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만 가는 영상 편지…화상상봉은 언제쯤

입력 2020.09.29 (21:42) 수정 2020.09.29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열리기도 어려울 뿐더러 열린다해도 참가 인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이 대안으로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효용 기잡니다.

[리포트]

["내 이름은 박기섭, 나이는 84세..."]

북에 어머니와 여섯 형제를 남겨두고 온 박기섭 할아버지.

["한번 만나보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습니다."]

평생 사무치는 그리움을 영상편지에 꾹꾹 눌러 담았지만, 아직 부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자식들이라도 고향을 찾아 소식을 전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억을 더듬어 지도를 그리고, 형제들의 이름도 빼곡히 적었습니다.

[박기섭/이산가족/85살 : "아장아장 걸을 때 재롱부릴 때 보고 나왔는데, 그 막내동생이 제일 보고싶습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2005년부터 제작한 영상편지가 모두 2만 3천여 통.

하지만 2008년 북측과 교환한 20편을 제외하고는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 문안드리고자 합니다."]

화면으로나마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화상상봉.

2005년부터 3년간 7차례, 550여 가족이 화면으로 만났지만,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탭니다.

2년 전 남북 정상이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자고 합의했지만, 남북·북미 관계가 나빠지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과 우리 국민의 접촉을 경계하는 데다, 인도적 문제마저 상호주의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도 걸림돌입니다.

[정재은/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그저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바람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이나 선후 관계를 따지지 않고 협력해서 교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상 간 합의 이후 후속 적십자회담조차 열지 못한 상황.

북한에 제공할 화상상봉 장비들은 지난해 제재 면제까지 받았지만, 1년 반째 북측에 전달되지 못한 채 창고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최근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쌓여만 가는 영상 편지…화상상봉은 언제쯤
    • 입력 2020-09-29 21:42:39
    • 수정2020-09-29 22:08:17
    뉴스 9
[앵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열리기도 어려울 뿐더러 열린다해도 참가 인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이 대안으로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효용 기잡니다.

[리포트]

["내 이름은 박기섭, 나이는 84세..."]

북에 어머니와 여섯 형제를 남겨두고 온 박기섭 할아버지.

["한번 만나보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습니다."]

평생 사무치는 그리움을 영상편지에 꾹꾹 눌러 담았지만, 아직 부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자식들이라도 고향을 찾아 소식을 전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억을 더듬어 지도를 그리고, 형제들의 이름도 빼곡히 적었습니다.

[박기섭/이산가족/85살 : "아장아장 걸을 때 재롱부릴 때 보고 나왔는데, 그 막내동생이 제일 보고싶습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2005년부터 제작한 영상편지가 모두 2만 3천여 통.

하지만 2008년 북측과 교환한 20편을 제외하고는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 문안드리고자 합니다."]

화면으로나마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화상상봉.

2005년부터 3년간 7차례, 550여 가족이 화면으로 만났지만,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탭니다.

2년 전 남북 정상이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자고 합의했지만, 남북·북미 관계가 나빠지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과 우리 국민의 접촉을 경계하는 데다, 인도적 문제마저 상호주의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도 걸림돌입니다.

[정재은/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그저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바람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이나 선후 관계를 따지지 않고 협력해서 교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상 간 합의 이후 후속 적십자회담조차 열지 못한 상황.

북한에 제공할 화상상봉 장비들은 지난해 제재 면제까지 받았지만, 1년 반째 북측에 전달되지 못한 채 창고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최근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