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힐링’ 주민은 ‘조마조마’…제주, 방역 고삐 죈다

입력 2020.09.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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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로 여겨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고향 방문·여행 자제’ 권고와는 달리 제주 방문 관광객 규모 예상치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추석 연휴 제주 방문객 20만 명? 30만 명?…줄어든다는 예상치 아직 없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6일 추석 연휴 때 제주 방문객을 20만 명으로 잠정 예상했습니다. 잠정 예상치 기간은 추석 연휴 시작일인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로 하루 평균 예상 제주 방문객은 3만 9천 명을 넘습니다. 이는 최근 하루 평균 제주 방문객 2만 4천여 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자, 여름 성수기 하루 방문객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제주도는 추석 연휴 제주 방문객을 관광협회 예상치보다 더 많은 30만 명으로 예상합니다. 알고 보니, 기간의 차이인데요. 제주도관광협회는 30일부터를 연휴 기간으로 잡았지만, 제주도는 그 보다 앞선 26일(일요일)부터를 연휴로 잡고 예측해, 수치에 차이가 생긴 겁니다.

문제는, 이처럼 더 많게 잡은 예상치는 나올지언정 정부의 ‘추석 특별 방역 기간’ 결정에도 추석 연휴 동안 제주 방문객 예상치가 줄어든다는 소식은 없다는 겁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사진출처 : 연합뉴스

반짝 특수? 관광객은 힐링…도민은 ‘조마조마’

코로나19로 사실상 해외 여행길이 끊기고,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하향하면서 귀성객과 연휴 여행 수요까지 몰려 관광업계가 반짝 특수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 제주지역 특급 호텔의 경우 예약이 꽉 찼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어찌 보면 이 시국에 단물 같은 소식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일반 도민들은 걱정입니다.

이달 들어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진자 잇따랐기 때문인데요. 혹여 추석 연휴 때 많은 관광객이 오면서 확진 사례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죠. 또 일부 관광객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계도를 요청하는 도민들의 문의와 민원이 행정당국과 방송국에도 이어지고 있답니다.

타지에 있는 가족들에게 오지 말라 얘기하는 처지인데, 타지 사람들은 오히려 제주도 여행을 온다니…

“관광객은 제주에 와서 힐링(치유)을 한다지만, 어느 도민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이런 푸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947(22일 낮 12시 30분 현재)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947(22일 낮 12시 30분 현재)

“추석 연휴 제주도 여행 금지시켜주세요”

“법률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들 경제적으로 힘든 거 다 알고있습니다. 저도 한사람의 자영업자이기에 경제,민생 다 중요한 거 뼈저리게 느낍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 도민,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석 연휴 제주도 여행 금지시켜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도 등장했습니다.

청원자는 자신을 포함해 수많은 제주도민들도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행 대상지 주민의 마음이겠지요.


제주도, 고발·구상권 청구 등 대응

제주도는 일찌감치 추석 연휴 때 제주 방문자 모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의무화하는 특별행정조치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5월 황금연휴와 8월 광복절 연휴 수준을 넘어 코로나19 대유행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위중한 상황인 만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방역수칙 의무화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공·항만을 통한 제주 방문자 전원을 대상으로 제주 체류기간 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건데요.

이 기간 제주 방문자 가운데 발열 증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의무검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조치를 발동할 예정이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발열자 본인 자부담으로 격리 조치할 방침입니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면 고발과 구상권 행사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여행객은 방역 수칙이라도 꼭 지켜달라는 게 제주도민의 바람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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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객은 ‘힐링’ 주민은 ‘조마조마’…제주, 방역 고삐 죈다
    • 입력 2020-09-22 12:54:20
    취재K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로 여겨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고향 방문·여행 자제’ 권고와는 달리 제주 방문 관광객 규모 예상치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추석 연휴 제주 방문객 20만 명? 30만 명?…줄어든다는 예상치 아직 없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6일 추석 연휴 때 제주 방문객을 20만 명으로 잠정 예상했습니다. 잠정 예상치 기간은 추석 연휴 시작일인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로 하루 평균 예상 제주 방문객은 3만 9천 명을 넘습니다. 이는 최근 하루 평균 제주 방문객 2만 4천여 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자, 여름 성수기 하루 방문객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제주도는 추석 연휴 제주 방문객을 관광협회 예상치보다 더 많은 30만 명으로 예상합니다. 알고 보니, 기간의 차이인데요. 제주도관광협회는 30일부터를 연휴 기간으로 잡았지만, 제주도는 그 보다 앞선 26일(일요일)부터를 연휴로 잡고 예측해, 수치에 차이가 생긴 겁니다.

문제는, 이처럼 더 많게 잡은 예상치는 나올지언정 정부의 ‘추석 특별 방역 기간’ 결정에도 추석 연휴 동안 제주 방문객 예상치가 줄어든다는 소식은 없다는 겁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반짝 특수? 관광객은 힐링…도민은 ‘조마조마’

코로나19로 사실상 해외 여행길이 끊기고,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하향하면서 귀성객과 연휴 여행 수요까지 몰려 관광업계가 반짝 특수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 제주지역 특급 호텔의 경우 예약이 꽉 찼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어찌 보면 이 시국에 단물 같은 소식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일반 도민들은 걱정입니다.

이달 들어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진자 잇따랐기 때문인데요. 혹여 추석 연휴 때 많은 관광객이 오면서 확진 사례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죠. 또 일부 관광객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계도를 요청하는 도민들의 문의와 민원이 행정당국과 방송국에도 이어지고 있답니다.

타지에 있는 가족들에게 오지 말라 얘기하는 처지인데, 타지 사람들은 오히려 제주도 여행을 온다니…

“관광객은 제주에 와서 힐링(치유)을 한다지만, 어느 도민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이런 푸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947(22일 낮 12시 30분 현재)
“추석 연휴 제주도 여행 금지시켜주세요”

“법률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들 경제적으로 힘든 거 다 알고있습니다. 저도 한사람의 자영업자이기에 경제,민생 다 중요한 거 뼈저리게 느낍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 도민,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석 연휴 제주도 여행 금지시켜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도 등장했습니다.

청원자는 자신을 포함해 수많은 제주도민들도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행 대상지 주민의 마음이겠지요.


제주도, 고발·구상권 청구 등 대응

제주도는 일찌감치 추석 연휴 때 제주 방문자 모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의무화하는 특별행정조치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5월 황금연휴와 8월 광복절 연휴 수준을 넘어 코로나19 대유행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위중한 상황인 만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방역수칙 의무화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공·항만을 통한 제주 방문자 전원을 대상으로 제주 체류기간 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건데요.

이 기간 제주 방문자 가운데 발열 증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의무검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조치를 발동할 예정이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발열자 본인 자부담으로 격리 조치할 방침입니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면 고발과 구상권 행사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여행객은 방역 수칙이라도 꼭 지켜달라는 게 제주도민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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