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요양병원 가서 2달 만에 건강 악화…연명치료 중

입력 2020.09.22 (21:38) 수정 2020.09.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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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많은 요양병원의 실태, KBS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대전의 한 시립요양병원에 입원한 70대 환자가 두 달 만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진료 기록을 본 가족들은 병원 측이 진단과 처방을 제대로 못 했다고 주장하는데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초, 치매를 앓던 72살 김 모 씨가 대전의 한 시립요양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두 달 후 멀쩡했던 김 씨의 얼굴은 눈조차 못 뜰 정도로 부었습니다.

스스로 음식을 삼키지 못해 입에는 관이 끼워졌습니다.

입원 이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김 씨의 진료기록입니다.

입원 한 달쯤 지나 38도를 오르내리는 증세가 지속됐지만, 병원 측은 해열제만 처방했습니다.

발열 8일째 돼서야, 혈액검사를 했습니다.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와 신장 기능이 정상범위를 크게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 아들/음성변조 : "두 달간 입원하는 동안에 저희 쪽으로 연락 한 번 없었고. 항상 잘 계신다, 괜찮다고만 들었습니다."]

보호자가 병원을 방문해 건강이 나빠진걸 뒤늦게 알고 조치를 요구했지만 요양병원 주치의는 변비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같은 날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뒤 기종성 담낭염, 급성신장손상, 폐렴 등을 진단받았습니다.

종아리에서는 심한 욕창도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중환자실에서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았고 1년 넘게 연명치료 중입니다.

[김 모 씨 아들/음성변조 : "호흡이 멈춘 상태에서 에크모까지 연명을 하죠. 3일 정도 연명을 하다가 다시 호흡이 조금씩 살아나서 다시 에크모 장치는 뗐고요."]

요양병원 측은 당시 진단과 처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 당시에 계속 민원이 되니까 어느 정도 확인한 것으로는 큰 저기가 없었으니까 여기까지 왔겠죠. 그렇지 않으면 그 전에 무슨 합의가 되든지 됐겠죠."]

병원 측은 당시 주치의와 간호팀장 모두 현재 병원을 떠나 환자 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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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립요양병원 가서 2달 만에 건강 악화…연명치료 중
    • 입력 2020-09-22 21:38:30
    • 수정2020-09-22 21:46:18
    뉴스 9
[앵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많은 요양병원의 실태, KBS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대전의 한 시립요양병원에 입원한 70대 환자가 두 달 만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진료 기록을 본 가족들은 병원 측이 진단과 처방을 제대로 못 했다고 주장하는데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초, 치매를 앓던 72살 김 모 씨가 대전의 한 시립요양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두 달 후 멀쩡했던 김 씨의 얼굴은 눈조차 못 뜰 정도로 부었습니다.

스스로 음식을 삼키지 못해 입에는 관이 끼워졌습니다.

입원 이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김 씨의 진료기록입니다.

입원 한 달쯤 지나 38도를 오르내리는 증세가 지속됐지만, 병원 측은 해열제만 처방했습니다.

발열 8일째 돼서야, 혈액검사를 했습니다.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와 신장 기능이 정상범위를 크게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 아들/음성변조 : "두 달간 입원하는 동안에 저희 쪽으로 연락 한 번 없었고. 항상 잘 계신다, 괜찮다고만 들었습니다."]

보호자가 병원을 방문해 건강이 나빠진걸 뒤늦게 알고 조치를 요구했지만 요양병원 주치의는 변비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같은 날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뒤 기종성 담낭염, 급성신장손상, 폐렴 등을 진단받았습니다.

종아리에서는 심한 욕창도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중환자실에서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았고 1년 넘게 연명치료 중입니다.

[김 모 씨 아들/음성변조 : "호흡이 멈춘 상태에서 에크모까지 연명을 하죠. 3일 정도 연명을 하다가 다시 호흡이 조금씩 살아나서 다시 에크모 장치는 뗐고요."]

요양병원 측은 당시 진단과 처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 당시에 계속 민원이 되니까 어느 정도 확인한 것으로는 큰 저기가 없었으니까 여기까지 왔겠죠. 그렇지 않으면 그 전에 무슨 합의가 되든지 됐겠죠."]

병원 측은 당시 주치의와 간호팀장 모두 현재 병원을 떠나 환자 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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