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② “21세기말 겨울 사라진다…폭염 속 기후난민·식량난·물부족 일상화”

입력 2020.09.09 (13:16) 수정 2023.04.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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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고된 재앙 기후 변화> 연속 대담 두 번째 시간입니다. 어제는 기후변화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과 인류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어제에 이어 부경대 환경대기과학 오재호 교수 다시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제 "기후 위기가 이미 깔딱고개를 넘어섰다,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대로 방치되면 "10억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후 난민'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겁니까?

[답변]

기후 변화로 인해서 기존에 살던 곳에서 살지 못하고 떠나야 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투발루, 키리바시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가리킵니다. 이들 나라는 산호모래로 이루어져서 제일 높은 곳이 2m가 채 안 됩니다. 해수면이 10cm만 올라가도 파도에 씻겨서 내려갑니다.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은 자기들을 옮겨 살게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후 외적인 요인, 정치적인 요인 때문에 어느 나라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이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은 난관에 처해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해수면이 점점 올라가면서 작은 섬나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고, 연안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겠죠. 그럼 해수면 상승하는 이유는 빙하가 녹기 때문입니까?

[답변]

우리가 보통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체온을 잽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가 아픈지 보기 위해 빙하의 온도를 측정합니다. 왜냐하면 거기가 제일 변화가 크거든요.

[앵커]

지금 화면을 잠시 보시죠. 북극 빙하를 비교한 건데요. 1988년 8월에 그린란드 위쪽에 빙하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30년 후인 2019년 8월에는 빙하가 상당히 많이 줄어든 걸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변]

특히 하얀 부분은 굉장히 2~3년 정도 된 나이가 있는 빙하입니다. 2019년에 보면 하얀 부분이 굉장히 많이 줄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전부 1년생 미만의 빙하인데, 그만큼 빙하가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빙하가 줄어들면 우리의 삶의 터전도 줄어든다는 말씀이신데, 그러면 지금까지 해수면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나요? 상승 추이를 알려주신다면요?

[답변]

통상적으로 말하면 1년에 0.2mm정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 손톱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바닷물이 상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각 운동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엄격히 말하면 이게 전부 다 해수면 상승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워낙 영향이 크긴 하죠.

[앵커]

자료를 찾아봤더니 해수면 높이 변화를 우리 기상청이 발표한 것을 보면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상승률은 1년에 2mm 정도, 우리나라는 1년에 2.97mm 정도입니다. 우리나라가 더 높네요?

[답변]

측정하는 위치에 따라서, 해수면 상승 외에 다른 요인도 있어서 수치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인도양, 태평양 적도 부근에 있는 작은 섬나라들은 그런 위험에 처한다지만 우리나라는 산악 지형이 많은 나라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영향을 많이 받을까요?

[답변]

많이 받습니다. 왜냐하면, 국토의 65~70%가 산악지대이지만 거기에는 나무 밖에 없습니다. 우리 재산과 도시는 전부 연안과 강가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해수면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앵커]

조금 전에 LA 산불 소식도 전해렸습니다만 '뜨거워지는 지구', '더워지는 지구' 하면 당장 생각나는 게 폭염입니다. 폭염 추이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금 추세로 우리나라는 2100년이 되면 겨울이 실종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여름이 1년에 절반이 될 거고요. 아무래도 폭염 일수도 늘어나서 기상청에서 예측하기로는 적어도 35일 정도가 열대야, 폭염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폭염이 일상화되면 가뭄과 기근이 빈번해지지 않을까 하는 게 걱정입니다.

[답변]

예전에는 가랑비 같은 비도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뭉게구름이 많이 형성되면서 집중호우가 몰리고 있습니다. 강수량은 큰 차이가 안 나도 짧은 기간에 굉장히 쏟아지기 때문에 우리가 물 사용하는 게 힘들어지고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가뭄으로 연결됩니다.

[앵커]

폭염일수 전망을 보시죠. 현재 연간 10.1일인데, 21세기 말에는 폭염일수가 3배 넘게 35.5일로 증가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가뭄과 기근이 늘어나고 그렇다는 뜻은 식량생산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더우면 실내로 들어가고 냉방장치를 틀지만, 밖에 있는 곡식, 식물, 과수는 더위를 다 느낍니다. 그것들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폭염이 오면 상태가 나빠지죠. 곧바로 식량 생산 감소로 이어집니다.

[앵커]

우리나라 같은 중위도 나라들도 식량 안보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3%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급할 수 있는 것은 쌀과 감자뿐입니다. 나머지 밀가루 같은 것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후가 변해서 우리가 사고 싶어도 수출 국가에서 우리에게 팔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안보'라는 말을 붙여서 우리가 확보하지 못하면 위기에 처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2019년 세계 식량안보지수를 보고 계신데, 우리나라는 굉장히 순위가 낮군요. 그만큼 식량 안보에 취약한 나라가 될 수도 있고, 지금도 이미 식량 안보가 강하진 않은 나라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기후 위기가 식량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좀전에도 말씀하셨지만 태풍도 잦아지고 집중호우도 오고 장마도 길어지는데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답변]

우리는 대부분 월급에 맞춰서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월급을 한 번에 많이 줬다가 몇 개월 건너뛰어서 줬다가 하면 우리가 생활하기가 어려워지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강수량이 전체 양은 같아도 집중해서 몰려서 오면 관리하기가 힘듭니다. 담아놓을 수 있는 그릇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앵커]

국제적으로 물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가 느끼기로는 이게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답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는 북한과 임진강 물관리 때문에 예고 없이 물을 보낸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죠. 중국에서 메콩강 상류에 큰 댐을 지었습니다. 하류에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쪽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또 아프리카 나일강에서도 국제 분쟁이 있고요. 이런 것들은 댐을 짓는 나라들은 물이 부족하니까 그걸 만들고 있고 하류에 있는 나라들은 거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물로 인한 국제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많습니다.

[앵커]

바다의 변화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기후 변화가 바다 생물 다양성을 훼손한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그건 어떤 메커니즘입니까?

[답변]

우리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그중에 25%가 바다에 녹아들어갑니다. 바다는 완충역할을 해주지만 그 대신 바다는 흡수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탄산이 만들어져서 산성화 되고 있습니다. 산성화 되는 속도도 과거 산업혁명 이전보다 거의 10배 이상 빨라지고 있고요. 그것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바다의 작은 갑각류, 조개류 등의 껍질을 녹여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죠. 산호 백화현상, 사막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앵커]

이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되니까 이게 바다에 흡수돼서 바닷물을 산성화시키고, 산성화된 바닷물이 해양 생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기후 난민 발생, 식량 위기, 물 부족 사태, 해양 생물 파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류가 직면한 미래가 참 암울하게 느껴지는데 이 위기가 이미 시작됐습니까? 우리는 이 위기의 와중에 있는 겁니까?

[답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지구의 역사상 우리에게 알려진 다섯 단계의 멸종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여섯 번째의 멸종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라진 대형 척추동물의 숫자만큼 앞으로 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 5배 가속된 속도로 멸종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내일은 기후변화와 경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부경대 오재호 교수였습니다.

[연관기사]
[기후위기 1편] “이미 깔딱고개 넘었다…5~10년 안에 막아야”
[기후위기 2편] “21세기말 겨울 사라진다…폭염 속 기후난민·식량난·물부족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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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위기]② “21세기말 겨울 사라진다…폭염 속 기후난민·식량난·물부족 일상화”
    • 입력 2020-09-09 13:16:16
    • 수정2023-04-24 15: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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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고된 재앙 기후 변화> 연속 대담 두 번째 시간입니다. 어제는 기후변화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과 인류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어제에 이어 부경대 환경대기과학 오재호 교수 다시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제 "기후 위기가 이미 깔딱고개를 넘어섰다,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대로 방치되면 "10억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후 난민'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겁니까?

[답변]

기후 변화로 인해서 기존에 살던 곳에서 살지 못하고 떠나야 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투발루, 키리바시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가리킵니다. 이들 나라는 산호모래로 이루어져서 제일 높은 곳이 2m가 채 안 됩니다. 해수면이 10cm만 올라가도 파도에 씻겨서 내려갑니다.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은 자기들을 옮겨 살게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후 외적인 요인, 정치적인 요인 때문에 어느 나라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이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은 난관에 처해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해수면이 점점 올라가면서 작은 섬나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고, 연안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겠죠. 그럼 해수면 상승하는 이유는 빙하가 녹기 때문입니까?

[답변]

우리가 보통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체온을 잽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가 아픈지 보기 위해 빙하의 온도를 측정합니다. 왜냐하면 거기가 제일 변화가 크거든요.

[앵커]

지금 화면을 잠시 보시죠. 북극 빙하를 비교한 건데요. 1988년 8월에 그린란드 위쪽에 빙하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30년 후인 2019년 8월에는 빙하가 상당히 많이 줄어든 걸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변]

특히 하얀 부분은 굉장히 2~3년 정도 된 나이가 있는 빙하입니다. 2019년에 보면 하얀 부분이 굉장히 많이 줄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전부 1년생 미만의 빙하인데, 그만큼 빙하가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빙하가 줄어들면 우리의 삶의 터전도 줄어든다는 말씀이신데, 그러면 지금까지 해수면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나요? 상승 추이를 알려주신다면요?

[답변]

통상적으로 말하면 1년에 0.2mm정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 손톱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바닷물이 상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각 운동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엄격히 말하면 이게 전부 다 해수면 상승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워낙 영향이 크긴 하죠.

[앵커]

자료를 찾아봤더니 해수면 높이 변화를 우리 기상청이 발표한 것을 보면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상승률은 1년에 2mm 정도, 우리나라는 1년에 2.97mm 정도입니다. 우리나라가 더 높네요?

[답변]

측정하는 위치에 따라서, 해수면 상승 외에 다른 요인도 있어서 수치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인도양, 태평양 적도 부근에 있는 작은 섬나라들은 그런 위험에 처한다지만 우리나라는 산악 지형이 많은 나라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영향을 많이 받을까요?

[답변]

많이 받습니다. 왜냐하면, 국토의 65~70%가 산악지대이지만 거기에는 나무 밖에 없습니다. 우리 재산과 도시는 전부 연안과 강가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해수면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앵커]

조금 전에 LA 산불 소식도 전해렸습니다만 '뜨거워지는 지구', '더워지는 지구' 하면 당장 생각나는 게 폭염입니다. 폭염 추이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금 추세로 우리나라는 2100년이 되면 겨울이 실종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여름이 1년에 절반이 될 거고요. 아무래도 폭염 일수도 늘어나서 기상청에서 예측하기로는 적어도 35일 정도가 열대야, 폭염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폭염이 일상화되면 가뭄과 기근이 빈번해지지 않을까 하는 게 걱정입니다.

[답변]

예전에는 가랑비 같은 비도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뭉게구름이 많이 형성되면서 집중호우가 몰리고 있습니다. 강수량은 큰 차이가 안 나도 짧은 기간에 굉장히 쏟아지기 때문에 우리가 물 사용하는 게 힘들어지고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가뭄으로 연결됩니다.

[앵커]

폭염일수 전망을 보시죠. 현재 연간 10.1일인데, 21세기 말에는 폭염일수가 3배 넘게 35.5일로 증가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가뭄과 기근이 늘어나고 그렇다는 뜻은 식량생산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더우면 실내로 들어가고 냉방장치를 틀지만, 밖에 있는 곡식, 식물, 과수는 더위를 다 느낍니다. 그것들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폭염이 오면 상태가 나빠지죠. 곧바로 식량 생산 감소로 이어집니다.

[앵커]

우리나라 같은 중위도 나라들도 식량 안보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3%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급할 수 있는 것은 쌀과 감자뿐입니다. 나머지 밀가루 같은 것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후가 변해서 우리가 사고 싶어도 수출 국가에서 우리에게 팔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안보'라는 말을 붙여서 우리가 확보하지 못하면 위기에 처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2019년 세계 식량안보지수를 보고 계신데, 우리나라는 굉장히 순위가 낮군요. 그만큼 식량 안보에 취약한 나라가 될 수도 있고, 지금도 이미 식량 안보가 강하진 않은 나라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기후 위기가 식량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좀전에도 말씀하셨지만 태풍도 잦아지고 집중호우도 오고 장마도 길어지는데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답변]

우리는 대부분 월급에 맞춰서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월급을 한 번에 많이 줬다가 몇 개월 건너뛰어서 줬다가 하면 우리가 생활하기가 어려워지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강수량이 전체 양은 같아도 집중해서 몰려서 오면 관리하기가 힘듭니다. 담아놓을 수 있는 그릇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앵커]

국제적으로 물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가 느끼기로는 이게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답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는 북한과 임진강 물관리 때문에 예고 없이 물을 보낸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죠. 중국에서 메콩강 상류에 큰 댐을 지었습니다. 하류에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쪽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또 아프리카 나일강에서도 국제 분쟁이 있고요. 이런 것들은 댐을 짓는 나라들은 물이 부족하니까 그걸 만들고 있고 하류에 있는 나라들은 거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물로 인한 국제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많습니다.

[앵커]

바다의 변화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기후 변화가 바다 생물 다양성을 훼손한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그건 어떤 메커니즘입니까?

[답변]

우리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그중에 25%가 바다에 녹아들어갑니다. 바다는 완충역할을 해주지만 그 대신 바다는 흡수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탄산이 만들어져서 산성화 되고 있습니다. 산성화 되는 속도도 과거 산업혁명 이전보다 거의 10배 이상 빨라지고 있고요. 그것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바다의 작은 갑각류, 조개류 등의 껍질을 녹여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죠. 산호 백화현상, 사막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앵커]

이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되니까 이게 바다에 흡수돼서 바닷물을 산성화시키고, 산성화된 바닷물이 해양 생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기후 난민 발생, 식량 위기, 물 부족 사태, 해양 생물 파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류가 직면한 미래가 참 암울하게 느껴지는데 이 위기가 이미 시작됐습니까? 우리는 이 위기의 와중에 있는 겁니까?

[답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지구의 역사상 우리에게 알려진 다섯 단계의 멸종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여섯 번째의 멸종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라진 대형 척추동물의 숫자만큼 앞으로 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 5배 가속된 속도로 멸종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내일은 기후변화와 경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부경대 오재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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