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을 설레게 한 전천후 식물공장의 정체는?

입력 2020.09.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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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지서 '상추'와 '토마토'를 한꺼번에 재배하는 전천후 '식물공장' 개발

남극 세종기지에도 상추와 쑥갓, 치커리 등 잎채소류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놀랍게도 10년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가로 6m, 세로 2.4m, 높이 2.6m의 컨테이너 형태로 상주 대원 18명에게 채소 공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있었는데요. 고추나 토마토, 애호박과 같은 과채류는 재배가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는 햇볕의 양과 온도가 맞지 않으면 한 장소에서 재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추 등 잎채소류가 필요로 하는 광량은 150㎛가 적당한데, 호박 등 과채류는 이보다 2배나 많은 300㎛의 광량이 필요해서 한 장소에서는 재배할 수 없었습니다. 또 생육 적정 온도도 잎채소류는 20~25도로 낮지만, 과채류는 25~30도로 높아서 적정 온도를 맞춰 재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채류를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식물공장을 개발해 남극 세종기지로 보낼 예정이라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가 자라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지속해서 반복 실험을 한 결과 200㎛ 내외의 광량, 주간 25도·야간 20도의 온도로 최적화하면 동시 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낸 겁니다.

아울러 기존의 피트모스 모판흙은 재배 기간에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와 해충이 발생해 작물에 피해를 줬는데, 이번에는 곰팡이와 해충 발생을 억제하고, 재배 이후도 생각한 친환경 무기질 토양도 사용했습니다.

남극 식물공장 과채류 재배를 위한 국내 예비 시험 광경 (애호박)남극 식물공장 과채류 재배를 위한 국내 예비 시험 광경 (애호박)

■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 "이제 애호박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오이 냉국도 만들 수 있어"

이번에 개발된 식물공장은 남극에 있는 극지연구소 세종기지로 갑니다. 10월 말 광양항에서 남극탐험선 아라온호에 선적해 운반할 예정인데요. 도착까지는 3개월 이상 걸릴 예정입니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이제 상추와 애호박, 오이 등 과채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애호박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오이 냉국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농촌진흥청과의 인터뷰에서 "극지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느끼거나 향수병에 걸린 대원들이 있는데 녹색 채소를 가꾸고, 먹고, 지켜보면서 치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식물공장을 실증 보완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한다는 계획입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대도시 건물과 지하 공간이나 아랍과 중동 등 식물 재배가 불가능한 국가에도 이 시설을 수출할 방침입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식물공장은 재배 환경과 생육 상황을 영상으로 보면서 관찰할 수 있게 설계돼 전문가가 컨설팅하면서 사막이나 극지 등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채류 생산 이후의 목표에 대해서는 '품목의 다양화'라고 답변했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뿐만 아닌, 부가가치가 있는 약용 작물이나 화장품 원료 등을 생산하고 싶다는 겁니다.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300여 개 기업이 식물공장을 짓고 있고, 일본도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식물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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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을 설레게 한 전천후 식물공장의 정체는?
    • 입력 2020-09-22 10:05:01
    취재K
■ 극지서 '상추'와 '토마토'를 한꺼번에 재배하는 전천후 '식물공장' 개발

남극 세종기지에도 상추와 쑥갓, 치커리 등 잎채소류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놀랍게도 10년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가로 6m, 세로 2.4m, 높이 2.6m의 컨테이너 형태로 상주 대원 18명에게 채소 공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있었는데요. 고추나 토마토, 애호박과 같은 과채류는 재배가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는 햇볕의 양과 온도가 맞지 않으면 한 장소에서 재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추 등 잎채소류가 필요로 하는 광량은 150㎛가 적당한데, 호박 등 과채류는 이보다 2배나 많은 300㎛의 광량이 필요해서 한 장소에서는 재배할 수 없었습니다. 또 생육 적정 온도도 잎채소류는 20~25도로 낮지만, 과채류는 25~30도로 높아서 적정 온도를 맞춰 재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채류를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식물공장을 개발해 남극 세종기지로 보낼 예정이라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가 자라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지속해서 반복 실험을 한 결과 200㎛ 내외의 광량, 주간 25도·야간 20도의 온도로 최적화하면 동시 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낸 겁니다.

아울러 기존의 피트모스 모판흙은 재배 기간에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와 해충이 발생해 작물에 피해를 줬는데, 이번에는 곰팡이와 해충 발생을 억제하고, 재배 이후도 생각한 친환경 무기질 토양도 사용했습니다.

남극 식물공장 과채류 재배를 위한 국내 예비 시험 광경 (애호박)
■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 "이제 애호박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오이 냉국도 만들 수 있어"

이번에 개발된 식물공장은 남극에 있는 극지연구소 세종기지로 갑니다. 10월 말 광양항에서 남극탐험선 아라온호에 선적해 운반할 예정인데요. 도착까지는 3개월 이상 걸릴 예정입니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이제 상추와 애호박, 오이 등 과채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애호박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오이 냉국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농촌진흥청과의 인터뷰에서 "극지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느끼거나 향수병에 걸린 대원들이 있는데 녹색 채소를 가꾸고, 먹고, 지켜보면서 치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식물공장을 실증 보완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한다는 계획입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대도시 건물과 지하 공간이나 아랍과 중동 등 식물 재배가 불가능한 국가에도 이 시설을 수출할 방침입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식물공장은 재배 환경과 생육 상황을 영상으로 보면서 관찰할 수 있게 설계돼 전문가가 컨설팅하면서 사막이나 극지 등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채류 생산 이후의 목표에 대해서는 '품목의 다양화'라고 답변했습니다. 잎채소류와 과채류뿐만 아닌, 부가가치가 있는 약용 작물이나 화장품 원료 등을 생산하고 싶다는 겁니다.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300여 개 기업이 식물공장을 짓고 있고, 일본도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식물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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