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신상공개 고대생 사망…“억울함 호소”

입력 2020.09.05 (21:25) 수정 2020.09.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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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디지털 교도소' 들어보셨나요?

성범죄 등 강력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데요.

최근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한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학생은 그동안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승목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영상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N번방 사건' 조주빈 일당.

사법부의 처벌이 관대하다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디지털 교도소'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여과 없는 개인정보 공개로 '사적 처벌'이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학생 A 씨의 사진이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건 7월 중순, 지인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내 음란물과 합성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얼굴은 물론 학교와 전공,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됐고, A 씨의 것이라며 메신저 대화 내용, 음성파일까지 올라왔습니다.

A 씨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휴대전화 도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A 씨 대학 친구/음성변조 : "몇 번 통화했는데 했을 때마다 좀 많이 힘든 목소리였습니다. 자신은 끝까지 억울하다. 이런 적이 없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 측은 증거가 확실하다며 공개한 정보를 내리지 않았고, 한 달 넘게 공방을 이어가던 A 씨는 지난 3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디지털 교도소와 해당 대학 사이트에는 무분별한 신상 공개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7월 내사에 착수해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손재우/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 일부에 대한 인적사항 특정을 현재 완료한 상태입니다.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검거해 나갈 예정입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범인이라며 동명이인의 신상을 잘못 공개했다가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안민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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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교도소 신상공개 고대생 사망…“억울함 호소”
    • 입력 2020-09-05 21:26:42
    • 수정2020-09-05 21:50:00
    뉴스 9
[앵커]

'디지털 교도소' 들어보셨나요?

성범죄 등 강력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데요.

최근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한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학생은 그동안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승목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영상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N번방 사건' 조주빈 일당.

사법부의 처벌이 관대하다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디지털 교도소'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여과 없는 개인정보 공개로 '사적 처벌'이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학생 A 씨의 사진이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건 7월 중순, 지인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내 음란물과 합성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얼굴은 물론 학교와 전공,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됐고, A 씨의 것이라며 메신저 대화 내용, 음성파일까지 올라왔습니다.

A 씨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휴대전화 도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A 씨 대학 친구/음성변조 : "몇 번 통화했는데 했을 때마다 좀 많이 힘든 목소리였습니다. 자신은 끝까지 억울하다. 이런 적이 없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 측은 증거가 확실하다며 공개한 정보를 내리지 않았고, 한 달 넘게 공방을 이어가던 A 씨는 지난 3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디지털 교도소와 해당 대학 사이트에는 무분별한 신상 공개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7월 내사에 착수해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손재우/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 일부에 대한 인적사항 특정을 현재 완료한 상태입니다.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검거해 나갈 예정입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범인이라며 동명이인의 신상을 잘못 공개했다가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안민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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