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정보 빨리 알려줬다면”…가족 감염 누가 책임지나

입력 2020.09.03 (21:41) 수정 2020.09.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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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KBS는 노동건강연대와 함께, 일하다 숨진 노동자 현황 매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3일)로 두 달이 됐습니다.

지난 7월 2일부터 바로 어제(2일)까지 집계된 사망 노동자, 145 명입니다.

불과 두 달 새, 일하지 않는 휴일을 빼면 하루 평균 3 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겁니다.

어디부터 손을 봐야 이런 억울한 죽음 막을 수 있을까요.

국회에 올라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청원, 3만 6천 명 넘는 국민들이 참여했는데요,

10만 명이 되면 입법 절차가 시작됩니다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 KBS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 쿠팡 노동자의 이야긴데요,

자신에게서 감염된 남편은 석 달 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산재를 인정받았지만, 가족이 입은 피해는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요.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은경/중앙방역대책본부장/5월 29일 :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이런 주로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그런 사무용품들에서(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쿠팡에서 포장 일을 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전모 씨.

곧이어 딸과 남편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5월) 26일 새벽 2시에 쿠팡에서 일했던 근로자들은 검사를 받으라고 문자가 왔어요. (그날) 확진이 되고 가족들까지 다 확진받고.."]

처음 동료의 확진 소식이 들린 날, 회사는 일부 직원만 돌려보내고, 전 씨 등 나머지는 계속 일하도록 했습니다.

확진자 동선도 알려주지 않고, 그렇게 이틀을 더 나왔습니다.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 뿐이고 알지도 못하고 방역을 철저히 했으니까 작업장 돌아가서 일하면 된다고..."]

지난달 초, 쿠팡 코로나19 피해자 중 처음으로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활동 범위와 전염경로가 확진된 동료들과 일치하는 등 업무연관성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석달 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보, 그만 자고 이제 일어나..."]

일하다 가족까지 병을 얻었지만 기댈수 있는 건 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뿐.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가정이 진짜 풍비박산 난 거잖아요. 항상 이렇게 긴장 상태로 남편 상태를 지켜봐야 하고.."]

KBS 취재에 쿠팡 측은 "가족 감염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유성규/노동건강연대 노무사 :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산재보험법상 특례 조항 등을 통해서 가족에게까지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근로자 5명도 산재 신청을 준비중인 가운데, 쿠팡 코로나19 피해자모임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회사를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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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 정보 빨리 알려줬다면”…가족 감염 누가 책임지나
    • 입력 2020-09-03 21:44:46
    • 수정2020-09-03 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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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KBS는 노동건강연대와 함께, 일하다 숨진 노동자 현황 매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3일)로 두 달이 됐습니다.

지난 7월 2일부터 바로 어제(2일)까지 집계된 사망 노동자, 145 명입니다.

불과 두 달 새, 일하지 않는 휴일을 빼면 하루 평균 3 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겁니다.

어디부터 손을 봐야 이런 억울한 죽음 막을 수 있을까요.

국회에 올라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청원, 3만 6천 명 넘는 국민들이 참여했는데요,

10만 명이 되면 입법 절차가 시작됩니다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 KBS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 쿠팡 노동자의 이야긴데요,

자신에게서 감염된 남편은 석 달 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산재를 인정받았지만, 가족이 입은 피해는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요.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은경/중앙방역대책본부장/5월 29일 :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이런 주로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그런 사무용품들에서(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쿠팡에서 포장 일을 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전모 씨.

곧이어 딸과 남편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5월) 26일 새벽 2시에 쿠팡에서 일했던 근로자들은 검사를 받으라고 문자가 왔어요. (그날) 확진이 되고 가족들까지 다 확진받고.."]

처음 동료의 확진 소식이 들린 날, 회사는 일부 직원만 돌려보내고, 전 씨 등 나머지는 계속 일하도록 했습니다.

확진자 동선도 알려주지 않고, 그렇게 이틀을 더 나왔습니다.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 뿐이고 알지도 못하고 방역을 철저히 했으니까 작업장 돌아가서 일하면 된다고..."]

지난달 초, 쿠팡 코로나19 피해자 중 처음으로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활동 범위와 전염경로가 확진된 동료들과 일치하는 등 업무연관성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석달 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보, 그만 자고 이제 일어나..."]

일하다 가족까지 병을 얻었지만 기댈수 있는 건 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뿐.

[전○○/쿠팡 코로나19 확진자 : "가정이 진짜 풍비박산 난 거잖아요. 항상 이렇게 긴장 상태로 남편 상태를 지켜봐야 하고.."]

KBS 취재에 쿠팡 측은 "가족 감염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유성규/노동건강연대 노무사 :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산재보험법상 특례 조항 등을 통해서 가족에게까지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근로자 5명도 산재 신청을 준비중인 가운데, 쿠팡 코로나19 피해자모임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회사를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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