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대위’…추미애 아들 ‘휴가 특혜’ 의혹 풀 키맨?

입력 2020.09.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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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추 장관의 아들 서 모 씨, 당시 당직 사병, 군 관계자, 추 장관 의원 시절 보좌관 등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15일엔 국방부 민원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추 장관 자녀들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아들 휴가 특혜' 의혹, '아들 통역병·자대배치 청탁' 의혹, '딸 비자 청탁' 의혹인데, 검찰은 이 가운데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잇따라 관련자들을 소환하고 있고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민원실 전화 녹취파일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한 만큼 혐의 유무를 비롯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의 향방을 가를 몇 가지 쟁점들을 짚어봤습니다.


■당직 사병이 지목한 '낯선 대위'의 정체는

2017년 6월 25일 서 씨가 복무하던 카투사 부대의 당직 사병이었던 현 모 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서 씨가 병가(휴가) 종료인 23일에 복귀하지 않았고, 25일에서야 얼굴을 잘 모르는 대위가 찾아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부대에 복귀했어야 함에도 복귀하지 않고, 이후 부당한 방법으로 휴가를 받아냈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은 우선 현 씨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한 '얼굴을 잘 모르는 대위'가 누구인지를 특정하는데 수사력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검찰은 관계자들의 진술과 정황 등을 재구성했고 이 '낯선 대위'가 미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였던 A 대위였던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추 장관 아들 서 씨는 미2사단 지역대 사단본부중대에서 복무했는데요. A 대위는 서 씨의 직속상관이 아니라, 상급 부대의 장교였던 셈입니다.

■상급 부대 장교가 왜 휴가 처리를 지시했나

그렇다면 직속 상관도 아닌 상급부대의 장교가 왜 서 씨의 휴가 처리에 관여하게 된 것일까요.

A 대위는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에 추미애 당시 의원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으나, 검찰이 이를 조서에서 누락했다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신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대위는 신 의원실 관계자가 "그때 추미애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 연장되느냐 문의전화가 왔다고 그랬죠"라고 묻자 "예"라고 답했습니다. 또, "다만 왜 추미애 보좌관님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보좌관을 현재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 모 씨로 특정하고, 최 씨를 지난 주말 소환했습니다. 최 씨와 A 대위가 당시 서 씨의 휴가 처리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또 이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은 없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섭니다.

검찰은 최 씨와 A 대위의 말이 서로 100% 일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A 대위의 일부진술이 수시로 바뀌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는 등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파악했습니다. 이렇듯 사건 관계자들의 기억이 부정확하고 일부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검찰은 당시 상황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건 누구였나

또 이 당시 서 씨의 병가를 연장하기 위해 추 장관 부부 중 한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 역시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앞서 국방부 인사복지실이 만든 보고용 참고 자료가 하나 유출된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문서에는 당시 지원반장이 작성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요.

'병가가 종료되었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문의를 함. 병가 출발 전 병가는 한 달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인지시켜주었음에도 본인으로서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과 상의를 하였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2017.06.15)'이라는 내용입니다.

추 장관 부부 중 누군가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다는 의혹의 근거가 되는 겁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15일, 국방부 청사 내 민원실과 국방전산정보원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압수수색을 통해 국방부 민원실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검찰은 서 씨 휴가와 관련한 민원 전화가 정말 있는지, 했다면 누가 한 것인지, 또 그 내용은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서 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문의든 부탁이든 전화가 왔는데 이름은 추미애 장관의 남편으로 기록돼 있지만, 목소리는 여자였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서 씨 측은 "신 의원의 주장은 마치 추미애 장관이 직접 전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추기는 악의적 주장"이라며 "또다시 익명의 제보자를 내세워 또 다른 의혹을 부풀리는 것에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추미애 장관, 검찰 조사 받게 될까

검찰이 추 장관의 개입 정황을 어느 정도 밝혀낸다면, 추 장관 역시 직접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뚜렷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 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것은 검찰로서도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는 만큼, 검찰은 막판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수사를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이번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하게 될지, 수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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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대위’…추미애 아들 ‘휴가 특혜’ 의혹 풀 키맨?
    • 입력 2020-09-17 07:00:15
    취재K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추 장관의 아들 서 모 씨, 당시 당직 사병, 군 관계자, 추 장관 의원 시절 보좌관 등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15일엔 국방부 민원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추 장관 자녀들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아들 휴가 특혜' 의혹, '아들 통역병·자대배치 청탁' 의혹, '딸 비자 청탁' 의혹인데, 검찰은 이 가운데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잇따라 관련자들을 소환하고 있고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민원실 전화 녹취파일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한 만큼 혐의 유무를 비롯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의 향방을 가를 몇 가지 쟁점들을 짚어봤습니다.


■당직 사병이 지목한 '낯선 대위'의 정체는

2017년 6월 25일 서 씨가 복무하던 카투사 부대의 당직 사병이었던 현 모 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서 씨가 병가(휴가) 종료인 23일에 복귀하지 않았고, 25일에서야 얼굴을 잘 모르는 대위가 찾아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부대에 복귀했어야 함에도 복귀하지 않고, 이후 부당한 방법으로 휴가를 받아냈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은 우선 현 씨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한 '얼굴을 잘 모르는 대위'가 누구인지를 특정하는데 수사력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검찰은 관계자들의 진술과 정황 등을 재구성했고 이 '낯선 대위'가 미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였던 A 대위였던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추 장관 아들 서 씨는 미2사단 지역대 사단본부중대에서 복무했는데요. A 대위는 서 씨의 직속상관이 아니라, 상급 부대의 장교였던 셈입니다.

■상급 부대 장교가 왜 휴가 처리를 지시했나

그렇다면 직속 상관도 아닌 상급부대의 장교가 왜 서 씨의 휴가 처리에 관여하게 된 것일까요.

A 대위는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에 추미애 당시 의원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으나, 검찰이 이를 조서에서 누락했다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신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대위는 신 의원실 관계자가 "그때 추미애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 연장되느냐 문의전화가 왔다고 그랬죠"라고 묻자 "예"라고 답했습니다. 또, "다만 왜 추미애 보좌관님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보좌관을 현재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 모 씨로 특정하고, 최 씨를 지난 주말 소환했습니다. 최 씨와 A 대위가 당시 서 씨의 휴가 처리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또 이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은 없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섭니다.

검찰은 최 씨와 A 대위의 말이 서로 100% 일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A 대위의 일부진술이 수시로 바뀌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는 등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파악했습니다. 이렇듯 사건 관계자들의 기억이 부정확하고 일부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검찰은 당시 상황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건 누구였나

또 이 당시 서 씨의 병가를 연장하기 위해 추 장관 부부 중 한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 역시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앞서 국방부 인사복지실이 만든 보고용 참고 자료가 하나 유출된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문서에는 당시 지원반장이 작성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요.

'병가가 종료되었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문의를 함. 병가 출발 전 병가는 한 달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인지시켜주었음에도 본인으로서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과 상의를 하였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2017.06.15)'이라는 내용입니다.

추 장관 부부 중 누군가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다는 의혹의 근거가 되는 겁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15일, 국방부 청사 내 민원실과 국방전산정보원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압수수색을 통해 국방부 민원실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검찰은 서 씨 휴가와 관련한 민원 전화가 정말 있는지, 했다면 누가 한 것인지, 또 그 내용은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서 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문의든 부탁이든 전화가 왔는데 이름은 추미애 장관의 남편으로 기록돼 있지만, 목소리는 여자였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서 씨 측은 "신 의원의 주장은 마치 추미애 장관이 직접 전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추기는 악의적 주장"이라며 "또다시 익명의 제보자를 내세워 또 다른 의혹을 부풀리는 것에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추미애 장관, 검찰 조사 받게 될까

검찰이 추 장관의 개입 정황을 어느 정도 밝혀낸다면, 추 장관 역시 직접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뚜렷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 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것은 검찰로서도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는 만큼, 검찰은 막판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수사를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이번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하게 될지, 수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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