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만 팔린다’…재확산 덮친 서울, 2주 만에 ‘소비절벽’

입력 2020.09.03 (09:44) 수정 2020.09.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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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서울 소비 지난해 대비 67%...코로나 이후 최악
전국은 75%... 다음 주엔 전국도 코로나 이후 최악 될 듯
'서울·경기'와 '12대 고위험 시설 중심' 소비 절벽
1분기 같은 민간소비 급감 오나


■ 서울 소비 지난해 대비 67%... 코로나 이후 최악

서울 소비 급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매출(데이터:한국신용데이터)로 본 지난주(8월 24일~30일) 소비 수준은 전년동기 대비 67%까지 떨어졌다.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뒤 단 2주 (93%→75%→67%) 만에 민간 데이터로 확인한 소비 지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서울의 지표는 1차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이르렀던 2월 마지막 주(2월 24일~3월1일)에 75% 수준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지난주 기록한 67%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인 것. 통상 지역 평균 매출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67%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일시적으로나마 소비절벽에 맞닥뜨렸다고 해석해도 과하지 않다.

※ KBS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60만 명의 매출 빅데이터로 지속적으로 국내 소비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소상공인 빅데이터는 가장 빠른 데이터다. 바로 전 주간의 소비 흐름을 그다음 주에 바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존하는 그 어떤 공식 데이터보다 신속한 경기 파악이 가능하다.

-또, 골목상권 체감 경기 파악에 효과적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매출 추이는 백화점·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대기업·대형유통채널 등을 제외한 소비 추이 이기 때문이다. 전체 소비 내수소비 통계보다 체감경기를 더 잘 반영한다.


소비지표 급랭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역시 2주 만에 전년동기 대비 75% 수준까지 떨어졌다. (91%→83%→75%)  1차 확산기에 74% 수준까지 떨어졌던 점과 추세를 감안하면 다음 주는 경기도 역시 코로나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 전국은 75%... 다음 주엔 전국도 코로나 이후 최악 될 듯

서울과 경기, 두 지역의 소비 냉각은 전국 지표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주 전국 기준 소비수준은 75%, 2주간 추이를 보면 91%에서 85%로, 다시 75%로 떨어졌다. 지난주 하락 폭은 전주보다 더 가파르다. 지난주만 놓고 보면 서울, 경기 보다 하락 추세는 더 가팔라진 것.


1차 확산 당시 전국 수치는 71%까지 떨어졌었다. 추세를 보면 다음 주는 이 71% 선을 뚫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은 수도권발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2단계 거리 두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였기 때문인데, 그 외에도 인구가 밀집된 서울, 경기 지역이 전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역별 사업체 비율(2018, 소상공인 실태조사)을 보면 서울 19%, 경기 22%로 두 지역만 합해도 전체 41%에 달한다. 서울, 경기 지역 소비가 전국 소비 수준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 지난주 기준 소비 데이터 가장 양호한 지역은 대구

한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대구 지표다. 물론 대구 지표도 떨어지고는 있지만, 전년동기 대비 84%로 전국에서 가장 충격이 작다. (94%→90%→84%) 대구 지역은 지난 1차 확산 당시에는 같은 수치가 51%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충격이 있긴 하지만 아직 그 강도는 다른 지역보다는 덜해 보인다.  코로나 확산과 경제 충격 사이의 반비례 관계를 엿볼 수 있다.


■ 소비 절벽 현실화...노래방·PC방, 뷔페·샤부샤부, 목욕탕 등 급감

업종별로 보면 정부가 정한 12개 고위험 업종의 소비 급감이 확인된다.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 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공연장, 실내집단운동 시설(헬스장), 학원, 뷔페, PC방, 유통물류센터 등 고위험 시설은 2단계 조치 이후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져 문을 닫아야 한다.


PC방과 노래방 등 여가시설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0%다. 매출의 90%가 사라졌단 의미다.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유흥시설도 마찬가지다. 음식점 중에서는 뷔페업종의 충격이 심하다. 전년 동기 대비 -79%다. 샤부샤부 업종도 감소 폭이 -63%에 달한다.

사우나나 목욕탕도 피해가 극심하다. 전년동기 대비 33%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감소가 -67%다.

스포츠 업종도 하락 폭이 크다. 전반적으로도 그렇지만 요가나 필라테스의 경우 재확산 직전, 전년동기 대비 118% 수준의 매출을 기록해 많이 회복됐었는데, 단 2주 만에 반 토막 났다. 전년동기 대비 49%를 기록했다.

반대로, '도시락'은 다른 음식업종과는 달리 소비가 늘어났다. 전년동기 대비 100%.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체 소비 흐름과 도시락 소비만 따로 떼어놓고 살펴봤더니 전체 소비가 줄면 도시락 판매가 늘고, 전체 소비가 회복되면 도시락 판매는 줄어드는 '역'상관관계가 확인된다.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대면 접촉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혼자서 따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 1분기 같은 민간소비 절벽 오나?

우려스러운 것은 결국 이번 소비 위축이 우리 국민경제 전체에 미칠 악영향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성장률 잠정치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1.3%, 2분기는 -3.2%를 기록했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을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과 민간소비, 두 가지 항목의 영향이 가장 크다.


민간 소비 침체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데, 분기별로 영향은 다르다. 1분기엔 내수소비 위축이 큰 영향을 미쳤고, 2분기에는 수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기여도를 따져보면 1분기엔 민간소비 위축이 역성장에 가장 큰 영향(-3.1%p)을 미쳤고 2분기에는 수출(-4.1%p)이었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 확산이 1분기 내수 소비 급감에 영향을 미쳤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이 2분기 수출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1분기엔 소상공인 자영업자 매출 수준상으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내수 급감이 확인된다. 2월 말부터 3월까지 최저 71%에서 83% 수준을 오갔다.  

이번 2차 확산이 얼마나 지속할 지가 관건이겠지만, 일단 지금까지만 보면 수도권 중심의 2차 확산은 단 2주 만에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소비절벽으로 이어졌다.

현 추세로 예상하건대 이번 주는 1차 확산 당시 소비 절벽의 하단(71%)을 깨고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는 더 강화된 2.5단계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민간소비 감소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면, 3분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형태의 경제 침체가 다시 한번 찾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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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락만 팔린다’…재확산 덮친 서울, 2주 만에 ‘소비절벽’
    • 입력 2020-09-03 09:44:00
    • 수정2020-09-03 09: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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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비 지난해 대비 67%...코로나 이후 최악<br />전국은 75%... 다음 주엔 전국도 코로나 이후 최악 될 듯<br />'서울·경기'와 '12대 고위험 시설 중심' 소비 절벽<br />1분기 같은 민간소비 급감 오나<br />

■ 서울 소비 지난해 대비 67%... 코로나 이후 최악

서울 소비 급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매출(데이터:한국신용데이터)로 본 지난주(8월 24일~30일) 소비 수준은 전년동기 대비 67%까지 떨어졌다.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뒤 단 2주 (93%→75%→67%) 만에 민간 데이터로 확인한 소비 지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서울의 지표는 1차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이르렀던 2월 마지막 주(2월 24일~3월1일)에 75% 수준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지난주 기록한 67%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인 것. 통상 지역 평균 매출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67%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일시적으로나마 소비절벽에 맞닥뜨렸다고 해석해도 과하지 않다.

※ KBS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60만 명의 매출 빅데이터로 지속적으로 국내 소비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소상공인 빅데이터는 가장 빠른 데이터다. 바로 전 주간의 소비 흐름을 그다음 주에 바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존하는 그 어떤 공식 데이터보다 신속한 경기 파악이 가능하다.

-또, 골목상권 체감 경기 파악에 효과적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매출 추이는 백화점·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대기업·대형유통채널 등을 제외한 소비 추이 이기 때문이다. 전체 소비 내수소비 통계보다 체감경기를 더 잘 반영한다.


소비지표 급랭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역시 2주 만에 전년동기 대비 75% 수준까지 떨어졌다. (91%→83%→75%)  1차 확산기에 74% 수준까지 떨어졌던 점과 추세를 감안하면 다음 주는 경기도 역시 코로나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 전국은 75%... 다음 주엔 전국도 코로나 이후 최악 될 듯

서울과 경기, 두 지역의 소비 냉각은 전국 지표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주 전국 기준 소비수준은 75%, 2주간 추이를 보면 91%에서 85%로, 다시 75%로 떨어졌다. 지난주 하락 폭은 전주보다 더 가파르다. 지난주만 놓고 보면 서울, 경기 보다 하락 추세는 더 가팔라진 것.


1차 확산 당시 전국 수치는 71%까지 떨어졌었다. 추세를 보면 다음 주는 이 71% 선을 뚫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은 수도권발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2단계 거리 두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였기 때문인데, 그 외에도 인구가 밀집된 서울, 경기 지역이 전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역별 사업체 비율(2018, 소상공인 실태조사)을 보면 서울 19%, 경기 22%로 두 지역만 합해도 전체 41%에 달한다. 서울, 경기 지역 소비가 전국 소비 수준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 지난주 기준 소비 데이터 가장 양호한 지역은 대구

한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대구 지표다. 물론 대구 지표도 떨어지고는 있지만, 전년동기 대비 84%로 전국에서 가장 충격이 작다. (94%→90%→84%) 대구 지역은 지난 1차 확산 당시에는 같은 수치가 51%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충격이 있긴 하지만 아직 그 강도는 다른 지역보다는 덜해 보인다.  코로나 확산과 경제 충격 사이의 반비례 관계를 엿볼 수 있다.


■ 소비 절벽 현실화...노래방·PC방, 뷔페·샤부샤부, 목욕탕 등 급감

업종별로 보면 정부가 정한 12개 고위험 업종의 소비 급감이 확인된다.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 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공연장, 실내집단운동 시설(헬스장), 학원, 뷔페, PC방, 유통물류센터 등 고위험 시설은 2단계 조치 이후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져 문을 닫아야 한다.


PC방과 노래방 등 여가시설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0%다. 매출의 90%가 사라졌단 의미다.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유흥시설도 마찬가지다. 음식점 중에서는 뷔페업종의 충격이 심하다. 전년 동기 대비 -79%다. 샤부샤부 업종도 감소 폭이 -63%에 달한다.

사우나나 목욕탕도 피해가 극심하다. 전년동기 대비 33%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감소가 -67%다.

스포츠 업종도 하락 폭이 크다. 전반적으로도 그렇지만 요가나 필라테스의 경우 재확산 직전, 전년동기 대비 118% 수준의 매출을 기록해 많이 회복됐었는데, 단 2주 만에 반 토막 났다. 전년동기 대비 49%를 기록했다.

반대로, '도시락'은 다른 음식업종과는 달리 소비가 늘어났다. 전년동기 대비 100%.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체 소비 흐름과 도시락 소비만 따로 떼어놓고 살펴봤더니 전체 소비가 줄면 도시락 판매가 늘고, 전체 소비가 회복되면 도시락 판매는 줄어드는 '역'상관관계가 확인된다.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대면 접촉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혼자서 따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 1분기 같은 민간소비 절벽 오나?

우려스러운 것은 결국 이번 소비 위축이 우리 국민경제 전체에 미칠 악영향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성장률 잠정치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1.3%, 2분기는 -3.2%를 기록했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을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과 민간소비, 두 가지 항목의 영향이 가장 크다.


민간 소비 침체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데, 분기별로 영향은 다르다. 1분기엔 내수소비 위축이 큰 영향을 미쳤고, 2분기에는 수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기여도를 따져보면 1분기엔 민간소비 위축이 역성장에 가장 큰 영향(-3.1%p)을 미쳤고 2분기에는 수출(-4.1%p)이었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 확산이 1분기 내수 소비 급감에 영향을 미쳤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이 2분기 수출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1분기엔 소상공인 자영업자 매출 수준상으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내수 급감이 확인된다. 2월 말부터 3월까지 최저 71%에서 83% 수준을 오갔다.  

이번 2차 확산이 얼마나 지속할 지가 관건이겠지만, 일단 지금까지만 보면 수도권 중심의 2차 확산은 단 2주 만에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소비절벽으로 이어졌다.

현 추세로 예상하건대 이번 주는 1차 확산 당시 소비 절벽의 하단(71%)을 깨고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는 더 강화된 2.5단계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민간소비 감소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면, 3분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형태의 경제 침체가 다시 한번 찾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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