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라노스? 사기논란 니콜라 의혹과 해명 살펴보니…

입력 2020.09.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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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논란'에 휩싸인 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가 지난 14일(현지시각) 나흘 만에 해명에 나섰습니다.

참고☞ [영상] “니콜라 수소차는 최악의 사기”…힌덴버그 리서치에 담긴 내용

해명은 A4용지 6장 분량입니다. 그런데 해명 글을 다 읽어도 힌덴버그 리서치가 제기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습니다. 엉성한 해명에 일부 미국 언론은 조롱 섞인 논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요 의혹 제기와, 니콜라의 해명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①2016년 시장에 공개했던 '니콜라원'은 껍데기?

니콜라원은 니콜라가 2016년 시장에 공개한 수소 세미트럭입니다. 당시 니콜라는 니콜라원을 두고 "수소로 작동하는 진짜 트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힌덴버그는 이 트럭이 실제로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였으며, 수소 연료 전지 등 핵심 동력 장치와 부품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역시 올해 6월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니콜라원'에는 기어와 모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소 연료전지가 없었다. 니콜라의 제품 생산 능력에 의문 투성"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진짜 트럭"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도록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대신 다른 자동차 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②핵심부품 인버터는 누구 제품?

수소 트럭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로 인버터가 있습니다. 니콜라는 그동안 인버터를 자체생산한다며 동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쓰면서 자사 제품인 양 타사 상표를 숨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버터를 만들 기술력이 없다는 겁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영상 속 인버터가 '자체 생산'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③언덕 위에서 트럭 밀었다?

힌덴버그 리서치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입니다.

니콜라는 2018년 한 영상을 공개합니다. 니콜라원이 미국 유타주의 한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니콜라 트럭이 금방이라도 양산에 돌입할 것만 같습니다.


힌덴버그는 "수소 트럭의 주행 영상은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가 굴린 것"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재현해봤다고도 했습니다. 자체 추진력이 없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겁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트럭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광고용으로 촬영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런 사실을 투자자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첨언했습니다.

이런 니콜라의 성명을 놓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회사 이름으로 니콜라보다 '뉴턴'이 더 적합할 것 같다"며 비꼬았습니다. 언덕 위에서 트럭을 굴린 니콜라에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을 덧붙인 겁니다.

시장 일각에선 실리콘밸리 최악의 사기극으로 꼽히는 '테라노스'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미국 바이어 벤처기업 테라노스는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한다'고 홍보하며 한때 기업가치 10조 원을 웃돌았지만, 모든 것이 사기로 드러나며 문을 닫았습니다.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전 테라노스 CEO 엘리자베스 홈스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니콜라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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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테라노스? 사기논란 니콜라 의혹과 해명 살펴보니…
    • 입력 2020-09-16 08:00:17
    취재K
'사기 논란'에 휩싸인 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가 지난 14일(현지시각) 나흘 만에 해명에 나섰습니다.

참고☞ [영상] “니콜라 수소차는 최악의 사기”…힌덴버그 리서치에 담긴 내용

해명은 A4용지 6장 분량입니다. 그런데 해명 글을 다 읽어도 힌덴버그 리서치가 제기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습니다. 엉성한 해명에 일부 미국 언론은 조롱 섞인 논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요 의혹 제기와, 니콜라의 해명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①2016년 시장에 공개했던 '니콜라원'은 껍데기?

니콜라원은 니콜라가 2016년 시장에 공개한 수소 세미트럭입니다. 당시 니콜라는 니콜라원을 두고 "수소로 작동하는 진짜 트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힌덴버그는 이 트럭이 실제로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였으며, 수소 연료 전지 등 핵심 동력 장치와 부품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역시 올해 6월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니콜라원'에는 기어와 모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소 연료전지가 없었다. 니콜라의 제품 생산 능력에 의문 투성"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진짜 트럭"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도록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대신 다른 자동차 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②핵심부품 인버터는 누구 제품?

수소 트럭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로 인버터가 있습니다. 니콜라는 그동안 인버터를 자체생산한다며 동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쓰면서 자사 제품인 양 타사 상표를 숨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버터를 만들 기술력이 없다는 겁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영상 속 인버터가 '자체 생산'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③언덕 위에서 트럭 밀었다?

힌덴버그 리서치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입니다.

니콜라는 2018년 한 영상을 공개합니다. 니콜라원이 미국 유타주의 한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니콜라 트럭이 금방이라도 양산에 돌입할 것만 같습니다.


힌덴버그는 "수소 트럭의 주행 영상은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가 굴린 것"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재현해봤다고도 했습니다. 자체 추진력이 없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겁니다.

-> 이와 관련, 니콜라는 "트럭이 자체 추진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광고용으로 촬영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런 사실을 투자자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첨언했습니다.

이런 니콜라의 성명을 놓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회사 이름으로 니콜라보다 '뉴턴'이 더 적합할 것 같다"며 비꼬았습니다. 언덕 위에서 트럭을 굴린 니콜라에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을 덧붙인 겁니다.

시장 일각에선 실리콘밸리 최악의 사기극으로 꼽히는 '테라노스'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미국 바이어 벤처기업 테라노스는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한다'고 홍보하며 한때 기업가치 10조 원을 웃돌았지만, 모든 것이 사기로 드러나며 문을 닫았습니다.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전 테라노스 CEO 엘리자베스 홈스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니콜라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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