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기술 보호 표준계약서 나왔다…서면동의 없이 누설 금지

대기업과의 공동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표준 계약서가 나왔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늘(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에 '표준 공동기술개발·비밀유지·구매 계약서' 제정안을 보고하고 그 내용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중기중앙회는 제5차 회의 때 제정안을 보고했지만, 상생조정위는 중소기업 기술 보호 조항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오늘 확정된 표준 계약서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할 때 신의를 갖고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특히 공동 기술 개발 수행 시 필요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하고, 요청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상대방은 이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계약과 관련해 입수한 비밀정보를 서면 동의 없이 제삼자에게 누설하거나 계약 이행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공동 기술 개발의 성과물과 이와 관련된 특허권, 실용신안권, 저작권 등 모든 지식재산권과 영업비밀은 공동 소유하도록 했습니다.

기술자료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보호하기 위해 제3의 기관에 맡겨 둘 수 있도록 하되 그 비용은 절반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계약 이행과 관련해 분쟁이 생길 경우 조정·중재를 통해 우선 해결하도록 하는 내용의 '분쟁 해결 기구와 제삼자와의 분쟁 처리 절차' 등도 계약서에 담겼습니다

상생조정위는 이 계약서가 기술 유출 등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때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표준 계약서는 오는 28일부터 중기부, 공정위, 특허청 등의 누리집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상생조정위는 수·위탁기업 간 납품 대금 분쟁 사건 2건을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는 위탁기업 B사가 2011년 이후로 납품 대금을 인상해주지 않았다며 분쟁 조정을 신청했는데, B사가 주요 품목의 단가를 일정 비율 인상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자동차부품 설계 업체인 C사는 위탁기업 D사가 당초 계약 금액 중 일부만 지급했다며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D사가 C사에 미지급금 전액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상생조정위 설치 이후 총 11건의 조정이 성립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