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된다더니 32년째 하세월…광두소마을의 한탄

입력 2020.09.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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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수지를 만들겠다며 수몰 예정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보상까지 마쳤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주민들은 언제 잠길지 모르는 마을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한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둔산 자락에 있는 완주군 운주면 광두소마을.

6백53만 톤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저수지, '대둔제' 조성 사업으로, 애초 계획 대로라면 지난 2015년, 물에 잠겼을 마을입니다.

전체 36 가구 가운데 14 가구는 보상이 이뤄진 뒤 마을을 떠났지만, 나머지 22가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을과 함께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김광준/완주 광두소마을 이장 : “지금까지 이주단지를 확실하게 해놓지 않아서 동네 어르신들이 꼬박꼬박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한국농어촌공사가 맡고 있는 '대둔제' 조성 사업은 지난 1988년 기본계획이 확정돼 2005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주민 이주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석홍/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 지역개발부장 : “주민들 간 약간의 갈등이 있어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고, 이설(옮긴) 도로 개설 중간 지점에 묘지가 있어 지금까지 한 15년간 딜레이(지연)….”]

생계대책도 막막합니다.

주민들은 새로운 이주 예정지 주변까지 공원마을로 포함시켜 식당 등을 운영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식생보전 3등급지역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상근/완주 광두소마을 이주 대책위원장 : “이주자 택지 이 주변을 생활대책 용지로, 다시 말씀드려서 식당이나 농산물 판매소 운영을 우리가 생활할 수 있게 공원구역을 변경을 해달라….”]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땅이 지방자치단체란 것이지 지방자치단체가 뭐 주도적으로 한 것은 없거든요. 업무적으로는 여기는 관계는 없습니다.”]

30년 넘게 수몰 예정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딱한 처지에 몰린 채 이미 백발이 되어버렸습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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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몰된다더니 32년째 하세월…광두소마을의 한탄
    • 입력 2020-09-03 22:13:48
    뉴스9(전주)
[앵커]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수지를 만들겠다며 수몰 예정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보상까지 마쳤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주민들은 언제 잠길지 모르는 마을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한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둔산 자락에 있는 완주군 운주면 광두소마을. 6백53만 톤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저수지, '대둔제' 조성 사업으로, 애초 계획 대로라면 지난 2015년, 물에 잠겼을 마을입니다. 전체 36 가구 가운데 14 가구는 보상이 이뤄진 뒤 마을을 떠났지만, 나머지 22가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을과 함께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김광준/완주 광두소마을 이장 : “지금까지 이주단지를 확실하게 해놓지 않아서 동네 어르신들이 꼬박꼬박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한국농어촌공사가 맡고 있는 '대둔제' 조성 사업은 지난 1988년 기본계획이 확정돼 2005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주민 이주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석홍/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 지역개발부장 : “주민들 간 약간의 갈등이 있어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고, 이설(옮긴) 도로 개설 중간 지점에 묘지가 있어 지금까지 한 15년간 딜레이(지연)….”] 생계대책도 막막합니다. 주민들은 새로운 이주 예정지 주변까지 공원마을로 포함시켜 식당 등을 운영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식생보전 3등급지역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상근/완주 광두소마을 이주 대책위원장 : “이주자 택지 이 주변을 생활대책 용지로, 다시 말씀드려서 식당이나 농산물 판매소 운영을 우리가 생활할 수 있게 공원구역을 변경을 해달라….”]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땅이 지방자치단체란 것이지 지방자치단체가 뭐 주도적으로 한 것은 없거든요. 업무적으로는 여기는 관계는 없습니다.”] 30년 넘게 수몰 예정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딱한 처지에 몰린 채 이미 백발이 되어버렸습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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