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추경 처리 합의했지만…김종인 ‘원 구성’ 다시 꺼낸 이유는?

입력 2020.09.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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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0일)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첫 오찬 회동을 했습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 1일 김 위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두 대표자가 공식 오찬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먹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박 의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서 국민 통합 협치의 큰 틀을 마중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협치를 당부하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정기국회 내에 코로나19 민생법안에 대한 비쟁점 법안들은 모두 합의 처리를 기대한다고 했고, 4차 추경이 절박하다며 추석 전 긴급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 여야, 재난지원금 ‘추석 이전’ 지급 노력 합의


이번 회동의 핵심 주제는 단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였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4차 추경과 관련해 “추석 이전에 모든 것이 집행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다음 주 주말 18일까지는 추경이 처리되었으면 한다”며 조속한 추경 처리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당의 4.15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에서 국민의힘과 공통된 것을 추려보니 37개 정도였다며, 정기국회 안에서 함께 노력해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정기국회의 당면한 선결 과제는 추석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용 자체가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는 한 처리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한 시간여에 걸친 회동 끝에 박 의장과 이 대표, 김 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도 발표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에 많은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및 민생지원 관련 법안을 최대한 많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또 의장 주재 원내교섭단체 정당대표 정례회의를 월 1회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가 언급했던 지난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 중 공통 사안도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 여야 ‘협치’ 강조 속 ‘원 구성’ 협상 이어질까?


여야가 합의문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강조했던 것, 역시 ‘협치’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이 협치를 많이 강조했다고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두 분이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주 대화하고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풀려고 하는 새로운 형태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란의 시기에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 대표의 말에 더해 ‘협치’를 언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 구성 이슈를 다시 꺼냈습니다.

21대 총선이 끝나고 원 구성을 하는 과정 속에서 지켜오던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의 양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이 대표 당선 축하인사를 하며 ‘원구성 재협상’ 필요성을 꺼냈는데, 이후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1일) 이 대표가 당선인사차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5,6월 원구성 협상 당시)계속됐던 우여곡절을 똑같이 반복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고, 이후 양당은 접점을 찾지 못했던 겁니다.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김 위원장이 오늘 다시 열흘 만에 원 구성 얘기를 꺼낸 것은 다음 주부터 본격 시작될 정기국회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핵심인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을 상황에서 원 구성 문제를 상기시킴으로써 여당의 ‘협치’ 주장이 진정성 없는 것이라는 점을 선전하는 한편, ‘거대여당 독식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취재진이 퇴장한 뒤 계속된 비공개 회동에서 이 대표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우여곡절을 반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그간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현안이 풀리지 않고 이어진다면 여야 긴장 관계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 ‘협치’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21대 첫 정기국회를 시작하고 있지만, 양당의 팽팽한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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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전 추경 처리 합의했지만…김종인 ‘원 구성’ 다시 꺼낸 이유는?
    • 입력 2020-09-10 17:38:08
    취재K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0일)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첫 오찬 회동을 했습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 1일 김 위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두 대표자가 공식 오찬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먹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박 의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서 국민 통합 협치의 큰 틀을 마중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협치를 당부하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정기국회 내에 코로나19 민생법안에 대한 비쟁점 법안들은 모두 합의 처리를 기대한다고 했고, 4차 추경이 절박하다며 추석 전 긴급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 여야, 재난지원금 ‘추석 이전’ 지급 노력 합의


이번 회동의 핵심 주제는 단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였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4차 추경과 관련해 “추석 이전에 모든 것이 집행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다음 주 주말 18일까지는 추경이 처리되었으면 한다”며 조속한 추경 처리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당의 4.15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에서 국민의힘과 공통된 것을 추려보니 37개 정도였다며, 정기국회 안에서 함께 노력해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정기국회의 당면한 선결 과제는 추석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용 자체가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는 한 처리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한 시간여에 걸친 회동 끝에 박 의장과 이 대표, 김 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도 발표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에 많은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및 민생지원 관련 법안을 최대한 많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또 의장 주재 원내교섭단체 정당대표 정례회의를 월 1회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가 언급했던 지난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 중 공통 사안도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 여야 ‘협치’ 강조 속 ‘원 구성’ 협상 이어질까?


여야가 합의문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강조했던 것, 역시 ‘협치’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이 협치를 많이 강조했다고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두 분이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주 대화하고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풀려고 하는 새로운 형태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란의 시기에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 대표의 말에 더해 ‘협치’를 언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 구성 이슈를 다시 꺼냈습니다.

21대 총선이 끝나고 원 구성을 하는 과정 속에서 지켜오던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의 양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이 대표 당선 축하인사를 하며 ‘원구성 재협상’ 필요성을 꺼냈는데, 이후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1일) 이 대표가 당선인사차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5,6월 원구성 협상 당시)계속됐던 우여곡절을 똑같이 반복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고, 이후 양당은 접점을 찾지 못했던 겁니다.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김 위원장이 오늘 다시 열흘 만에 원 구성 얘기를 꺼낸 것은 다음 주부터 본격 시작될 정기국회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핵심인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을 상황에서 원 구성 문제를 상기시킴으로써 여당의 ‘협치’ 주장이 진정성 없는 것이라는 점을 선전하는 한편, ‘거대여당 독식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취재진이 퇴장한 뒤 계속된 비공개 회동에서 이 대표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우여곡절을 반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그간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현안이 풀리지 않고 이어진다면 여야 긴장 관계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 ‘협치’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21대 첫 정기국회를 시작하고 있지만, 양당의 팽팽한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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