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주는 건 고사하고 전화도 안 받아요”

입력 2020.09.23 (21:16) 수정 2020.09.2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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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영업자들이 가장 두려운 건 임대료였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에 소상공인 연합회가 조사해봤더니 열 명 중에 일곱 명, 임대료가 가장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방역에 협조하느라 매출은 확 줄었는데 임대료는 그대로다 보니 버티기가 힘들단 겁니다.

상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70% 넘는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 장덕수 기자가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이면 문을 닫는 150석 규모의 피시방, 최근 두 달 적자만 따져도 3천만 원이나 됩니다.

[박지영/피시방 운영 : “권리금을 받고 매매를 하려고 했었던 매장인데, 다 포기하고 철거하고 손 털기로 했어요.”]

월 7백만 원이 넘는 임대료가 버거워 깎아달라고 사정도 해봤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박지영/피시방 운영 : “(4월에 한 번 10% 깎아줬는데) 이번 달에 저 월세도 못 내겠고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정부에서 뭔가 지시 내려온 사항이 없대요. 그래서 나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보증금만이라도 건지는 게 소망입니다.

[이영심/주점 운영 : “(임대료를) 한 달씩 밀려서 주는거죠. 그거는 보증금을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고. 임대료만이라도 어떻게 해결이 되더라도 버텨 나갈 수 있는데…”]

임대료를 깎아주면 건물주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정부 대책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서연경/前 노래연습장 운영 : “10원도 (인하) 안 해줘요. 건의는 해봤죠. 문자로 이런 시점이니까 생각 좀 해달라고. 한마디 대꾸도 없었고 해줄 생각 자체가 없어요.”]

[방윤경/노래연습장 운영 : “(건물주들이) 가겟세는 안 깎아주지. 주인이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임대료 깎아달라는 말 자체를 꺼내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이른바 갑을 관계 때문입니다.

[임영업/채소가게 운영 : “잘못되면 건물주가 때가 됐으니까 나가라고 할 수도 있는 얘기고 그런 점이 있다 보니까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원하는 건 바로 공생입니다.

[서연경/前 노래연습장 운영 : “왜 코로나를 우리 세입자만 겪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같이 겪어야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나라의 문제고 세계의 문제인데…”]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김형기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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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깎아주는 건 고사하고 전화도 안 받아요”
    • 입력 2020-09-23 21:16:13
    • 수정2020-09-23 22:13:27
    뉴스 9
[앵커]

자영업자들이 가장 두려운 건 임대료였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에 소상공인 연합회가 조사해봤더니 열 명 중에 일곱 명, 임대료가 가장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방역에 협조하느라 매출은 확 줄었는데 임대료는 그대로다 보니 버티기가 힘들단 겁니다.

상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70% 넘는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 장덕수 기자가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이면 문을 닫는 150석 규모의 피시방, 최근 두 달 적자만 따져도 3천만 원이나 됩니다.

[박지영/피시방 운영 : “권리금을 받고 매매를 하려고 했었던 매장인데, 다 포기하고 철거하고 손 털기로 했어요.”]

월 7백만 원이 넘는 임대료가 버거워 깎아달라고 사정도 해봤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박지영/피시방 운영 : “(4월에 한 번 10% 깎아줬는데) 이번 달에 저 월세도 못 내겠고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정부에서 뭔가 지시 내려온 사항이 없대요. 그래서 나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보증금만이라도 건지는 게 소망입니다.

[이영심/주점 운영 : “(임대료를) 한 달씩 밀려서 주는거죠. 그거는 보증금을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고. 임대료만이라도 어떻게 해결이 되더라도 버텨 나갈 수 있는데…”]

임대료를 깎아주면 건물주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정부 대책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서연경/前 노래연습장 운영 : “10원도 (인하) 안 해줘요. 건의는 해봤죠. 문자로 이런 시점이니까 생각 좀 해달라고. 한마디 대꾸도 없었고 해줄 생각 자체가 없어요.”]

[방윤경/노래연습장 운영 : “(건물주들이) 가겟세는 안 깎아주지. 주인이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임대료 깎아달라는 말 자체를 꺼내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이른바 갑을 관계 때문입니다.

[임영업/채소가게 운영 : “잘못되면 건물주가 때가 됐으니까 나가라고 할 수도 있는 얘기고 그런 점이 있다 보니까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원하는 건 바로 공생입니다.

[서연경/前 노래연습장 운영 : “왜 코로나를 우리 세입자만 겪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같이 겪어야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나라의 문제고 세계의 문제인데…”]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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