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코로나 방역’ 반발…세계 보건 당국자에 ‘살해 위협’ 잇따라

입력 2020.09.16 (10:12) 수정 2020.09.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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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처의 최전선에 있는 세계 보건 당국자들이 살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워싱턴포스트가 현지시각 15일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 보건 당국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이거나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각국 시민들에게 조언과 통제를 시도하면서, 욕설부터 시작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Anthony S. Fauci)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지난달 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뿐만 아니라 딸, 가족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라며, “보건 원칙에 대해 그토록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라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 최고 보건책임자 지넷 영. 사진출처 : AP·워싱턴포스트호주 퀸즐랜드 최고 보건책임자 지넷 영. 사진출처 : AP·워싱턴포스트

최근에는 호주 퀸즐랜드의 최고 보건 책임자인 지넷 영(Jeannette Young)이 살해 위협에 직면했다고 호주 언론들과 영국 더가디언 등이 현지시각 14일 전했습니다.

지넷 영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웃 주와 퀸즐랜드와의 경계를 폐쇄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이 가족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 같은 강경한 조처에 반발해 지넷 영에 대해 살해 위협을 포함한 극단적인 욕설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지넷 영은 현재 자택을 포함해 모든 이동 경로에서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고 더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독일의 사회민주당 보건 전문가인 칼 로터바흐(Karl Lauterbach)는 지난봄 국가 통제와 학교 폐쇄 등 엄격한 조치에 찬성한 이후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전했습니다.

독일 코로나19 대응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베를린 병원의 바이러스 학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텐(Christian Drosten)도 유사한 위협을 받았는데, 특히 학교 폐쇄에 대한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해 그를 비판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스웨덴의 이른바 느슨한 코로나19 대응인 '집단 면역'식 접근법의 설계자인 공중보건국 전염병 학자인 안데르스 테그넬(Anders Tegnell) 역시 많은 전염병 학자와 건강 전문가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그와 그의 가족이 전화와 이메일,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경찰에 알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건 담당 공무원이 옷을 벗는 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여름 초 미국 카운티 및 시 보건 공무원 협회는 코로나19가 2020년 1월에 시작된 이후 몇 달 동안 미국에서 최소 24명의 공중 보건 공무원이 퇴직 또는 퇴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미국 전역에서 공중 보건부 관리와 직원들이 신체적 위협을 받고 정치적으로 희생 당했다. 많은 사람이 실제 또는 인지된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도하기 위해서 경력을 중단해야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켄터키 주의 한 카운티에서는 잇따른 부정적 의견과 살해 협박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한 코로나19 정보 제공을 2주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보건 당국자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 역시 위협을 받거나 심지어 물리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 4월 호주 당국자는 이러한 위협을 피하고자 간호사들에게 근무지 밖에서는 위생복을 입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음모 이론과 마스크 강제와 폐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와 온라인 증오 발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끝을 볼 수 없습니다. 모두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살해 협박에 직면한 지넷 영은 지난 14일 더 가디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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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9-16 10: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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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처의 최전선에 있는 세계 보건 당국자들이 살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워싱턴포스트가 현지시각 15일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 보건 당국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이거나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각국 시민들에게 조언과 통제를 시도하면서, 욕설부터 시작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Anthony S. Fauci)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지난달 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뿐만 아니라 딸, 가족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라며, “보건 원칙에 대해 그토록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라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 최고 보건책임자 지넷 영. 사진출처 : AP·워싱턴포스트
최근에는 호주 퀸즐랜드의 최고 보건 책임자인 지넷 영(Jeannette Young)이 살해 위협에 직면했다고 호주 언론들과 영국 더가디언 등이 현지시각 14일 전했습니다.

지넷 영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웃 주와 퀸즐랜드와의 경계를 폐쇄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이 가족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 같은 강경한 조처에 반발해 지넷 영에 대해 살해 위협을 포함한 극단적인 욕설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지넷 영은 현재 자택을 포함해 모든 이동 경로에서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고 더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독일의 사회민주당 보건 전문가인 칼 로터바흐(Karl Lauterbach)는 지난봄 국가 통제와 학교 폐쇄 등 엄격한 조치에 찬성한 이후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전했습니다.

독일 코로나19 대응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베를린 병원의 바이러스 학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텐(Christian Drosten)도 유사한 위협을 받았는데, 특히 학교 폐쇄에 대한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해 그를 비판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스웨덴의 이른바 느슨한 코로나19 대응인 '집단 면역'식 접근법의 설계자인 공중보건국 전염병 학자인 안데르스 테그넬(Anders Tegnell) 역시 많은 전염병 학자와 건강 전문가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그와 그의 가족이 전화와 이메일,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경찰에 알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건 담당 공무원이 옷을 벗는 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여름 초 미국 카운티 및 시 보건 공무원 협회는 코로나19가 2020년 1월에 시작된 이후 몇 달 동안 미국에서 최소 24명의 공중 보건 공무원이 퇴직 또는 퇴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미국 전역에서 공중 보건부 관리와 직원들이 신체적 위협을 받고 정치적으로 희생 당했다. 많은 사람이 실제 또는 인지된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도하기 위해서 경력을 중단해야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켄터키 주의 한 카운티에서는 잇따른 부정적 의견과 살해 협박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한 코로나19 정보 제공을 2주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보건 당국자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 역시 위협을 받거나 심지어 물리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 4월 호주 당국자는 이러한 위협을 피하고자 간호사들에게 근무지 밖에서는 위생복을 입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음모 이론과 마스크 강제와 폐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와 온라인 증오 발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끝을 볼 수 없습니다. 모두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살해 협박에 직면한 지넷 영은 지난 14일 더 가디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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