, 그러면 돌봄 노동자는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음성변조 : "서비스 들어갔을 때 그분이 마음에 안 들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당하고…."]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건 생활지원사를 대상으로 한 업무용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보급사업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공공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했는데,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3분 마다 생활지원사의 위치가 표시됩니다.

이를 놓고 생활지원사를 잠재적 근무 이탈자로 규정했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우영민/생활지원사 : "어느 직장이라도 위치 추적하는 곳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도 최저 임금에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데 위치를 추적한다는 게…."]

논란에 행정당국은 근무 기록지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직접 종이서류를 작성해 결제받던 번거로움을 없앤 거라고 설명합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업무 편의를 위해 만든 건데 자꾸 위치추적 이야기가 나오는데... 생활지원사들이 프로그램을 사실은 안 쓰겠다 하면 자기들 일한 기록을 수기로 작성해 가지고 내부 결재를 받는다는 이런 식으로 번거롭게 갈 수밖에 없어요."]

돌봄노동자 증가 속 이들의 처우개선도 중요해지면서 돌봄노동자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입니다.

지원센터는 경남지역 돌봄노동자 4만 8천여 명의 고충상담과 건강관리 지원, 권익보호에 앞장서게 됩니다.

[김여용/경남중부권 돌봄노동자지원센터장 : "돌봄 노동자들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심신을 독려하는 것 건강을 지켜주는 것 이런 부분들도 지원해 드리고자 하구요. 그러므로서 서비스들의 질 향상이 되서 다시 돌봄 수여자들한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상남도에는 김해와 진주에 각각 동부권, 서부권 돌봄노동자지원센터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지원센터는 직접적으로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인 돌봄노동자를 지원하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지원센터로 돌봄노동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결국 더 나은 돌봄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돌봄 서비스 노동자에게도 돌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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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UP!] 복지 최전선, 돌봄 노동자에 돌봄을!
    • 입력 2020-09-01 20:27:30
    • 수정2020-09-01 20:40:46
    뉴스7(창원)
[앵커] KBS가 경남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려고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취재하고 준비하는 경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시간입니다. 갈수록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정작 돌봄 노동자들은 인권침해와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리포트] 독거노인 150만여 명에 장애인 인구 260만여 명. 혼자서는 생활이 힘든 취약계층입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경남에는 요양보호사와 생활지원사, 장애인 활동지원사 같은 돌봄노동자 4만 8천여 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돌봄 노동자들은 정작 인권침해 논란까지 겪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12년 전 다리를 다친 뒤 돌봄 서비스를 받는 성월향 씨. 식사와 청소, 빨래 등 돌봄 노동자가 하루 3시간씩, 한 달 72시간 동안 집안일을 돕습니다. 성월향 씨는 사실상 돌봄 노동자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성월향/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 "저는 아무것도 못 해. 일어서지를 못하니까. 가스레인지에 뭘 하지도 못하고. 저기 휠체어 올라가야 내 몸을 움직이지 저기 안 올라가면 아무것도 못 해."] 이렇게 돌봄 노동자들은 서비스 대상자의 손과 발이 되고 있지만, 급여는 최저임금을 겨우 맞춥니다. 그런 데다 하루 근무 시간은 5시간에 묶여 실제 벌이도 넉넉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하루 5시간 근무에 30분 휴식이 보장되어 있지만, 돌봄 대상자를 앞에 두고 쉬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담당하는 가구에서 할당시간을 넘겼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영민/생활지원사 : "복지라고는 말할 수 없죠. 아무것도 혜택받는 게 없어요. 우리가 시간 외 최저임금 받고 있고요 하루 5시간 점심시간 30분까지 점심시간도 없어요. 우리는 거기까지 근무를 다 해야 하고."] 게다가 고용불안과 부당한 대우에도 시달립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대부분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는데, 일부 돌봄 대상자들이 돌봄 노동자들의 취약한 지위를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한다는 겁니다. 만약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면 돌봄 대상자가 서비스를 거부하게 되고, 그러면 돌봄 노동자는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음성변조 : "서비스 들어갔을 때 그분이 마음에 안 들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당하고…."]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건 생활지원사를 대상으로 한 업무용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보급사업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공공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했는데,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3분 마다 생활지원사의 위치가 표시됩니다. 이를 놓고 생활지원사를 잠재적 근무 이탈자로 규정했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우영민/생활지원사 : "어느 직장이라도 위치 추적하는 곳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도 최저 임금에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데 위치를 추적한다는 게…."] 논란에 행정당국은 근무 기록지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직접 종이서류를 작성해 결제받던 번거로움을 없앤 거라고 설명합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업무 편의를 위해 만든 건데 자꾸 위치추적 이야기가 나오는데... 생활지원사들이 프로그램을 사실은 안 쓰겠다 하면 자기들 일한 기록을 수기로 작성해 가지고 내부 결재를 받는다는 이런 식으로 번거롭게 갈 수밖에 없어요."] 돌봄노동자 증가 속 이들의 처우개선도 중요해지면서 돌봄노동자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입니다. 지원센터는 경남지역 돌봄노동자 4만 8천여 명의 고충상담과 건강관리 지원, 권익보호에 앞장서게 됩니다. [김여용/경남중부권 돌봄노동자지원센터장 : "돌봄 노동자들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심신을 독려하는 것 건강을 지켜주는 것 이런 부분들도 지원해 드리고자 하구요. 그러므로서 서비스들의 질 향상이 되서 다시 돌봄 수여자들한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상남도에는 김해와 진주에 각각 동부권, 서부권 돌봄노동자지원센터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지원센터는 직접적으로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인 돌봄노동자를 지원하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지원센터로 돌봄노동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결국 더 나은 돌봄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돌봄 서비스 노동자에게도 돌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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