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트럼프 VS 바이든, 누가 대통령 돼야 미국 경제에 좋을까?

입력 2020.09.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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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이 채 남질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는 하지만, 좀체 뒤집지는 못하고 있고 바이든의 우세는 여전하다.


코로나19 대응은 못했지만, 트럼프가 경제는 살릴 거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여기서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50%와 41%로 9%p 차를 보였다. 그런데 분야별 지지율을 보면 재미있는 게 눈에 띈다.

'누가 경제를 잘 다룰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8%로, 38%에 그친 바이든 후보를 10% 포인트 차로 앞섰다. '누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9%, 트럼프 대통령이 33%였다. 미국 경제 휘청거리고 있는 이유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은 못했지만 그래도 경제는 살릴 거로 생각한다는 거니, 미국민들의 속내는 참 알 수가 없다.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후보자들이 내놓는 경제 정책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경제 쪽에서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는 꽤 괜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업률도 '완전 고용' 수준인 3%대까지 떨어졌고, '미국 먼저 살고 봐야 해, 미국이 최고야, 미국이 제일이야!' 를 외치며, 자국 산업 살리고 다른 나라, 특히 중국 압박하는 무역 정책 폈으니 미국인들 모르긴 몰라도 내심 속으론 기분 좋은 미소를 연신 지었을 거다.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 재선은 떼놓은 당상이었다. 물론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을 뒤엎기 전까지 얘기다.

코로나19로 미국 경제도 예외 없이 고꾸라지면서, 이제 선거를 앞둔 미국민들의 관심은 누가 미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세금 지금보다도 덜 걷을게!" VS 바이든 "무슨 소리, 기업과 부자들은 각오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경제 정책, 가장 크게 차이 나는 건 역시 세금 문제다. 간단히 말해, 트럼프는 세율을 더 낮추려 하고 있고, 바이든은 세율 올려서 세금 많이 걷을 작정을 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가 그런데, 트럼프는 이미 자신이 많이 내린 법인세율을 현 21%에서 20%로 더 낮추겠다고 하고 있다. 세금 덜 내게 해줄 테니, 기업들은 그 돈으로 투자 많이 하고 일자리 늘려서 나라 경제 좀 빨리 살려내라는 얘기다.

바이든은 반대다. 법인세율은 28%까지 올리고, 연 소득이 한국 돈으로 4억 7천만 원 넘는 고소득자 소득세율도 현행 37%에서 39.6%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업과 부자들한테 세금 많이 걷어서 그 돈으로, 노동자 최저임금 7.5달러에서 15달러로 두 배 올리고, 중산층 일자리 500만 개 만들어낼 테니 전 계층이 잘사는 나라 만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는 얘기다.

이 세금 문제와 민감할 수 있는 통계가 최근 하나 발표됐다.

미 의회예산국이 전망했는데, 내년 9월엔 미국의 정부 부채가 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거라고 한다. 연방정부 부채가 미국 국내총생산의 104.4%에 이를 거라는 건데, 다시 말해 나랏빚이 버는 돈보다 많아진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는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이다. 일본은 200%가 넘는다.

미국의 부채 비율은 최근 1년 새 급증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둬들이는 세금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나랏돈을 엄청 쏟아붓게 됐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나라 살림 사정이 어려워진다는 거라 걱정이 될 만도 한데 트럼프 정부는 별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고 있다. 금리가 워낙 낮아서 빚이 늘어도 별걱정 없다는 거다. 실제로도 빚은 느는데 이자로 나가는 돈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한다.

정리해보면, 나라가 국민들한테 쓸 돈을, 트럼프는 일단 빚을 내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거고, 바이든은 무슨 소리냐, 세금 더 걷어서 인프라와 일자리에 투자를 하겠다는 거다.

현지시간 지난 4일 미국 8월 실업률이 발표됐다. 펜데믹으로 15% 가까이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8.4%로 내려앉았다. 한 자릿수 대가 나온 건 지난 3월 이후 다섯 달만이다. 트럼프 대통령, 실업률 발표되자마자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굉장한 일자리 수치가 나왔다, 실업률이 예상보다 훨씬 더 낮아졌다,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한자릿수대로 내려갔다!".

그리고 바이든 후보는 미국 노동절인 현지시간 8일, 펜실베이니아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 계층 일자리나 노조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주식 시장을 살리는 것만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월가의 주식시장이 미국을 세운 게 아니다, 여러분 같은 위대한 중산층이 미국을 만들었으며, 나는 역대 최강의 친노동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민들은 경제 살릴 대통령으로 지금 누구에게 더 마음이 가고 있을까?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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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8 18:23:33
    특파원 리포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이 채 남질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는 하지만, 좀체 뒤집지는 못하고 있고 바이든의 우세는 여전하다.


코로나19 대응은 못했지만, 트럼프가 경제는 살릴 거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여기서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50%와 41%로 9%p 차를 보였다. 그런데 분야별 지지율을 보면 재미있는 게 눈에 띈다.

'누가 경제를 잘 다룰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8%로, 38%에 그친 바이든 후보를 10% 포인트 차로 앞섰다. '누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9%, 트럼프 대통령이 33%였다. 미국 경제 휘청거리고 있는 이유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은 못했지만 그래도 경제는 살릴 거로 생각한다는 거니, 미국민들의 속내는 참 알 수가 없다.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후보자들이 내놓는 경제 정책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경제 쪽에서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는 꽤 괜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업률도 '완전 고용' 수준인 3%대까지 떨어졌고, '미국 먼저 살고 봐야 해, 미국이 최고야, 미국이 제일이야!' 를 외치며, 자국 산업 살리고 다른 나라, 특히 중국 압박하는 무역 정책 폈으니 미국인들 모르긴 몰라도 내심 속으론 기분 좋은 미소를 연신 지었을 거다.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 재선은 떼놓은 당상이었다. 물론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을 뒤엎기 전까지 얘기다.

코로나19로 미국 경제도 예외 없이 고꾸라지면서, 이제 선거를 앞둔 미국민들의 관심은 누가 미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세금 지금보다도 덜 걷을게!" VS 바이든 "무슨 소리, 기업과 부자들은 각오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경제 정책, 가장 크게 차이 나는 건 역시 세금 문제다. 간단히 말해, 트럼프는 세율을 더 낮추려 하고 있고, 바이든은 세율 올려서 세금 많이 걷을 작정을 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가 그런데, 트럼프는 이미 자신이 많이 내린 법인세율을 현 21%에서 20%로 더 낮추겠다고 하고 있다. 세금 덜 내게 해줄 테니, 기업들은 그 돈으로 투자 많이 하고 일자리 늘려서 나라 경제 좀 빨리 살려내라는 얘기다.

바이든은 반대다. 법인세율은 28%까지 올리고, 연 소득이 한국 돈으로 4억 7천만 원 넘는 고소득자 소득세율도 현행 37%에서 39.6%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업과 부자들한테 세금 많이 걷어서 그 돈으로, 노동자 최저임금 7.5달러에서 15달러로 두 배 올리고, 중산층 일자리 500만 개 만들어낼 테니 전 계층이 잘사는 나라 만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는 얘기다.

이 세금 문제와 민감할 수 있는 통계가 최근 하나 발표됐다.

미 의회예산국이 전망했는데, 내년 9월엔 미국의 정부 부채가 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거라고 한다. 연방정부 부채가 미국 국내총생산의 104.4%에 이를 거라는 건데, 다시 말해 나랏빚이 버는 돈보다 많아진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는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이다. 일본은 200%가 넘는다.

미국의 부채 비율은 최근 1년 새 급증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둬들이는 세금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나랏돈을 엄청 쏟아붓게 됐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나라 살림 사정이 어려워진다는 거라 걱정이 될 만도 한데 트럼프 정부는 별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고 있다. 금리가 워낙 낮아서 빚이 늘어도 별걱정 없다는 거다. 실제로도 빚은 느는데 이자로 나가는 돈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한다.

정리해보면, 나라가 국민들한테 쓸 돈을, 트럼프는 일단 빚을 내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거고, 바이든은 무슨 소리냐, 세금 더 걷어서 인프라와 일자리에 투자를 하겠다는 거다.

현지시간 지난 4일 미국 8월 실업률이 발표됐다. 펜데믹으로 15% 가까이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8.4%로 내려앉았다. 한 자릿수 대가 나온 건 지난 3월 이후 다섯 달만이다. 트럼프 대통령, 실업률 발표되자마자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굉장한 일자리 수치가 나왔다, 실업률이 예상보다 훨씬 더 낮아졌다,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한자릿수대로 내려갔다!".

그리고 바이든 후보는 미국 노동절인 현지시간 8일, 펜실베이니아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 계층 일자리나 노조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주식 시장을 살리는 것만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월가의 주식시장이 미국을 세운 게 아니다, 여러분 같은 위대한 중산층이 미국을 만들었으며, 나는 역대 최강의 친노동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민들은 경제 살릴 대통령으로 지금 누구에게 더 마음이 가고 있을까?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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