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해상 사고 위험…마을 주민 분쟁까지

입력 2020.09.17 (19:53) 수정 2020.09.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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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자도의 한 양식장 바닷속에 어구들이 무단투기된 현장, 어제 이 시간에 보도해드렸는데요.

어선의 안전 운항을 위협하고 주민들 사이 분쟁까지 일으킨 또 다른 양식장이 있습니다.

현장을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두컴컴한 밤바다.

등대 불빛만 간신히 확인이 가능할 정돕니다.

하지만 조명을 비추자 수면 위 스티로폼 원통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원통은 양식장의 위치를 알리는 '부이'인데요,

해가 진 뒤부터는 조명을 설치해 해상 안전에 위협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사실상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야간에 양식장 위치를 확인할 등 부표를 달지 않은 건데,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낚시어선 선장들은 불안함을 호소합니다.

야간엔 양식장 위치를 확인하기도 어려운데, 관리조차 안 돼 있다 보니 헐거워진 양식장 줄이 프로펠러에 걸려 배가 전복될뻔했다는 겁니다.

[김종우/낚시어선 선장 : "부이나 줄이 많이 있어서 (양식장 근처엔 배가) 안 가야 하기 때문에 꼭 그걸(등 부표를) 설치해놔야 합니다. 그리고 저런 작은 부이들은 레이더에도 나오지도 않습니다."]

한낮에도 떠밀려온 양식장 줄에 배가 뒤집힐뻔해 해경에 구조를 요청한 선장도 있습니다.

[김찬중/낚시어선 선장 : "어장에서 한 100m 이상 흘러나와서 스크루에 감겼습니다. 그때는 충격이 상당했었죠. 손님들도 좀 여럿이 타고 있었고."]

추자도 남쪽 작은 무인도 '섬생이' 인근에 위치한 축구장 7개 크기의 이 멍게 양식장.

주인은 어구 무단 투기 혐의를 받는 양식업자 김 씨입니다.

김 씨는 등 부표를 띄워 놨지만 바닷속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대신, 이러한 항의에 운영 기한이 4년이나 남았지만 양식장을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영태/양식업자 : "미역이나 모자반 같은 걸 (멍게 대신 양식)하면 거기서 성공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철거를 하겠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약속)해서 이제 그건 해줘야 하는 거예요."]

이 양식장, 마을 주민들 사이 분쟁도 일으켰습니다.

6년 전 양식업자가 제주시로부터 양식 면허를 받기 위해 당시 어촌계장 등 이 마을 대표자 다섯 명의 이름으로 동의서를 제출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이 동의서에 직접 도장을 찍지 않았다며 주민 사이 고발까지 벌어진 겁니다.

[당시 대의원/음성변조 : "허가가 났다 하길래 보니까 내 도장이 찍힌 거에요. (당시 어촌계장이) 사무실에 갔는데 있길래 그 도장을 그냥 찍었다. 그건 시인을 한 거죠. 본인이."]

[당시 어촌계장/음성변조 : "(마을 발전기금으로)돈 2천만 원씩이나 준다 하니 이거 큰돈 아니냐. 그래서 '그것참 잘한 일이다.' 그 사람이 (구두로) 승인을 했기 때문에 (대신 도장을 찍었다.)"]

분쟁은 증거 불충분으로 끝났지만, 양식업자 김 씨는 허가 과정의 일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마을 발전을 위해 시작한 양식장 사업이 허가부터 운영까지 잇따른 잡음을 일으키며 되려 마을 주민들 사이에 응어리만 남겼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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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해상 사고 위험…마을 주민 분쟁까지
    • 입력 2020-09-17 19:53:56
    • 수정2020-09-17 19:58:12
    뉴스7(제주)
[앵커]

추자도의 한 양식장 바닷속에 어구들이 무단투기된 현장, 어제 이 시간에 보도해드렸는데요.

어선의 안전 운항을 위협하고 주민들 사이 분쟁까지 일으킨 또 다른 양식장이 있습니다.

현장을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두컴컴한 밤바다.

등대 불빛만 간신히 확인이 가능할 정돕니다.

하지만 조명을 비추자 수면 위 스티로폼 원통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원통은 양식장의 위치를 알리는 '부이'인데요,

해가 진 뒤부터는 조명을 설치해 해상 안전에 위협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사실상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야간에 양식장 위치를 확인할 등 부표를 달지 않은 건데,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낚시어선 선장들은 불안함을 호소합니다.

야간엔 양식장 위치를 확인하기도 어려운데, 관리조차 안 돼 있다 보니 헐거워진 양식장 줄이 프로펠러에 걸려 배가 전복될뻔했다는 겁니다.

[김종우/낚시어선 선장 : "부이나 줄이 많이 있어서 (양식장 근처엔 배가) 안 가야 하기 때문에 꼭 그걸(등 부표를) 설치해놔야 합니다. 그리고 저런 작은 부이들은 레이더에도 나오지도 않습니다."]

한낮에도 떠밀려온 양식장 줄에 배가 뒤집힐뻔해 해경에 구조를 요청한 선장도 있습니다.

[김찬중/낚시어선 선장 : "어장에서 한 100m 이상 흘러나와서 스크루에 감겼습니다. 그때는 충격이 상당했었죠. 손님들도 좀 여럿이 타고 있었고."]

추자도 남쪽 작은 무인도 '섬생이' 인근에 위치한 축구장 7개 크기의 이 멍게 양식장.

주인은 어구 무단 투기 혐의를 받는 양식업자 김 씨입니다.

김 씨는 등 부표를 띄워 놨지만 바닷속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대신, 이러한 항의에 운영 기한이 4년이나 남았지만 양식장을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영태/양식업자 : "미역이나 모자반 같은 걸 (멍게 대신 양식)하면 거기서 성공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철거를 하겠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약속)해서 이제 그건 해줘야 하는 거예요."]

이 양식장, 마을 주민들 사이 분쟁도 일으켰습니다.

6년 전 양식업자가 제주시로부터 양식 면허를 받기 위해 당시 어촌계장 등 이 마을 대표자 다섯 명의 이름으로 동의서를 제출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이 동의서에 직접 도장을 찍지 않았다며 주민 사이 고발까지 벌어진 겁니다.

[당시 대의원/음성변조 : "허가가 났다 하길래 보니까 내 도장이 찍힌 거에요. (당시 어촌계장이) 사무실에 갔는데 있길래 그 도장을 그냥 찍었다. 그건 시인을 한 거죠. 본인이."]

[당시 어촌계장/음성변조 : "(마을 발전기금으로)돈 2천만 원씩이나 준다 하니 이거 큰돈 아니냐. 그래서 '그것참 잘한 일이다.' 그 사람이 (구두로) 승인을 했기 때문에 (대신 도장을 찍었다.)"]

분쟁은 증거 불충분으로 끝났지만, 양식업자 김 씨는 허가 과정의 일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마을 발전을 위해 시작한 양식장 사업이 허가부터 운영까지 잇따른 잡음을 일으키며 되려 마을 주민들 사이에 응어리만 남겼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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