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美 산불 ‘네 탓’…“산림 관리 부실” vs “기후방화범”

입력 2020.09.15 (09:23) 수정 2020.09.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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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전국합동화재센터(NIFC) 집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12일까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3개 주 1만9천125㎢를 태웠습니다.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 산불로 현재 최소 35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 같은 엄청난 피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 간에 설전과 선거 운동이 치열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해당 주 주지사가 산림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고, 바이든 후보는 산불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기후방화범’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미 서부 산불 “계속 확산”…바이든 “기후변화 이해하는 대통령 필요”


트럼프 새크라멘토 방문 “더 시원해질 것…과학은 안다고 생각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14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방문해 산불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이 주지사로 있는 곳입니다.

이 자리에서 웨이드 크로풋 캘리포니아주 천연자원부 장관은 산불은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그것이 우리의 숲에 어떤 의미인지를 인식하고 협력하고 싶다. 과학이 핵심”이라며 말했고, 뉴섬 주지사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건조함도 높아진다면서 “기후변화가 진짜라는 과학을 옹호한다”고 크로풋 장관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반응은 언제나 그렇든 기후변화에 차가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날씨가 “점점 더 시원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냥 지켜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크로풋 장관이 “과학이 당신의 의견에 동의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나는 과학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네바다주 유세에서도 산불이 “산림 관리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는 핀란드, 오스트리아처럼 숲이 많은 “산림 국가”가 있지만, 이런 문제가 없다며 ‘기후 변화’ 보다는 ‘관리 부실’을 탓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트럼프 기후방화범…재선되면 지옥 같은 일 더 흔해질 것”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현지시각 14일 델라웨어주 자연사박물관 앞에서 연설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후방화범’이라고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서부는 말 그대로 화염에 휩싸여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집과 동네가 불타고 있는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그가 재선되면 이런 지옥 같은 일들이 더 흔해지고 더 심해지고 더 치명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후방화범에 4년을 더 주면 미국이 더 불탄다고 해도 놀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 부정이 비양심적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피해자를) 고르지 않는다. 당파적 현상이 아니라 과학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응도 마찬가지로 과학에 따른 것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언론, ‘산불’ 트럼프에게도 기회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그러나 이번 산불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연방 권한을 결집해 주민에게 원조를 제공할 기회”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 1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서부 산불을 언급하지 않다가 11일 침묵을 깨고 소방관과 긴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했습니다.

‘스윙 스테이트’ 즉 경합 주가 아니고, 로이터의 분석대로 민주당 텃밭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신경을 크게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상 이변의 연속? 이번에는 허리케인 미 남부 접근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선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10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와중에 최대 600㎜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샐리가 루이지애나주 동남부에 현지시각 15일 상륙해 미시시피주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미 국립허리케인센터가 예보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는 해안 저지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샐리 이동 경로에 놓인 앨라배마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홍수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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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5 09:23:26
    • 수정2020-09-15 10: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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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전국합동화재센터(NIFC) 집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12일까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3개 주 1만9천125㎢를 태웠습니다.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 산불로 현재 최소 35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 같은 엄청난 피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 간에 설전과 선거 운동이 치열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해당 주 주지사가 산림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고, 바이든 후보는 산불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기후방화범’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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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크라멘토 방문 “더 시원해질 것…과학은 안다고 생각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14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방문해 산불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이 주지사로 있는 곳입니다.

이 자리에서 웨이드 크로풋 캘리포니아주 천연자원부 장관은 산불은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그것이 우리의 숲에 어떤 의미인지를 인식하고 협력하고 싶다. 과학이 핵심”이라며 말했고, 뉴섬 주지사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건조함도 높아진다면서 “기후변화가 진짜라는 과학을 옹호한다”고 크로풋 장관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반응은 언제나 그렇든 기후변화에 차가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날씨가 “점점 더 시원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냥 지켜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크로풋 장관이 “과학이 당신의 의견에 동의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나는 과학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네바다주 유세에서도 산불이 “산림 관리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는 핀란드, 오스트리아처럼 숲이 많은 “산림 국가”가 있지만, 이런 문제가 없다며 ‘기후 변화’ 보다는 ‘관리 부실’을 탓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트럼프 기후방화범…재선되면 지옥 같은 일 더 흔해질 것”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현지시각 14일 델라웨어주 자연사박물관 앞에서 연설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후방화범’이라고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서부는 말 그대로 화염에 휩싸여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집과 동네가 불타고 있는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그가 재선되면 이런 지옥 같은 일들이 더 흔해지고 더 심해지고 더 치명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후방화범에 4년을 더 주면 미국이 더 불탄다고 해도 놀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 부정이 비양심적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피해자를) 고르지 않는다. 당파적 현상이 아니라 과학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응도 마찬가지로 과학에 따른 것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언론, ‘산불’ 트럼프에게도 기회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그러나 이번 산불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연방 권한을 결집해 주민에게 원조를 제공할 기회”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 1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서부 산불을 언급하지 않다가 11일 침묵을 깨고 소방관과 긴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했습니다.

‘스윙 스테이트’ 즉 경합 주가 아니고, 로이터의 분석대로 민주당 텃밭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신경을 크게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상 이변의 연속? 이번에는 허리케인 미 남부 접근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선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10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와중에 최대 600㎜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샐리가 루이지애나주 동남부에 현지시각 15일 상륙해 미시시피주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미 국립허리케인센터가 예보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는 해안 저지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샐리 이동 경로에 놓인 앨라배마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홍수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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