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도 안 됐는데 또 태풍?…피해 주민 ‘한숨’

입력 2020.09.05 (21:16) 수정 2020.09.0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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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번 태풍의 길목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 제주와 남해안입니다.

태풍 바비가 휩쓸고 간 뒤에 마이삭이 오더니, 이제 또 하이선의 북상을 앞두고 있는, 이곳 주민들에게는 참 잔혹한 계절입니다.

복구는 아직 엄두도 못낸 채 이번 태풍은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커다란 태양광 패널이 옥상에 고꾸라져 있고, 일부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바람에 흔들립니다.

유리창은 활처럼 휘어 산산조각 났습니다.

응급복구에 나섰지만 또 다른 태풍 '하이선'의 북상 소식에 걱정이 큽니다.

[이종호/OO호텔 관계자 : "지금 복구를 해놔도 저희가 유리에다 실리콘 쏘고 하는데 그게 다 마를지 안 마를지..."]

태풍이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로 절벽처럼 변해버린 도로.

안전난간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지만 아직 복구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이형근/제주시 내도동 : "이제 또 태풍 온다는데 거기에 추가적으로 주변이 더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우려되죠)."]

또 다른 태풍 북상 소식에 한숨만 나오긴 농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맘때쯤이면 당근이 싹을 틔워야 하지만 지난 태풍에 뿌리를 드러낸 채 말라 죽어 가고 있습니다.

[김상철/당근 재배 농민 : "어릴 때 태풍을 맞아버리니까 소생이 불가능한 거죠. 늦게 9월 태풍이 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남해 태풍의 길목, 전남 여수의 거문도.

지난 태풍에 해안도로며 포구며 어느 하나 성하게 없습니다.

다급해진 주민들이 직접 임시 복구에 나섰지만 송두리째 떨어져 나간 옹벽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이경학/여수 거문도 거문리장 : "태풍이 북상한다고 하니까 주민들이 상당히 가슴을 졸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더 피해가 커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태풍 '하이선'이 지날 갈 것으로 예상되는 동해안도 비상입니다.

위력적인 지난 태풍에 출하를 앞둔 배들이 떨어져 나뒹굴고, 주택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봤는데 이번에도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강형규/울산시 남구 야음동 : "혹시나 또 (태풍 오면) 떨어질까 봐. 담을 쌓아야 되는데 치워만 놨다 아닙니까."]

태풍 '하이선'이 예상 진로보다 동쪽으로 치우쳐 북상한다는 예보지만 이미 피해를 본 주민들은 또다시 악몽이 찾아올까 봐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김선오 윤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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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구도 안 됐는데 또 태풍?…피해 주민 ‘한숨’
    • 입력 2020-09-05 21:18:36
    • 수정2020-09-05 22:15:56
    뉴스 9
[앵커]

매번 태풍의 길목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 제주와 남해안입니다.

태풍 바비가 휩쓸고 간 뒤에 마이삭이 오더니, 이제 또 하이선의 북상을 앞두고 있는, 이곳 주민들에게는 참 잔혹한 계절입니다.

복구는 아직 엄두도 못낸 채 이번 태풍은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커다란 태양광 패널이 옥상에 고꾸라져 있고, 일부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바람에 흔들립니다.

유리창은 활처럼 휘어 산산조각 났습니다.

응급복구에 나섰지만 또 다른 태풍 '하이선'의 북상 소식에 걱정이 큽니다.

[이종호/OO호텔 관계자 : "지금 복구를 해놔도 저희가 유리에다 실리콘 쏘고 하는데 그게 다 마를지 안 마를지..."]

태풍이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로 절벽처럼 변해버린 도로.

안전난간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지만 아직 복구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이형근/제주시 내도동 : "이제 또 태풍 온다는데 거기에 추가적으로 주변이 더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우려되죠)."]

또 다른 태풍 북상 소식에 한숨만 나오긴 농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맘때쯤이면 당근이 싹을 틔워야 하지만 지난 태풍에 뿌리를 드러낸 채 말라 죽어 가고 있습니다.

[김상철/당근 재배 농민 : "어릴 때 태풍을 맞아버리니까 소생이 불가능한 거죠. 늦게 9월 태풍이 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남해 태풍의 길목, 전남 여수의 거문도.

지난 태풍에 해안도로며 포구며 어느 하나 성하게 없습니다.

다급해진 주민들이 직접 임시 복구에 나섰지만 송두리째 떨어져 나간 옹벽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이경학/여수 거문도 거문리장 : "태풍이 북상한다고 하니까 주민들이 상당히 가슴을 졸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더 피해가 커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태풍 '하이선'이 지날 갈 것으로 예상되는 동해안도 비상입니다.

위력적인 지난 태풍에 출하를 앞둔 배들이 떨어져 나뒹굴고, 주택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봤는데 이번에도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강형규/울산시 남구 야음동 : "혹시나 또 (태풍 오면) 떨어질까 봐. 담을 쌓아야 되는데 치워만 놨다 아닙니까."]

태풍 '하이선'이 예상 진로보다 동쪽으로 치우쳐 북상한다는 예보지만 이미 피해를 본 주민들은 또다시 악몽이 찾아올까 봐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김선오 윤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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