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일 통일 30주년…냉전의 장벽이 녹색 평화지대로

입력 2020.10.02 (21:26) 수정 2020.10.0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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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내일(3일) 통일 30주년을 맞습니다.

1989년 11월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도 안 돼, 전격적으로 통일을 달성했는데요,

과거 동서독을 나눴던 이 경계선, 발트해부터 체코 국경에 이르는 1,393km의 장벽은 통일 이후 철조망과 지뢰를 걷어내고 생명의 녹색지대로 거듭났습니다.

말 그대로 철의 장막이 녹색 평화지대로 재탄생한 건데요,

이 녹색지대는 이제 생태 체험과 역사교육 현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국립공원 중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하르츠 국립공원.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 발걸음으로 분주합니다.

[클라우디아/방문객 : "상쾌한 느낌입니다. 자연, 해, 초록, 향기…매우 좋습니다."]

울창한 가문비나무 숲으로 이뤄진 하르츠 국립공원은 분단시절 동서독 국경이 지나던 곳입니다.

철책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섰고 사람의 접근이 차단됐습니다.

그 결과 동식물이 온전히 보존됐고 통일 후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과거 동서독으로 나뉘었던 저수지 위 댐을 지나기도 하는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방문객 :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본연의 모습이 남아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평지에서도 폭 50~200미터의 숲이 녹색 띠를 이루며 전체 1,393km 구간에 이어집니다.

주민 40여 명이 거주하는 과거 국경 마을.

감시탑과 철조망, 장벽 등 분단시절 시설물을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국경 전체에 570여 개의 감시탑이 운영됐습니다.

1945년 독일이 분단되면서 튀링엔주는 동독에, 바이에른주는 서독에 속하게 됐습니다.

1966년 국경선인 이 실개천을 따라 장벽이 세워졌고, 이후 주민들의 삶을 완전히 갈라놨습니다.

한 마을이 둘로 갈라진 탓에 '작은 베를린'으로 불린 이 마을은, 지금은 연간 7만여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로베르트 레베게른/뫼들라로이트 박물관장 : "어떤 방식, 어느 규모로 이 작은 마을을 통해 독일의 분단 역사를 후손을 위해 보존할지가 중요했습니다."]

그뤼네스 반트 전 구간에 설치된 48개의 박물관은 각 구간의 역사를 특색 있게 보여줍니다.

[코르버/방문객 : "국경이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보는 게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생태축으로 거듭난 녹색지대가 편안한 휴식처이자 역사 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뤼네스 반트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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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독일 통일 30주년…냉전의 장벽이 녹색 평화지대로
    • 입력 2020-10-02 21:26:29
    • 수정2020-10-02 22:12:23
    뉴스 9
[앵커]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내일(3일) 통일 30주년을 맞습니다.

1989년 11월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년도 안 돼, 전격적으로 통일을 달성했는데요,

과거 동서독을 나눴던 이 경계선, 발트해부터 체코 국경에 이르는 1,393km의 장벽은 통일 이후 철조망과 지뢰를 걷어내고 생명의 녹색지대로 거듭났습니다.

말 그대로 철의 장막이 녹색 평화지대로 재탄생한 건데요,

이 녹색지대는 이제 생태 체험과 역사교육 현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국립공원 중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하르츠 국립공원.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 발걸음으로 분주합니다.

[클라우디아/방문객 : "상쾌한 느낌입니다. 자연, 해, 초록, 향기…매우 좋습니다."]

울창한 가문비나무 숲으로 이뤄진 하르츠 국립공원은 분단시절 동서독 국경이 지나던 곳입니다.

철책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섰고 사람의 접근이 차단됐습니다.

그 결과 동식물이 온전히 보존됐고 통일 후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과거 동서독으로 나뉘었던 저수지 위 댐을 지나기도 하는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방문객 :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본연의 모습이 남아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평지에서도 폭 50~200미터의 숲이 녹색 띠를 이루며 전체 1,393km 구간에 이어집니다.

주민 40여 명이 거주하는 과거 국경 마을.

감시탑과 철조망, 장벽 등 분단시절 시설물을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국경 전체에 570여 개의 감시탑이 운영됐습니다.

1945년 독일이 분단되면서 튀링엔주는 동독에, 바이에른주는 서독에 속하게 됐습니다.

1966년 국경선인 이 실개천을 따라 장벽이 세워졌고, 이후 주민들의 삶을 완전히 갈라놨습니다.

한 마을이 둘로 갈라진 탓에 '작은 베를린'으로 불린 이 마을은, 지금은 연간 7만여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로베르트 레베게른/뫼들라로이트 박물관장 : "어떤 방식, 어느 규모로 이 작은 마을을 통해 독일의 분단 역사를 후손을 위해 보존할지가 중요했습니다."]

그뤼네스 반트 전 구간에 설치된 48개의 박물관은 각 구간의 역사를 특색 있게 보여줍니다.

[코르버/방문객 : "국경이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보는 게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생태축으로 거듭난 녹색지대가 편안한 휴식처이자 역사 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뤼네스 반트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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