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마스크 벗는 뉴질랜드…불안한 올드노멀로의 복귀

입력 2020.09.25 (06: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철저한 방역조치로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뉴질랜드는 지난 8월 11일 오클랜드를 봉쇄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102일 만에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감염자가 4명 나왔기 때문입니다.

■ 오클랜드 제외 전국 1단계... 사실상 정상 복귀

뉴질랜드는 그 뒤로 한 달 넘게 방역 3단계와 2.5단계가 차례로 발령되어 오다 이번 주 월요일(21일)을 기해 드디어 오클랜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방역 1단계로 낮췄습니다. 1단계는 사실상 정상(normal)으로의 복귀를 의미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권고사항이지만 의무는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모임 인원에 제한도 없어졌습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제한이 없습니다. 단, 항공기 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 오클랜드도 2단계로 완화…. 100명까지 모임 허용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뉴질랜드 최대도시인 오클랜드도 24일부터 2단계로 완화됐습니다. 100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졌습니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참석자 100명 이하로는 가능합니다. 10월 5일까지 지켜본 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지역과 같이 1단계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초기 방역 성공으로 6월 정상화…. 8월 2차 확산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한국시각으로 24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천827명, 누적 사망자는 25명에 불과합니다. 뉴질랜드는 초기 성공적인 방역으로 5월부터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아 6월부터 정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8월 오클랜드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2차 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봉쇄와 방역조치를 강화했고 총선마저 연기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도 방역 모범국이었던 뉴질랜드도 무너졌다며 국경봉쇄가 능사는 아니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뉴질랜드는 현재로서는 2차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대부분 시민들은 이제 과거의 일상, 즉 올드 노멀(old normal)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을 오르내리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부러울 정도입니다.

■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는 뉴질랜드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겠느냐는 불안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소 4주 정도는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가 될 때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병원 등 건강 보건시설 방문할 때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뉴질랜드도 마스크 착용 문화 생소…. 총리도 '노마스크 셀카' 논란

그런데도 뉴질랜드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뉴질랜드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도 불과 4주 전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도 최근 봉쇄령 2단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건설노동자와의 만남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셀카를 찍었다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결국, 총리가 "실수했다"며 공개 사과해야 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운데)가 건설노동자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NZ Herald]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운데)가 건설노동자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NZ Herald]

■ "상황 호전될수록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의지 약해져"

마스크 착용 문화의 부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이 호전되면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지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의 마이클 베이커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가 없다고 생각할 때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 어느 시점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 시민들이 마스크 쓰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뉴질랜드는 과연 추가 확산 없이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마스크 벗는 뉴질랜드…불안한 올드노멀로의 복귀
    • 입력 2020-09-25 06:01:51
    글로벌 돋보기

코로나19 발생 초기 철저한 방역조치로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뉴질랜드는 지난 8월 11일 오클랜드를 봉쇄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102일 만에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감염자가 4명 나왔기 때문입니다.

■ 오클랜드 제외 전국 1단계... 사실상 정상 복귀

뉴질랜드는 그 뒤로 한 달 넘게 방역 3단계와 2.5단계가 차례로 발령되어 오다 이번 주 월요일(21일)을 기해 드디어 오클랜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방역 1단계로 낮췄습니다. 1단계는 사실상 정상(normal)으로의 복귀를 의미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권고사항이지만 의무는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모임 인원에 제한도 없어졌습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제한이 없습니다. 단, 항공기 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 오클랜드도 2단계로 완화…. 100명까지 모임 허용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뉴질랜드 최대도시인 오클랜드도 24일부터 2단계로 완화됐습니다. 100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졌습니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참석자 100명 이하로는 가능합니다. 10월 5일까지 지켜본 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지역과 같이 1단계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초기 방역 성공으로 6월 정상화…. 8월 2차 확산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한국시각으로 24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천827명, 누적 사망자는 25명에 불과합니다. 뉴질랜드는 초기 성공적인 방역으로 5월부터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아 6월부터 정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8월 오클랜드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2차 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봉쇄와 방역조치를 강화했고 총선마저 연기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도 방역 모범국이었던 뉴질랜드도 무너졌다며 국경봉쇄가 능사는 아니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뉴질랜드는 현재로서는 2차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대부분 시민들은 이제 과거의 일상, 즉 올드 노멀(old normal)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을 오르내리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부러울 정도입니다.

■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는 뉴질랜드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겠느냐는 불안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소 4주 정도는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가 될 때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병원 등 건강 보건시설 방문할 때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뉴질랜드도 마스크 착용 문화 생소…. 총리도 '노마스크 셀카' 논란

그런데도 뉴질랜드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뉴질랜드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도 불과 4주 전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도 최근 봉쇄령 2단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건설노동자와의 만남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셀카를 찍었다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결국, 총리가 "실수했다"며 공개 사과해야 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운데)가 건설노동자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NZ Herald]
■ "상황 호전될수록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의지 약해져"

마스크 착용 문화의 부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이 호전되면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지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의 마이클 베이커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가 없다고 생각할 때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 어느 시점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 시민들이 마스크 쓰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뉴질랜드는 과연 추가 확산 없이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