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공작 혐의’ 보좌관 구속·안상수 조사…윤상현 소환 임박?

입력 2020.09.10 (15:11) 수정 2020.09.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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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윤상현 의원 보좌관·'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 구속
경쟁 후보 흠집 내는 진정서·고소장 작성한 혐의
KBS 취재 결과 안상수 후보, 인천지검서 '고소인 조사' 확인
피고소인 윤상현 의원 검찰 조사 가능성 높아져
검찰, 당초 '불입건' 입장서 기류 바뀌나?

'선거공작' 혐의를 받는 3인방 중 2명이 구속됐다. 인천지방법원은 오늘(10일) 새벽 윤상현 의원의 보좌관 조 모 씨와, '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씨에 대해서도 영장이 청구됐지만 유 씨가 잠적한 상태라 경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이들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공모해 윤상현 후보(인천 동구·미추홀을/무소속)의 경쟁 후보를 흠집 내는 내용의 진정서와 고소장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함바왕 유상봉 씨는 지난 7월 KBS 사회부와의 인터뷰에서 윤상현 의원 측 요청을 받고 경쟁 후보인 박우섭(민주당 경선 후보), 안상수(미래통합당 본선 후보)를 겨냥한 진정서와 고소장을 썼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진정서와 고소장에는 유 씨가 이들에게 과거 돈을 건넨 적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총선 국면에서 유 씨가 쓴 고소장 등은 인천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보도돼 큰 소란을 낳았고, 윤상현 후보는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은 표 차인 171표 차로 당선돼 4선에 올랐다.

(※'함바'는 건설 현장의 임시 식당을 말한다. 유상봉 씨는 2011년 이른바 '함바게이트'의 장본인이다. 함바를 수주하는 대가로 고위공직자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가 인정돼 자신도 실형을 받았고 공직자들이 줄줄이 수감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 '피해자' 안상수 후보, 윤상현 의원 고소…검찰 조사받아

KBS 취재 결과, 이런 선거공작의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안상수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전 국회의원·인천시장)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의원은 지난 7일 인천지검에서 장시간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피고소인은 윤상현 의원이다. 그동안 경찰과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적은 있었지만, 본인이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처음이다.

안상수 전 의원은 국회의원 3선을 지냈고 인천시장을 역임한 중진 정치인이다. 중진이 중진을 고소한 것이다. 피고소인 윤상현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윤 의원이 최종적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질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검찰이 안 전 의원을 직접 조사한 만큼 윤 의원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윤상현 소환 한 차례도 없어시민단체 비판 잇따라

그동안 유상봉 부자와 조 보좌관 등 3인방이 선거공작 피의자가 됐음에도 정작 윤 의원 소환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있었다. 특히 KBS 사회부 취재 결과 윤 의원이 이번 의혹에 직접 개입한 정황은 다수 확인된 바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유상봉 씨를 직접 3차례 만났고 ▲동료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상봉 아들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으며 ▲유상봉 씨의 법률 자문과 진료를 위해 본인이 직접 변호사와 병원을 각각 알선해줬고 ▲유상봉 씨는 윤 의원 부인 신경아 씨(롯데그룹 고 신격호 회장의 조카)를 직접 만나 사업 논의를 하는 등 다수의 '의심 사례'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던 것이다.

■ 검찰, 원점에서 다시 수사윤상현 의원 기소하나?

앞서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인방뿐 아니라 윤상현 의원도 마땅히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피의자로 입건하자는 뜻을 검찰에 전했지만, 인천지검은 윤 의원에 대해서만큼은 '불입건' 지휘를 내려 논란이 됐다.

[연관기사][단독]'선거공작 의혹' 윤상현 기소 놓고 엇갈린 검찰·경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7377


그러나 KBS가 대검찰청과 인천지검 등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검찰은 '안상수 고소장'과 그동안 진행된 경찰 수사 내용 등을 토대로 사실상 원점에서 윤상현 의원을 다시 수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불입건 지휘'를 경찰에 내렸을 때는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3인방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미 마무리돼 송치만 남겨놓은 만큼, 검찰은 마지막 쟁점인 윤상현 의원의 개입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상수 전 의원은 이른바 '선거공작'이 윤 의원의 개입 없이 보좌관 선에서 이뤄졌을 리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유상봉의 민원을 해결해 준 차원"일 뿐 선거공작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보좌관 구속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의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한 달 정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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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공작 혐의’ 보좌관 구속·안상수 조사…윤상현 소환 임박?
    • 입력 2020-09-10 15:11:29
    • 수정2020-09-10 15:30:00
    취재K
윤상현 의원 보좌관·'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 구속<br />경쟁 후보 흠집 내는 진정서·고소장 작성한 혐의<br />KBS 취재 결과 안상수 후보, 인천지검서 '고소인 조사' 확인<br />피고소인 윤상현 의원 검찰 조사 가능성 높아져<br />검찰, 당초 '불입건' 입장서 기류 바뀌나?
'선거공작' 혐의를 받는 3인방 중 2명이 구속됐다. 인천지방법원은 오늘(10일) 새벽 윤상현 의원의 보좌관 조 모 씨와, '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씨에 대해서도 영장이 청구됐지만 유 씨가 잠적한 상태라 경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이들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공모해 윤상현 후보(인천 동구·미추홀을/무소속)의 경쟁 후보를 흠집 내는 내용의 진정서와 고소장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함바왕 유상봉 씨는 지난 7월 KBS 사회부와의 인터뷰에서 윤상현 의원 측 요청을 받고 경쟁 후보인 박우섭(민주당 경선 후보), 안상수(미래통합당 본선 후보)를 겨냥한 진정서와 고소장을 썼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진정서와 고소장에는 유 씨가 이들에게 과거 돈을 건넨 적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총선 국면에서 유 씨가 쓴 고소장 등은 인천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보도돼 큰 소란을 낳았고, 윤상현 후보는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은 표 차인 171표 차로 당선돼 4선에 올랐다.

(※'함바'는 건설 현장의 임시 식당을 말한다. 유상봉 씨는 2011년 이른바 '함바게이트'의 장본인이다. 함바를 수주하는 대가로 고위공직자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가 인정돼 자신도 실형을 받았고 공직자들이 줄줄이 수감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 '피해자' 안상수 후보, 윤상현 의원 고소…검찰 조사받아

KBS 취재 결과, 이런 선거공작의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안상수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전 국회의원·인천시장)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의원은 지난 7일 인천지검에서 장시간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피고소인은 윤상현 의원이다. 그동안 경찰과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적은 있었지만, 본인이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처음이다.

안상수 전 의원은 국회의원 3선을 지냈고 인천시장을 역임한 중진 정치인이다. 중진이 중진을 고소한 것이다. 피고소인 윤상현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윤 의원이 최종적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질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검찰이 안 전 의원을 직접 조사한 만큼 윤 의원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윤상현 소환 한 차례도 없어시민단체 비판 잇따라

그동안 유상봉 부자와 조 보좌관 등 3인방이 선거공작 피의자가 됐음에도 정작 윤 의원 소환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있었다. 특히 KBS 사회부 취재 결과 윤 의원이 이번 의혹에 직접 개입한 정황은 다수 확인된 바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유상봉 씨를 직접 3차례 만났고 ▲동료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상봉 아들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으며 ▲유상봉 씨의 법률 자문과 진료를 위해 본인이 직접 변호사와 병원을 각각 알선해줬고 ▲유상봉 씨는 윤 의원 부인 신경아 씨(롯데그룹 고 신격호 회장의 조카)를 직접 만나 사업 논의를 하는 등 다수의 '의심 사례'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던 것이다.

■ 검찰, 원점에서 다시 수사윤상현 의원 기소하나?

앞서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인방뿐 아니라 윤상현 의원도 마땅히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피의자로 입건하자는 뜻을 검찰에 전했지만, 인천지검은 윤 의원에 대해서만큼은 '불입건' 지휘를 내려 논란이 됐다.

[연관기사][단독]'선거공작 의혹' 윤상현 기소 놓고 엇갈린 검찰·경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7377


그러나 KBS가 대검찰청과 인천지검 등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검찰은 '안상수 고소장'과 그동안 진행된 경찰 수사 내용 등을 토대로 사실상 원점에서 윤상현 의원을 다시 수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불입건 지휘'를 경찰에 내렸을 때는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3인방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미 마무리돼 송치만 남겨놓은 만큼, 검찰은 마지막 쟁점인 윤상현 의원의 개입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상수 전 의원은 이른바 '선거공작'이 윤 의원의 개입 없이 보좌관 선에서 이뤄졌을 리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유상봉의 민원을 해결해 준 차원"일 뿐 선거공작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보좌관 구속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의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한 달 정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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