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만 제때 받았어도”…‘진료 절벽’ 농촌

입력 2020.09.21 (22:00) 수정 2020.09.21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의료정책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갈등이 큰데요,

그 배경에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시각차가 있습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농촌 의료 현실을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살펴보는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경북의 의료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최보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119구급차가 굽은 고갯길을 내달립니다.

청송군에서 응급실은 단 한 곳.

위급한 상황에도 대개 30분 이상 달려야 합니다.

[백철기/안동소방서 청송안덕119지역대 : "(커브가 심해서) 한쪽으로 쏠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폐소생술 환자분 계실 때 한 손으로 (손잡이) 잡고 한 손으로 심장 압박을 한다든지."]

그나마 응급실이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경북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고 산간 지형이 많지만, 5개 군 지역에는 법정 기준을 충족하는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닥터헬기도 야간이나 궂은 날씨엔 무용지물입니다.

경북의 중증외상환자 가운데 '골든타임'인 1시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한 건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중증 입원환자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은 경북이 전국 두 번째로 높습니다.

의사도 부족합니다.

인구 천 명당 경북의 의사는 1.38명에 불과하고, 5개 시군은 1명도 안됩니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진료과목이 없는 시군도 많습니다.

치료만 잘 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치료 가능 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전국 평균은 50.4명인데 비해 경북은 57.8명, 영양군은 무려 107.8명입니다.

[김숙자/군위군 화곡리 : "관절이 안 좋으니까 10년째 (대구나 안동으로) 다니는데 어쩔 수 없잖아. 군위에는 큰 병원이 없으니."]

농촌일수록 더 큰 의료공백.

불편을 넘어 불안한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치료만 제때 받았어도”…‘진료 절벽’ 농촌
    • 입력 2020-09-21 22:00:39
    • 수정2020-09-21 22:04:40
    뉴스9(대구)
[앵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의료정책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갈등이 큰데요,

그 배경에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시각차가 있습니다.

KBS 대구방송총국은 농촌 의료 현실을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살펴보는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경북의 의료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최보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119구급차가 굽은 고갯길을 내달립니다.

청송군에서 응급실은 단 한 곳.

위급한 상황에도 대개 30분 이상 달려야 합니다.

[백철기/안동소방서 청송안덕119지역대 : "(커브가 심해서) 한쪽으로 쏠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폐소생술 환자분 계실 때 한 손으로 (손잡이) 잡고 한 손으로 심장 압박을 한다든지."]

그나마 응급실이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경북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고 산간 지형이 많지만, 5개 군 지역에는 법정 기준을 충족하는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닥터헬기도 야간이나 궂은 날씨엔 무용지물입니다.

경북의 중증외상환자 가운데 '골든타임'인 1시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한 건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중증 입원환자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은 경북이 전국 두 번째로 높습니다.

의사도 부족합니다.

인구 천 명당 경북의 의사는 1.38명에 불과하고, 5개 시군은 1명도 안됩니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진료과목이 없는 시군도 많습니다.

치료만 잘 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치료 가능 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전국 평균은 50.4명인데 비해 경북은 57.8명, 영양군은 무려 107.8명입니다.

[김숙자/군위군 화곡리 : "관절이 안 좋으니까 10년째 (대구나 안동으로) 다니는데 어쩔 수 없잖아. 군위에는 큰 병원이 없으니."]

농촌일수록 더 큰 의료공백.

불편을 넘어 불안한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