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돌리고 돌돌 말고…신형 스마트폰 직접 써 보니

입력 2020.10.0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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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화면 시원하고 카메라 작동 편리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액정 형태로 경쟁
배경은 10% 이상 역성장할 세계 스마트폰 시장

무겁고 비싸지만 화면 시원하고 빠른 폴드2

'갤럭시Z 폴드2'의 무게는 282그램입니다. 무겁습니다. 같은 회사 S10e가 150그램이니 두 배쯤 됩니다.이전 제품인 '갤럭시 폴드'가 276그램이었는데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잡아 보면 폴드보다는 가벼워졌다는 느낌입니다. 두께 때문입니다. 더 얇은 곳을 기준으로 접었을 때, 이전보다 2밀리미터 정도 얇아졌습니다. 접어서 휴대하기도 분명 나아졌습니다. 얇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기본 케이스가 없어졌는데, 이건 아쉽습니다.

화면을 펼치면 일단 시원합니다. 보고서나 E북을 읽을 때 특히 편합니다. 스마트폰의 뇌에 해당하는 AP는 최신 제품인 퀄컴 스냅드래곤 865플러스인데, 확인해 본 모든 앱의 동작은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유튜브 영상도 넓은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방송 기자와 PD 등이 함께 이용해봤는데요. 모두 '이 이상 넓을 필요는 없겠다'고 말할 정도로 큽니다.


다만 이용자에 따라 "화면이 생각만큼 선명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폴더블을 위해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소재 때문에 약간의 화질저하가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화려한 '미스틱 브론즈'색이 의외로 잘 팔린다고 합니다. 뽐내고 싶은 기분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스마트폰은 문서나 영상을 큰 화면으로 자주 보던 분들께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만 값은 여전히 비쌉니다. 출고가격 239만 원에 공시지원금은 SKT기준 15만 원에 불과합니다.

느리고 미끄럽지만 싸고 동영상 촬영 편한 WING

LG의 WING은 260그램으로 스펙 상으로는 무겁습니다. 하지만 폴드2에 비하면 상당히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가격입니다. 출고가가 109만 원이라서 폴드2의 반 값도 안됩니다.

짧은 기간 시험해봤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촬영 기능이었습니다. 작은 화면을 터치패드 처럼 사용해 촬영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화면을 분할해 전면과 후면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윙'하고 셀프 촬영 카메라가 위로 튀어올라오는데 인상적입니다. 이분할 화면은 들고 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대상을 설명하는 용도로 유튜버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 두 개는 2개의 앱을 각각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앱을 2개 화면에서 사용하는 것은 일부 앱만 가능합니다.

유튜브 기본 앱으로는 정지와 재생 등의 조작 버튼만을 작은 화면에서 쓸 수 있습니다. 댓글쓰기나 다른 영상 검색을 하면서 유튜브 앱을 쓰지는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웨일' 앱을 이용하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댓글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작사 측이 설명했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가격 때문에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스냅드래곤 765G AP는 중급 제품으로 느립니다. 몇몇 앱을 이용할 때 느리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또 대형 스마트폰이라서 생각만큼 쉽게 돌려쓰지는 못합니다. 손이 작은 분들은 양손을 이용하셔야 할 겁니다. 표면이 미끄러운 편이라 잡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업계의 화두가 된 '이형(異形)스마트폰'

결론적으로 저는 1년 반째 쓰고 있는 현재의 스마트폰을 바(bar) 형태가 아닌 이형 스마트폰으로 바꿀 생각은 지금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무겁습니다.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직 판매량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형 스마트폰은 업계의 화두입니다. 화웨이와 모토롤라도 폴더블 폰을 이미 내놓았고, 애플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돕니다.

LG는 내년 쯤에는 '상소문 폰'이라고 불리는 돌돌 마는 스마트폰을 내놓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맛보기 영상도 공개된 상황입니다.

팥빙수처럼 상향 평준화돼 뜨거운 스마트폰 시장

왜 지금 이 시점에 이형 스마트폰일까요? 빙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눈꽃 빙수'가 특정 가게만 가진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가게들이 비슷한 빙수를 만들어냅니다. 고성능 빙수 기계가 보편화됐기 때문입니다.

신촌의 한 가게 입구엔 이런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빙수기계의 발전으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전문가의 기술로 극세사의 빙질을 제공합니다" 기계 발달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빙수 가게들처럼 스마트폰 업계에도 상향 평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AP부터 카메라 모듈, 배터리, 액정 등 스마트폰의 각 부품은 여러 공급사의 치열한 경쟁 끝에 고만고만한 성능으로 저가에 공급됩니다.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화웨이가 미국의 규제로 생산량이 줄긴 하겠지만 샤오미와 오포, 비보 같은 중국 업체들이 얼마든지 화웨이만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요 부진도 심각합니다. 지난해에는 11년만에 세계 스마트폰 출하가 전년대비 2% 줄었습니다.올해는 5G 보급을 통해 다소 늘 것이라고 예상이 됐었지만 코로나19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4월 전년대비 -40%를 기록하는 등 올해 내내 감소하다 8월에야 겨우 지난해 수준이 됐습니다. 올해 전체로 보면 10% 이상 판매 감소는 확정적인 상황입니다.

수요는 줄고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면서 액정이라도 색다른 폰을 만들어보자, 이 점에 업계의 전략이 일치하게 된 것입니다. 저마다 폴더블이나 롤러블로 바꿔서 비교 우위를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형태, 즉 '폼팩터' 경쟁이 뜨거운 이유입니다.

다만 이형 스마트폰이 본격화되기 전에 무게나 가격과 마무리 품질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때까지 더 많은 준비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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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고 돌리고 돌돌 말고…신형 스마트폰 직접 써 보니
    • 입력 2020-10-03 07:07:11
    취재K
<strong>화면 시원하고 카메라 작동 편리 </strong><br /><strong>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액정 형태로 경쟁</strong><br /><strong>배경은 10% 이상 역성장할 세계 스마트폰 시장 </strong>
무겁고 비싸지만 화면 시원하고 빠른 폴드2

'갤럭시Z 폴드2'의 무게는 282그램입니다. 무겁습니다. 같은 회사 S10e가 150그램이니 두 배쯤 됩니다.이전 제품인 '갤럭시 폴드'가 276그램이었는데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잡아 보면 폴드보다는 가벼워졌다는 느낌입니다. 두께 때문입니다. 더 얇은 곳을 기준으로 접었을 때, 이전보다 2밀리미터 정도 얇아졌습니다. 접어서 휴대하기도 분명 나아졌습니다. 얇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기본 케이스가 없어졌는데, 이건 아쉽습니다.

화면을 펼치면 일단 시원합니다. 보고서나 E북을 읽을 때 특히 편합니다. 스마트폰의 뇌에 해당하는 AP는 최신 제품인 퀄컴 스냅드래곤 865플러스인데, 확인해 본 모든 앱의 동작은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유튜브 영상도 넓은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방송 기자와 PD 등이 함께 이용해봤는데요. 모두 '이 이상 넓을 필요는 없겠다'고 말할 정도로 큽니다.


다만 이용자에 따라 "화면이 생각만큼 선명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폴더블을 위해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소재 때문에 약간의 화질저하가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화려한 '미스틱 브론즈'색이 의외로 잘 팔린다고 합니다. 뽐내고 싶은 기분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스마트폰은 문서나 영상을 큰 화면으로 자주 보던 분들께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만 값은 여전히 비쌉니다. 출고가격 239만 원에 공시지원금은 SKT기준 15만 원에 불과합니다.

느리고 미끄럽지만 싸고 동영상 촬영 편한 WING

LG의 WING은 260그램으로 스펙 상으로는 무겁습니다. 하지만 폴드2에 비하면 상당히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가격입니다. 출고가가 109만 원이라서 폴드2의 반 값도 안됩니다.

짧은 기간 시험해봤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촬영 기능이었습니다. 작은 화면을 터치패드 처럼 사용해 촬영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화면을 분할해 전면과 후면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윙'하고 셀프 촬영 카메라가 위로 튀어올라오는데 인상적입니다. 이분할 화면은 들고 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대상을 설명하는 용도로 유튜버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 두 개는 2개의 앱을 각각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앱을 2개 화면에서 사용하는 것은 일부 앱만 가능합니다.

유튜브 기본 앱으로는 정지와 재생 등의 조작 버튼만을 작은 화면에서 쓸 수 있습니다. 댓글쓰기나 다른 영상 검색을 하면서 유튜브 앱을 쓰지는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웨일' 앱을 이용하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댓글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작사 측이 설명했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가격 때문에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스냅드래곤 765G AP는 중급 제품으로 느립니다. 몇몇 앱을 이용할 때 느리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또 대형 스마트폰이라서 생각만큼 쉽게 돌려쓰지는 못합니다. 손이 작은 분들은 양손을 이용하셔야 할 겁니다. 표면이 미끄러운 편이라 잡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업계의 화두가 된 '이형(異形)스마트폰'

결론적으로 저는 1년 반째 쓰고 있는 현재의 스마트폰을 바(bar) 형태가 아닌 이형 스마트폰으로 바꿀 생각은 지금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무겁습니다.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직 판매량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형 스마트폰은 업계의 화두입니다. 화웨이와 모토롤라도 폴더블 폰을 이미 내놓았고, 애플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돕니다.

LG는 내년 쯤에는 '상소문 폰'이라고 불리는 돌돌 마는 스마트폰을 내놓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맛보기 영상도 공개된 상황입니다.

팥빙수처럼 상향 평준화돼 뜨거운 스마트폰 시장

왜 지금 이 시점에 이형 스마트폰일까요? 빙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눈꽃 빙수'가 특정 가게만 가진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가게들이 비슷한 빙수를 만들어냅니다. 고성능 빙수 기계가 보편화됐기 때문입니다.

신촌의 한 가게 입구엔 이런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빙수기계의 발전으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전문가의 기술로 극세사의 빙질을 제공합니다" 기계 발달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빙수 가게들처럼 스마트폰 업계에도 상향 평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AP부터 카메라 모듈, 배터리, 액정 등 스마트폰의 각 부품은 여러 공급사의 치열한 경쟁 끝에 고만고만한 성능으로 저가에 공급됩니다.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화웨이가 미국의 규제로 생산량이 줄긴 하겠지만 샤오미와 오포, 비보 같은 중국 업체들이 얼마든지 화웨이만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요 부진도 심각합니다. 지난해에는 11년만에 세계 스마트폰 출하가 전년대비 2% 줄었습니다.올해는 5G 보급을 통해 다소 늘 것이라고 예상이 됐었지만 코로나19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4월 전년대비 -40%를 기록하는 등 올해 내내 감소하다 8월에야 겨우 지난해 수준이 됐습니다. 올해 전체로 보면 10% 이상 판매 감소는 확정적인 상황입니다.

수요는 줄고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면서 액정이라도 색다른 폰을 만들어보자, 이 점에 업계의 전략이 일치하게 된 것입니다. 저마다 폴더블이나 롤러블로 바꿔서 비교 우위를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형태, 즉 '폼팩터' 경쟁이 뜨거운 이유입니다.

다만 이형 스마트폰이 본격화되기 전에 무게나 가격과 마무리 품질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때까지 더 많은 준비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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