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날린 김한석, ‘음성 녹음’으로 ‘라임 사태’ 세상에 알렸다

입력 2020.09.17 (14:35) 수정 2020.09.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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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금리 은행예금처럼 안정적인 상품이다."
"잘못될 가능성은 로또 당첨되는 것만큼 확률이 낮다. 그만큼 안정적이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한석 씨가 처음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 권유를 받으며 들었던 말입니다.

로또 당첨보다 낮다던 손실 가능성…현재 수익률은 -95%

김한석 씨는 오늘(1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한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라임 사건 관련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겁니다.

증인석에 선 김 씨는 "펀드를 처음 투자하는 데다가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돈이어서 안정적인 상품이냐고 물었는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원금손실(가능성) 0에 가깝고 잘못될 일 진짜 없다. 믿고 해봐라"는 말을 듣고 투자하게 됐다고 라임 펀드 투자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가입서류는 연필로 미리 쓰여있는 서류에 서명만 하는 식으로 작성했다"라며 "가입신청서, 투자확인서, 신탁계약서, 약관 등 펀드 가입 관련 서류는 늘 투자금이 입금되고 나서 몇 달 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2,000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거짓 설명을 하고 판매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한석 씨는 장 씨에게 라임 펀드 투자 권유를 받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장 씨를 고소한 라임 펀드 사기판매 피해자 중 1명입니다.

김 씨가 투자한 돈은 8억 2,500만 원입니다. 몇 달 전 알아보니 수익률이 -95%였다고 합니다. 남은 돈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어마무시한 로비', '라임 살릴 회장님'...김봉현 존재 알린 녹취 주인공 김한석

이른바 '라임 사태'가 널리 알려진 건 지난 2월 초 한 언론에 '라임 살릴 회장님'이 '어마무시한 로비'를 한다는 음성 녹취파일이 공개된 후입니다.

1조 6,000억 원 규모의 펀드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가 청와대에까지 로비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그 말을 했던 주인공이 오늘 재판을 받은 장 전 센터장이고, 바로 김한석 씨에게 이야기 한 내용이었습니다. 김 씨가그 대화를 녹음한 게 '라임 사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단초였습니다.

장 씨가 말했던 회장님은 바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입니다. 김한석 씨의 녹취는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김 회장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김봉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운용 부사장 등과 함께 도피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남부지법에서 라임 관련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 회장에게 스타모빌리티와 향군상조회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 무려 10여 가지의 범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왼쪽부터 임 모 전 신한 본부장·심 모 전 신한 팀장·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왼쪽부터 임 모 전 신한 본부장·심 모 전 신한 팀장·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

선고 앞둔 청와대 행정관…라임 사태 주요 인물들은 재판 중

장 씨 녹취록에 김 회장과 함께 한 사람이 더 등장합니다. 장 씨가 '라임 다 막은 분'으로 언급한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입니다.

금융감독원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을 갔던 김 전 행정관은 김 회장에게 라임자산운용 금감원 검사 관련 문건을 빼돌려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김 전 행정관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주거나 현금을 직접 건넸고, 김 전 행정관 동생을 김 회장 회사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고, 내일(18일)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임 모 전 본부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찰이 징역 12년과 벌금 3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선고는 2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김봉현 회장과 함께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던 신한금융투자 심 모 전 팀장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이 구형됐습니다.

이들 외에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와 이종필 부사장 역시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라임자산운용 자금으로 주가조작을 한 일당들에 대한 재판 역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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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억 날린 김한석, ‘음성 녹음’으로 ‘라임 사태’ 세상에 알렸다
    • 입력 2020-09-17 14:35:44
    • 수정2020-09-17 16:09:48
    취재K
"확정금리 은행예금처럼 안정적인 상품이다."
"잘못될 가능성은 로또 당첨되는 것만큼 확률이 낮다. 그만큼 안정적이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한석 씨가 처음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 권유를 받으며 들었던 말입니다.

로또 당첨보다 낮다던 손실 가능성…현재 수익률은 -95%

김한석 씨는 오늘(1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한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라임 사건 관련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겁니다.

증인석에 선 김 씨는 "펀드를 처음 투자하는 데다가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돈이어서 안정적인 상품이냐고 물었는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원금손실(가능성) 0에 가깝고 잘못될 일 진짜 없다. 믿고 해봐라"는 말을 듣고 투자하게 됐다고 라임 펀드 투자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가입서류는 연필로 미리 쓰여있는 서류에 서명만 하는 식으로 작성했다"라며 "가입신청서, 투자확인서, 신탁계약서, 약관 등 펀드 가입 관련 서류는 늘 투자금이 입금되고 나서 몇 달 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2,000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거짓 설명을 하고 판매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한석 씨는 장 씨에게 라임 펀드 투자 권유를 받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장 씨를 고소한 라임 펀드 사기판매 피해자 중 1명입니다.

김 씨가 투자한 돈은 8억 2,500만 원입니다. 몇 달 전 알아보니 수익률이 -95%였다고 합니다. 남은 돈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어마무시한 로비', '라임 살릴 회장님'...김봉현 존재 알린 녹취 주인공 김한석

이른바 '라임 사태'가 널리 알려진 건 지난 2월 초 한 언론에 '라임 살릴 회장님'이 '어마무시한 로비'를 한다는 음성 녹취파일이 공개된 후입니다.

1조 6,000억 원 규모의 펀드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가 청와대에까지 로비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그 말을 했던 주인공이 오늘 재판을 받은 장 전 센터장이고, 바로 김한석 씨에게 이야기 한 내용이었습니다. 김 씨가그 대화를 녹음한 게 '라임 사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단초였습니다.

장 씨가 말했던 회장님은 바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입니다. 김한석 씨의 녹취는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김 회장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김봉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운용 부사장 등과 함께 도피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남부지법에서 라임 관련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 회장에게 스타모빌리티와 향군상조회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 무려 10여 가지의 범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왼쪽부터 임 모 전 신한 본부장·심 모 전 신한 팀장·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
선고 앞둔 청와대 행정관…라임 사태 주요 인물들은 재판 중

장 씨 녹취록에 김 회장과 함께 한 사람이 더 등장합니다. 장 씨가 '라임 다 막은 분'으로 언급한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입니다.

금융감독원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을 갔던 김 전 행정관은 김 회장에게 라임자산운용 금감원 검사 관련 문건을 빼돌려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김 전 행정관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주거나 현금을 직접 건넸고, 김 전 행정관 동생을 김 회장 회사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고, 내일(18일)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임 모 전 본부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찰이 징역 12년과 벌금 3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선고는 2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김봉현 회장과 함께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던 신한금융투자 심 모 전 팀장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이 구형됐습니다.

이들 외에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와 이종필 부사장 역시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라임자산운용 자금으로 주가조작을 한 일당들에 대한 재판 역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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