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소상공인은 추석 전 수령…빠른 통과 뒤엔 ‘남겨진 사람들’

입력 2020.09.22 (21:06) 수정 2020.09.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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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밤(22일) 4차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게되면 본격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됩니다.

정부의 안내 문자를 받은 지원 대상자가 신청을 하면, 지원금을 받게되고 지원받을 자격이 있는지 따지는 건 나중에 하는 '선지급 후확인' 방식입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 등 주요 지원금은 늦어도 연휴 시작 전날인 29일까지는 지급될 걸로 보입니다.

고용안정지원금 일부와 통신비 등은 10월 이후에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명절 전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 건 다행이죠.

하지만 이번 지원을 놓고 대상을 가르는 기준 때문에 아쉽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유가 뭔지, 박예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법인 택시를 모는 오 모 씨는 이번 지원금 대상자가 확정될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지난달 손에 쥔 돈은 117만 원 남짓, 승객이 줄긴 마찬가진데, 당초 개인택시 기사만 지원해준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막판에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나마 한시름 덜었습니다.

[오○○/법인택시 운전자 : “마음고생도 굉장히 했죠. 왜 똑같이 이렇게 같은 업종에 일해가면서 법인택시하고 왜 너무 차등을 둬 가지고..”]

학교 매점을 운영하는 이 여성은 일용직으로 일하며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학교 방침에 따라 문을 닫은 지 일곱 달째, 강제로 영업이 중단된 거나 마찬가지지만, 집합 금지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지원금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매점 운영자 : “우리는 지금 매출이 떨어진 게 아니고 아예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그래서 지금 대출로 살고 있어요, 사실.”]

프리랜서로 일하던 이 여성은 아예 지원을 못 받습니다.

일감이 끊겨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고용보험 가입 기록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인데, 프리랜서가 아닌 게 된 겁니다.

[프리랜서 : “수입이 0이기 때문에, 그나마 이거라도 벌어서 (살려고) 그래서 고용보험 가입을 한 거 거든요. 고용보험에 임의로 가입을 시켜놓고 제외됐다는 게 너무 억울하죠.”]

피해 계층을 선별하고 액수에도 차등을 두는 지급 방식을 택하다 보니 벌어진 일들입니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 모든 사람들이 맘고생 하고.. 진짜 뭐 일할 맛 나겠어요.”]

[“어디가 직격탄을 받았는지 어디가 하나도 영업을 못 하고 있는지 좀 알아봐서 지원을 해주면 좋지 않겠나?”]

더 큰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지원을 집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이런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선 더 정교한 정책 설계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기준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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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2 21:06:59
    • 수정2020-09-23 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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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22일) 4차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게되면 본격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됩니다.

정부의 안내 문자를 받은 지원 대상자가 신청을 하면, 지원금을 받게되고 지원받을 자격이 있는지 따지는 건 나중에 하는 '선지급 후확인' 방식입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 등 주요 지원금은 늦어도 연휴 시작 전날인 29일까지는 지급될 걸로 보입니다.

고용안정지원금 일부와 통신비 등은 10월 이후에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명절 전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 건 다행이죠.

하지만 이번 지원을 놓고 대상을 가르는 기준 때문에 아쉽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유가 뭔지, 박예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법인 택시를 모는 오 모 씨는 이번 지원금 대상자가 확정될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지난달 손에 쥔 돈은 117만 원 남짓, 승객이 줄긴 마찬가진데, 당초 개인택시 기사만 지원해준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막판에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나마 한시름 덜었습니다.

[오○○/법인택시 운전자 : “마음고생도 굉장히 했죠. 왜 똑같이 이렇게 같은 업종에 일해가면서 법인택시하고 왜 너무 차등을 둬 가지고..”]

학교 매점을 운영하는 이 여성은 일용직으로 일하며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학교 방침에 따라 문을 닫은 지 일곱 달째, 강제로 영업이 중단된 거나 마찬가지지만, 집합 금지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지원금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매점 운영자 : “우리는 지금 매출이 떨어진 게 아니고 아예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그래서 지금 대출로 살고 있어요, 사실.”]

프리랜서로 일하던 이 여성은 아예 지원을 못 받습니다.

일감이 끊겨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고용보험 가입 기록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인데, 프리랜서가 아닌 게 된 겁니다.

[프리랜서 : “수입이 0이기 때문에, 그나마 이거라도 벌어서 (살려고) 그래서 고용보험 가입을 한 거 거든요. 고용보험에 임의로 가입을 시켜놓고 제외됐다는 게 너무 억울하죠.”]

피해 계층을 선별하고 액수에도 차등을 두는 지급 방식을 택하다 보니 벌어진 일들입니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 모든 사람들이 맘고생 하고.. 진짜 뭐 일할 맛 나겠어요.”]

[“어디가 직격탄을 받았는지 어디가 하나도 영업을 못 하고 있는지 좀 알아봐서 지원을 해주면 좋지 않겠나?”]

더 큰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지원을 집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이런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선 더 정교한 정책 설계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기준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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