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미국 추월 임박한 인도의 코로나19 미스터리

입력 2020.09.17 (18:04) 수정 2020.09.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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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확진자 3,000만 명 돌파…. 인도가 재확산 주도

전 세계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3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누적확진자는 3천4만 2천776명입니다.

국가별로는 여전히 미국이 682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511만여 명으로 2위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서 볼 것은 인도의 확산세입니다. 인도의 어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만7천859명으로 미국 4만 154명의 배가 넘는 1위입니다. 최근 매일 9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 다음 달 말 인도가 확진자 수 1위 미국 추월 가능성

현재 미국과 인도의 확진자 수 격차는 171만여 명.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다음 달 말이면 인도가 미국을 따라잡을 거라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많은 세계 3대 국가 가운데 미국과 브라질은 신규 확진 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지만 인도는 7월 이후 급증세를 보입니다.


■ 미스터리① 초기 봉쇄 성공 이후 재확산 이유는?

코로나 19 발생 초기 인도 정부의 조치는 상당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강력한 봉쇄조치를 통해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습니다. 봉쇄조치로 실업자가 수백만 명이나 발생하는 등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감염 확산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자 인도 정부는 결국 5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봉쇄를 완화했습니다.

일터 대부분과 시장은 다시 문을 열었고 식당은 물론 술집도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확진자 수는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델리와 뭄바이 등 대도시를 위주로 감염자가 나왔지만, 이제는 소도시와 지역 시골까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심지어 인도 동쪽 벵골만 안다만 해에 있는 섬마을 부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제 인도는 일주일에 확진자가 60만 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미스터리② 확진자 511만 명에 치명률은 겨우 1.6%?

우리 시각 17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 19 사망자 수는 8만 3천230명입니다. 어제 하루 1천139명이 숨지는 등 매일 1천 명 이상씩 사망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 대비 사망자 수를 보면 특이한 부분이 나타납니다. 인도의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수는 60.7명에 불과합니다. 스페인의 642명, 영국의 628, 미국의 598명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입니다. 인도는 1.6%에 불과합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 19 국가별 치명률 통계'를 보면 인도의 치명률은 이탈리아 12.3%, 영국 11.1%, 중국 5.2%, 스페인 5.0%, 미국 3.0%, 브라질 3.0%보다 훨씬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치명률 1.6%와 같은 수준입니다.

■ 못 믿을 치명률... 사망자 수 축소 가능성

일부 전문가들은 노년층이 적고 청년층이 많은 인도의 인구 구조가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도는 35세 미만의 인구 비율이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년층 인구 비율이 높은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도 인도와 비슷한 낮은 치명률 보입니다(방글라데시 1.4%, 파키스탄 2.1%).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사망자 수 통계가 축소됐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도에는 사망 원인이 코로나 19로 확실히 밝혀진 경우만 사망자 수에 포함됐고 의심사례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기저질환이나 다른 질병이 있었던 경우에는 코로나 19 사망자 수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치명률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 "코로나 검사하면 장기 적출"…. 급속히 확산하는 소문에 방역 곤혹

인도에서 코로나 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근거 없는 소문이 바이러스 검사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에는 펀자브주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치료를 가장해 사람의 장기를 채취한다는 뜬소문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는 가짜이며 검사를 빌미로 사람들을 병원이나 보호소로 데려가 장기를 적출하고 시신을 바꿔치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근거 없는 소문이 SNS를 통해서 확산하자, 코로나 19 검사를 피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에 이를 정도로 코로나 19 확산이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인도. 섣부른 봉쇄 완화로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재확산 상황에 빠진 데다 근거 없는 소문까지 겹치면서 방역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희망은 백신이지만 내년 백신이 나온다 하더라도 언제 13억 8천만 명에 이르는 인도 인구의 대부분에게 접종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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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7 18:04:40
    • 수정2020-09-17 1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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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확진자 3,000만 명 돌파…. 인도가 재확산 주도

전 세계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3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누적확진자는 3천4만 2천776명입니다.

국가별로는 여전히 미국이 682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511만여 명으로 2위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서 볼 것은 인도의 확산세입니다. 인도의 어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만7천859명으로 미국 4만 154명의 배가 넘는 1위입니다. 최근 매일 9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 다음 달 말 인도가 확진자 수 1위 미국 추월 가능성

현재 미국과 인도의 확진자 수 격차는 171만여 명.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다음 달 말이면 인도가 미국을 따라잡을 거라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많은 세계 3대 국가 가운데 미국과 브라질은 신규 확진 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지만 인도는 7월 이후 급증세를 보입니다.


■ 미스터리① 초기 봉쇄 성공 이후 재확산 이유는?

코로나 19 발생 초기 인도 정부의 조치는 상당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강력한 봉쇄조치를 통해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습니다. 봉쇄조치로 실업자가 수백만 명이나 발생하는 등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감염 확산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자 인도 정부는 결국 5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봉쇄를 완화했습니다.

일터 대부분과 시장은 다시 문을 열었고 식당은 물론 술집도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확진자 수는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델리와 뭄바이 등 대도시를 위주로 감염자가 나왔지만, 이제는 소도시와 지역 시골까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심지어 인도 동쪽 벵골만 안다만 해에 있는 섬마을 부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제 인도는 일주일에 확진자가 60만 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미스터리② 확진자 511만 명에 치명률은 겨우 1.6%?

우리 시각 17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 19 사망자 수는 8만 3천230명입니다. 어제 하루 1천139명이 숨지는 등 매일 1천 명 이상씩 사망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 대비 사망자 수를 보면 특이한 부분이 나타납니다. 인도의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수는 60.7명에 불과합니다. 스페인의 642명, 영국의 628, 미국의 598명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입니다. 인도는 1.6%에 불과합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 19 국가별 치명률 통계'를 보면 인도의 치명률은 이탈리아 12.3%, 영국 11.1%, 중국 5.2%, 스페인 5.0%, 미국 3.0%, 브라질 3.0%보다 훨씬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치명률 1.6%와 같은 수준입니다.

■ 못 믿을 치명률... 사망자 수 축소 가능성

일부 전문가들은 노년층이 적고 청년층이 많은 인도의 인구 구조가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도는 35세 미만의 인구 비율이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년층 인구 비율이 높은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도 인도와 비슷한 낮은 치명률 보입니다(방글라데시 1.4%, 파키스탄 2.1%).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사망자 수 통계가 축소됐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도에는 사망 원인이 코로나 19로 확실히 밝혀진 경우만 사망자 수에 포함됐고 의심사례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기저질환이나 다른 질병이 있었던 경우에는 코로나 19 사망자 수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치명률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 "코로나 검사하면 장기 적출"…. 급속히 확산하는 소문에 방역 곤혹

인도에서 코로나 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근거 없는 소문이 바이러스 검사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에는 펀자브주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치료를 가장해 사람의 장기를 채취한다는 뜬소문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는 가짜이며 검사를 빌미로 사람들을 병원이나 보호소로 데려가 장기를 적출하고 시신을 바꿔치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근거 없는 소문이 SNS를 통해서 확산하자, 코로나 19 검사를 피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에 이를 정도로 코로나 19 확산이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인도. 섣부른 봉쇄 완화로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재확산 상황에 빠진 데다 근거 없는 소문까지 겹치면서 방역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희망은 백신이지만 내년 백신이 나온다 하더라도 언제 13억 8천만 명에 이르는 인도 인구의 대부분에게 접종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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