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임상 3상 중단…제약사들 “안전이 우선”

입력 2020.09.09 (14:52) 수정 2020.09.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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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한다고 현지시간 8일 발표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참가자 한 명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질환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이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 나타나면 취해지는 통상적인 조처"라면서 "임상시험의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우연히 질환이 발현될 수 있는데 이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일정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사안에 대한 신속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 참가자들의 안전과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기준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질환이 나타난 임상 참가자는 영국에서 발생했다며 다른 국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도 모두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미국과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총 3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에서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80개 백신 후보가 개발 중이며 임상시험을 완료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으로 등록 승인해 관심이 집중된 러시아 백신 역시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연구팀이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러시아 연구팀이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이런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는 1, 2차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장에 출시될 최초의 백신 가운데 하나로 기대를 모아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선두 주자 제약회사마저 백신 개발의 마지막 관문인 3상 임상시험에서 예기치 않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을 일시 중단하는 조처를 취할 정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렵고도 험난한 과제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중단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스탯(Stat)뉴스는 임상 참가자의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는 익명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따라서 3상 임상이 며칠 내로 재개될 수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일시 중단 발표가 나온 날,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의 공동 성명이 발표됐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서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을 엄수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1호 백신'을 출시하려는 경쟁이 거대 제약회사 간에 불붙으면서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이같은 성명이 나온 것입니다.

성명에는 화이자, 머크, 바이오엔테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노바백스, 사노피, 그리고 임상 중단을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거대 다국적 제약사 9곳이 망라됐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면 이들 제약사 가운데 한 곳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지시간 8일 9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현지시간 8일 9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

이들은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신청 과정에서 과학적 절차의 완결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호 백신'의 타이틀에 매몰돼 정해진 절차를 건너뛰거나 하자를 감추고 백신 승인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안전과 안녕을 항상 우리의 최고 우선사항으로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같은 자신들의 약속을 "역사적 서약(a historic pledge)"이라고도 명명했습니다.

선두권 제약사의 3상 시험 일시 중단과 거대 제약사들의 과학적 절차 준수 서약 소식에 가장 조급해진 사람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을 내놓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팬데믹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도 말해왔습니다. '게임 체인저'라는 말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에게 뒤지고 있는 지금의 선거 판세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감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의약품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기 이전이라도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고 내비쳤습니다. 심지어 지난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술 더 떠서 미국 대선일인 11월 3일 이틀 전인 11월 1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면제해줄 것을 각 주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이들 두 곳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미국 행정부 기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완벽하게 입증하기 전에는 백신 승인 신청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공동 선언을 내놓은 것입니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현실적으로 일정을 따져보면 내년 중반까지는 광범위한 백신 보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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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9 14:52:28
    • 수정2020-09-09 14:55:53
    취재K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한다고 현지시간 8일 발표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참가자 한 명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질환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이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 나타나면 취해지는 통상적인 조처"라면서 "임상시험의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우연히 질환이 발현될 수 있는데 이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일정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사안에 대한 신속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 참가자들의 안전과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기준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질환이 나타난 임상 참가자는 영국에서 발생했다며 다른 국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도 모두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미국과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총 3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에서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80개 백신 후보가 개발 중이며 임상시험을 완료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으로 등록 승인해 관심이 집중된 러시아 백신 역시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연구팀이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이런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는 1, 2차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장에 출시될 최초의 백신 가운데 하나로 기대를 모아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선두 주자 제약회사마저 백신 개발의 마지막 관문인 3상 임상시험에서 예기치 않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을 일시 중단하는 조처를 취할 정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렵고도 험난한 과제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중단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스탯(Stat)뉴스는 임상 참가자의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는 익명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따라서 3상 임상이 며칠 내로 재개될 수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일시 중단 발표가 나온 날,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의 공동 성명이 발표됐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서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을 엄수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1호 백신'을 출시하려는 경쟁이 거대 제약회사 간에 불붙으면서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이같은 성명이 나온 것입니다.

성명에는 화이자, 머크, 바이오엔테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노바백스, 사노피, 그리고 임상 중단을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거대 다국적 제약사 9곳이 망라됐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면 이들 제약사 가운데 한 곳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지시간 8일 9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
이들은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신청 과정에서 과학적 절차의 완결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호 백신'의 타이틀에 매몰돼 정해진 절차를 건너뛰거나 하자를 감추고 백신 승인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안전과 안녕을 항상 우리의 최고 우선사항으로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같은 자신들의 약속을 "역사적 서약(a historic pledge)"이라고도 명명했습니다.

선두권 제약사의 3상 시험 일시 중단과 거대 제약사들의 과학적 절차 준수 서약 소식에 가장 조급해진 사람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을 내놓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팬데믹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도 말해왔습니다. '게임 체인저'라는 말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에게 뒤지고 있는 지금의 선거 판세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감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의약품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기 이전이라도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고 내비쳤습니다. 심지어 지난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술 더 떠서 미국 대선일인 11월 3일 이틀 전인 11월 1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면제해줄 것을 각 주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이들 두 곳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미국 행정부 기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완벽하게 입증하기 전에는 백신 승인 신청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공동 선언을 내놓은 것입니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현실적으로 일정을 따져보면 내년 중반까지는 광범위한 백신 보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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