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추모시가 노래로 부활…제자리 머문 노동 현장 현실 비판

입력 2020.09.18 (07:38) 수정 2020.09.18 (08: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10년 전, 한 철강업체에서 20대 직원이 작업 도중 용광로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 한 편이 화제가 됐는데, 사고 10주기를 맞아 이 시가 노래로 재탄생해 SNS를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이 짧은 노래는 아프고, 또 슬프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공장에서 용광로에 추락해 숨진 20대 노동자.

그 청춘을 삼켜버린 용광로 속 쇳물로 아무것도 만들지 말자는 애절한 추모입니다.

사고 직후 뉴스 댓글 창에 올라와 널리 알려졌던 시를 가수 하림 씨가 10년 만에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자신을 예술노동자로 정의하며, 곡을 쓴 첫 번째 이유로 '동질감'을 꼽았습니다.

[하림/가수 : "계속 힘든 일 하게 만들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고. 그런 안타까움은 늘 갖고 있었죠."]

노래로 전하고 싶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1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는 노동 현장의 현실.

이 문제의식을 널리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SNS를 중심으로 '함께 노래하기 챌린지'가 진행 중입니다.

함께 노래하기의 첫 번째 참여자.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였습니다.

[김미숙/‘김용균 재단’ 대표 : "안전에 대한 권리가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어서 죽은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고 그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이 노래도 만들어졌고..."]

견고한 현실의 벽에 작은 균열이라도 내야겠다는 의지가 만들어 낸 시와 노래.

[하림/가수 : "꿈쩍하지 않는 큰 회사들도 아마 사람들이 무서워서라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일하다 죽어선 안 된다는, 절박한 외침이 돼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두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게."]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호/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김영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0년 전 추모시가 노래로 부활…제자리 머문 노동 현장 현실 비판
    • 입력 2020-09-18 07:38:43
    • 수정2020-09-18 08:30:24
    뉴스광장
[앵커]

10년 전, 한 철강업체에서 20대 직원이 작업 도중 용광로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 한 편이 화제가 됐는데, 사고 10주기를 맞아 이 시가 노래로 재탄생해 SNS를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이 짧은 노래는 아프고, 또 슬프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공장에서 용광로에 추락해 숨진 20대 노동자.

그 청춘을 삼켜버린 용광로 속 쇳물로 아무것도 만들지 말자는 애절한 추모입니다.

사고 직후 뉴스 댓글 창에 올라와 널리 알려졌던 시를 가수 하림 씨가 10년 만에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자신을 예술노동자로 정의하며, 곡을 쓴 첫 번째 이유로 '동질감'을 꼽았습니다.

[하림/가수 : "계속 힘든 일 하게 만들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고. 그런 안타까움은 늘 갖고 있었죠."]

노래로 전하고 싶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1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는 노동 현장의 현실.

이 문제의식을 널리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SNS를 중심으로 '함께 노래하기 챌린지'가 진행 중입니다.

함께 노래하기의 첫 번째 참여자.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였습니다.

[김미숙/‘김용균 재단’ 대표 : "안전에 대한 권리가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어서 죽은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고 그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이 노래도 만들어졌고..."]

견고한 현실의 벽에 작은 균열이라도 내야겠다는 의지가 만들어 낸 시와 노래.

[하림/가수 : "꿈쩍하지 않는 큰 회사들도 아마 사람들이 무서워서라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일하다 죽어선 안 된다는, 절박한 외침이 돼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두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게."]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호/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김영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