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흑인 남성 “물어”…경찰견 위법 공격 명령 美 경찰 기소

입력 2020.09.18 (21:48) 수정 2020.09.1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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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흑인 남성에게 경찰견 공격을 명령한 미 백인 경찰관이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개에 물린 흑인 남성이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경찰견을 칭찬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서지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버지가 우리 가족에게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어요. 소리치며 난동을 부리고 있어요."]

지난 4월 24일, 흑인 남성 제프리 라이언스 씨 집에서 가정 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 뒤 뜰에서 라이언스 씨를 발견합니다.

["엎드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견이 당신을 물 겁니다."]

라이언스 씨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었지만 경찰은 경찰견에 공격을 명령합니다.

[제프리 라이언스 : "(물어! 물어!) 무릎 꿇었잖아요. 왜 경찰견이 공격하게 합니까?"]

라이언스 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경찰은 개를 칭찬합니다.

["잘했어. 아주 잘했어!"]

라이언스 씨는 체포 과정에서 10cm 이상 다리의 피부가 찢기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사건을 검토한 민간심의위원회는 해당 경찰의 경찰견 동원은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경찰견 동원 규정에는 경찰 명령을 무시하거나 위협 이상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라이언스 씨는 경찰에 저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경관을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심 길/솔트레이크시티 지방검사 :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견이 동원될 수 있는 법적인 정당성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내 경찰견에 물린 인구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경찰견에 물려 병원에 실려 간 흑인은 42%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이 흑인들을 체포할 때 경찰견을 동원하는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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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꿇은 흑인 남성 “물어”…경찰견 위법 공격 명령 美 경찰 기소
    • 입력 2020-09-18 21:48:02
    • 수정2020-09-18 22: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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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흑인 남성에게 경찰견 공격을 명령한 미 백인 경찰관이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개에 물린 흑인 남성이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경찰견을 칭찬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서지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버지가 우리 가족에게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어요. 소리치며 난동을 부리고 있어요."]

지난 4월 24일, 흑인 남성 제프리 라이언스 씨 집에서 가정 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 뒤 뜰에서 라이언스 씨를 발견합니다.

["엎드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견이 당신을 물 겁니다."]

라이언스 씨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었지만 경찰은 경찰견에 공격을 명령합니다.

[제프리 라이언스 : "(물어! 물어!) 무릎 꿇었잖아요. 왜 경찰견이 공격하게 합니까?"]

라이언스 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경찰은 개를 칭찬합니다.

["잘했어. 아주 잘했어!"]

라이언스 씨는 체포 과정에서 10cm 이상 다리의 피부가 찢기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사건을 검토한 민간심의위원회는 해당 경찰의 경찰견 동원은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경찰견 동원 규정에는 경찰 명령을 무시하거나 위협 이상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라이언스 씨는 경찰에 저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경관을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심 길/솔트레이크시티 지방검사 :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견이 동원될 수 있는 법적인 정당성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내 경찰견에 물린 인구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경찰견에 물려 병원에 실려 간 흑인은 42%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이 흑인들을 체포할 때 경찰견을 동원하는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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