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 다시 ‘부메랑’ 될까?

입력 2020.09.12 (11:05) 수정 2020.09.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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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북극은 유례없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6월 말 절정에 이른 시베리아발 고온현상으로 7월 들어 역대 가장 많은 북극의 바다 얼음이 사라졌습니다. 1979년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얼음이 녹았던 2012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요. 우리에게도 힘든 여름이었습니다. 추후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북극의 '부메랑'은 54일이라는 최장기 장마와 태풍 3개의 북상을 불러왔습니다.

일단 북극 얼음은 8월 이후부터 조금씩 녹는 속도가 더뎌졌지만, 이제 우리의 시계는 북극의 얼음이 1년 중 가장 많이 녹아 사라지는 9월 중순에 와있습니다. 과거 2012년 9월 16일 북극의 얼음 면적은 338만㎢로 역대 최소였습니다. 올해는 9월 9일 기준으로 379만㎢까지 줄었는데 앞으로 녹는 속도가 유지되거나, 더 빨라지면 2012년에 버금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여름 북극 얼음 면적(파란색)이 역대 최대로 녹았던 2012년(점선)과 비교해 7월에 더 많이 녹았다. 올여름 북극 얼음 면적(파란색)이 역대 최대로 녹았던 2012년(점선)과 비교해 7월에 더 많이 녹았다.

■북극의 '얼음' 없는 여름, '항로' 열리고 '빙붕' 사라지고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으면서 올여름 북극항로도 완전히 열렸습니다. 외신에서는 북극이 '얼음 없는'(ice free) 여름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름 더위가 한창인 7월 북극 보퍼트해와 축치해(Chukchi Sea) 근처 알래스카 해빙은 모두 녹았고 북서항로가 뚫렸습니다.

캐나다 밀른 빙붕이 붕괴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도 포착됐다. [출처: Sentinels Scientific Data]캐나다 밀른 빙붕이 붕괴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도 포착됐다. [출처: Sentinels Scientific Data]

8월 초에는 캐나다 엘즈미어섬에서 4,000년 넘은 '밀른 빙붕'(Milne Ice Shelf)이 붕괴됐습니다. 빙붕은 대륙의 얼음이 바다와 만나며 평평하게 얼어붙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뜻하는데요.

빙붕하면 남극을 떠올리지만, 북극권의 그린란드나 캐나다, 러시아에도 존재합니다. 밀른 빙붕은 미국 맨해튼 크기로 북극권에서 두 번째로 큰 빙붕이었는데, 무려 4000년을 버틴 빙붕이 올여름 기록적인 고온에 부서져 버린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8월 북극의 얼음 분포를 알 수 있습니다. 예년(분홍색 선)과 비교해 알래스카와 유라시아 부근의 얼음이 특히 적은 상태인데요. 앞으로 이 지역에서 여러 해 동안 반복해서 얼어붙은 '다년생' 얼음이 얼마나 더 녹느냐에 따라 올해 가을 최소 면적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2배 빠른 북극의 온난화, 2035년에 얼음 모두 녹는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는 북극의 얼음이 최대로 녹았다는 기사를 접합니다. 해마다 변동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심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산업화 이후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이 1도가량 높아질 때 북극에서는 2도 이상 기온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북극에서는 0.75도의 기온 상승이 나타났는데요. 북극 해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북극 베링해의 얼음이 보통 8달 정도는 존재했는데 최근 들어 겨우 서너 달 볼 수 있는 게 전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습니다. 지난달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는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 등 유럽의 기후학자들이 새로운 기후 모델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이 2035년이 될 거라고 발표했는데요. 지금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때쯤이면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거라는 얘기입니다.

연구팀은 "UN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이 시점을 2050년 정도로 내다봤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5년밖에 없고 가능한 한 빨리 저탄소 시대를 열기 위해 전 세계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극발 기후변화, 전 세계 대기와 해류에 영향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15년 뒤 모두 사라진다는 예측에 과학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북극은 지구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북극의 변화는 대기와 해류의 순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북극에서 시작된 공기의 순환은 북반구 전체의 기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폭염이나 한파, 미세먼지 같은 재해와도 관련이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인근 해수의 염분이 낮아지고 결국 해류의 순환에 영향을 주는데 해류는 기후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북극 인근 캐나다 해역에서는 바닷물의 담수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반대로 유라시아에서는 염도가 더 높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현상이 유라시아 지역의 태풍 순환이나 북반구 중위도의 편서풍에도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녹은 연못' 효과로 북극 해빙 붕괴 초래

이번 연구는 과거 마지막 간빙기였던 13만 년 전을 모델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지구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변화하며 더 많은 태양 빛을 받게 됐고 기온이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북극 해저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북극의 기온은 지금보다 다소 높았고 여름철 얼음도 모두 녹아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모델의 예측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북극의 바다 얼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말했습니다.

과거 간빙기 때 북극의 얼음이 더 빠르게 사라진 원인으로 '녹은 연못'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간빙기 때 북극의 얼음이 더 빠르게 사라진 원인으로 '녹은 연못'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녹은 연못'(melt pond) 효과였습니다. 늦봄에서 여름 사이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얼음 주위로 연못 같은 푸른 웅덩이가 생기는데요. 주변의 눈이나 얼음보다 햇빛 반사율이 낮아서 더 많은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그 결과 더 많은 얼음이 녹으면서 연못이 커지게 되고 결국 해빙의 붕괴를 가져오는데요. 13만 년 전 마지막 간빙기 때에도 '녹은 연못'에 의해 급속도로 북극의 얼음이 사라진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지었습니다.

그동안 이러한 효과가 반영되지 못한 모델에서는 과거 간빙기 때 북극의 얼음이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링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본다면 북극 얼음이 다 사라지는 시기가 2035년부터가 될 것이고 물론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극 얼음 최대로 녹으면 한파?...지역에 따라 달라

북극발 고온 현상으로 올여름 중위도 대기가 정체되면서 우리나라에선 긴 장마에, 태풍의 길도 계속 열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북서쪽에서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밀려와 갑자기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데요. 이제 관심은 북극의 영향이 앞으로도 강하게 지속될지, 올겨울이 추워질지에 쏠립니다. 북극이 또다시 '부메랑'이 될까요?

북극의 얼음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의 겨울 한파에는 시베리아 북쪽 카라-바렌츠해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지역의 고온현상으로 얼음이 많이 사라지면 보름 정도 뒤 동아시아에
추위가 밀려올 수 있다는 건데요. 올해 기록적으로 많은 얼음이 녹은 축치해의 경우 북미 지역에 추운 겨울을 몰고 올 수 있는데요. 북극해의 어느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심한지에 따라 추위를 몰고 오는 지역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겨울을 되돌아보면 역대 가장 따뜻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겨울답지 않은 겨울을 보냈는데, 1월 2일 노르웨이의 낮 최고기온이 19도로 평년보다 25도나 높았고 2월 9일 남극에서도 20.75도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1월 기온은 관측 이후 가장 높았고 겨우내 눈 대신 비만 내리는
'이상한' 겨울이었습니다.

여름 역시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시베리아에서는 6월 말 38도라는 최고기온 기록이 세워졌고
우리는 6월보다 선선한 7월을 보낸 데다가 이례적인 장마와 태풍을 겪었는데요. 현재의 기후위기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어떤 기상이변이 찾아온다고 해도 더 이상 이례적이지도, 불가능하지도 않을 겁니다.

자꾸 북극 얘기를 하는 이유는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 사라지면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순환 자체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 지역마다 극단적인 날씨가 속출하게 될 텐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5년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유럽의 기후학자들이 경고했듯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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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 다시 ‘부메랑’ 될까?
    • 입력 2020-09-12 11:05:19
    • 수정2020-09-23 08:38:27
    취재K

올여름 북극은 유례없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6월 말 절정에 이른 시베리아발 고온현상으로 7월 들어 역대 가장 많은 북극의 바다 얼음이 사라졌습니다. 1979년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얼음이 녹았던 2012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요. 우리에게도 힘든 여름이었습니다. 추후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북극의 '부메랑'은 54일이라는 최장기 장마와 태풍 3개의 북상을 불러왔습니다.

일단 북극 얼음은 8월 이후부터 조금씩 녹는 속도가 더뎌졌지만, 이제 우리의 시계는 북극의 얼음이 1년 중 가장 많이 녹아 사라지는 9월 중순에 와있습니다. 과거 2012년 9월 16일 북극의 얼음 면적은 338만㎢로 역대 최소였습니다. 올해는 9월 9일 기준으로 379만㎢까지 줄었는데 앞으로 녹는 속도가 유지되거나, 더 빨라지면 2012년에 버금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여름 북극 얼음 면적(파란색)이 역대 최대로 녹았던 2012년(점선)과 비교해 7월에 더 많이 녹았다.
■북극의 '얼음' 없는 여름, '항로' 열리고 '빙붕' 사라지고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으면서 올여름 북극항로도 완전히 열렸습니다. 외신에서는 북극이 '얼음 없는'(ice free) 여름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름 더위가 한창인 7월 북극 보퍼트해와 축치해(Chukchi Sea) 근처 알래스카 해빙은 모두 녹았고 북서항로가 뚫렸습니다.

캐나다 밀른 빙붕이 붕괴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도 포착됐다. [출처: Sentinels Scientific Data]
8월 초에는 캐나다 엘즈미어섬에서 4,000년 넘은 '밀른 빙붕'(Milne Ice Shelf)이 붕괴됐습니다. 빙붕은 대륙의 얼음이 바다와 만나며 평평하게 얼어붙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뜻하는데요.

빙붕하면 남극을 떠올리지만, 북극권의 그린란드나 캐나다, 러시아에도 존재합니다. 밀른 빙붕은 미국 맨해튼 크기로 북극권에서 두 번째로 큰 빙붕이었는데, 무려 4000년을 버틴 빙붕이 올여름 기록적인 고온에 부서져 버린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8월 북극의 얼음 분포를 알 수 있습니다. 예년(분홍색 선)과 비교해 알래스카와 유라시아 부근의 얼음이 특히 적은 상태인데요. 앞으로 이 지역에서 여러 해 동안 반복해서 얼어붙은 '다년생' 얼음이 얼마나 더 녹느냐에 따라 올해 가을 최소 면적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2배 빠른 북극의 온난화, 2035년에 얼음 모두 녹는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는 북극의 얼음이 최대로 녹았다는 기사를 접합니다. 해마다 변동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심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산업화 이후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이 1도가량 높아질 때 북극에서는 2도 이상 기온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북극에서는 0.75도의 기온 상승이 나타났는데요. 북극 해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북극 베링해의 얼음이 보통 8달 정도는 존재했는데 최근 들어 겨우 서너 달 볼 수 있는 게 전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습니다. 지난달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는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 등 유럽의 기후학자들이 새로운 기후 모델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이 2035년이 될 거라고 발표했는데요. 지금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때쯤이면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거라는 얘기입니다.

연구팀은 "UN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이 시점을 2050년 정도로 내다봤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5년밖에 없고 가능한 한 빨리 저탄소 시대를 열기 위해 전 세계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극발 기후변화, 전 세계 대기와 해류에 영향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15년 뒤 모두 사라진다는 예측에 과학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북극은 지구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북극의 변화는 대기와 해류의 순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북극에서 시작된 공기의 순환은 북반구 전체의 기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폭염이나 한파, 미세먼지 같은 재해와도 관련이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인근 해수의 염분이 낮아지고 결국 해류의 순환에 영향을 주는데 해류는 기후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북극 인근 캐나다 해역에서는 바닷물의 담수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반대로 유라시아에서는 염도가 더 높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현상이 유라시아 지역의 태풍 순환이나 북반구 중위도의 편서풍에도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녹은 연못' 효과로 북극 해빙 붕괴 초래

이번 연구는 과거 마지막 간빙기였던 13만 년 전을 모델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지구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변화하며 더 많은 태양 빛을 받게 됐고 기온이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북극 해저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북극의 기온은 지금보다 다소 높았고 여름철 얼음도 모두 녹아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모델의 예측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북극의 바다 얼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말했습니다.

과거 간빙기 때 북극의 얼음이 더 빠르게 사라진 원인으로 '녹은 연못'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녹은 연못'(melt pond) 효과였습니다. 늦봄에서 여름 사이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얼음 주위로 연못 같은 푸른 웅덩이가 생기는데요. 주변의 눈이나 얼음보다 햇빛 반사율이 낮아서 더 많은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그 결과 더 많은 얼음이 녹으면서 연못이 커지게 되고 결국 해빙의 붕괴를 가져오는데요. 13만 년 전 마지막 간빙기 때에도 '녹은 연못'에 의해 급속도로 북극의 얼음이 사라진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지었습니다.

그동안 이러한 효과가 반영되지 못한 모델에서는 과거 간빙기 때 북극의 얼음이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링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본다면 북극 얼음이 다 사라지는 시기가 2035년부터가 될 것이고 물론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극 얼음 최대로 녹으면 한파?...지역에 따라 달라

북극발 고온 현상으로 올여름 중위도 대기가 정체되면서 우리나라에선 긴 장마에, 태풍의 길도 계속 열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북서쪽에서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밀려와 갑자기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데요. 이제 관심은 북극의 영향이 앞으로도 강하게 지속될지, 올겨울이 추워질지에 쏠립니다. 북극이 또다시 '부메랑'이 될까요?

북극의 얼음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의 겨울 한파에는 시베리아 북쪽 카라-바렌츠해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지역의 고온현상으로 얼음이 많이 사라지면 보름 정도 뒤 동아시아에
추위가 밀려올 수 있다는 건데요. 올해 기록적으로 많은 얼음이 녹은 축치해의 경우 북미 지역에 추운 겨울을 몰고 올 수 있는데요. 북극해의 어느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심한지에 따라 추위를 몰고 오는 지역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겨울을 되돌아보면 역대 가장 따뜻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겨울답지 않은 겨울을 보냈는데, 1월 2일 노르웨이의 낮 최고기온이 19도로 평년보다 25도나 높았고 2월 9일 남극에서도 20.75도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1월 기온은 관측 이후 가장 높았고 겨우내 눈 대신 비만 내리는
'이상한' 겨울이었습니다.

여름 역시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시베리아에서는 6월 말 38도라는 최고기온 기록이 세워졌고
우리는 6월보다 선선한 7월을 보낸 데다가 이례적인 장마와 태풍을 겪었는데요. 현재의 기후위기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어떤 기상이변이 찾아온다고 해도 더 이상 이례적이지도, 불가능하지도 않을 겁니다.

자꾸 북극 얘기를 하는 이유는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 사라지면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순환 자체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 지역마다 극단적인 날씨가 속출하게 될 텐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5년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유럽의 기후학자들이 경고했듯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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