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트럼프 확진, 백악관 주인 결정할 인구 2%의 표심은?

입력 2020.10.05 (19:49) 수정 2020.10.05 (19: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11월 3일)을 한 달 앞두고 터져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 소식으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과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요?

■ '바이든 유리' 예측 많아… 트럼프 유세 일정도 차질

현재로서는 바이든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코로나 19 이슈가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미 바이든 캠프에서는 트럼프가 코로나 19 대유행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트럼프 캠프 입장에서도 유세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당장 지난 주말 경합 주인 위스콘신 유세를 취소한 데 이어 현재 모든 유세일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해 놓은 상태입니다.

4일(현지시간) 코로나 19로 입원중인 월터 리드 군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트럼프 승리 확률 11%로 하락"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이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는 10% 포인트(바이든 51%, 트럼프 41%)까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전 여론조사보다 격차가 1~2% 포인트 더 벌어졌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65%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대통령 확진 이후 자체모델 예측 결과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확률은 5일(현지시간) 현재 89%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11%에 그쳤습니다. 미국 전체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설 확률은 98%나 됐습니다.

■ '트럼프 유리' 분석도…. "동정표·지지층 결집 가능성"

하지만 이번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픈 대통령의 모습이 동정표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국정 수행지지도도 감염 전 46%에서 회복 후 66%로 급상승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빨리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건강하고 활력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이번 사안에 대한 경합 주 표심이 열쇠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만 놓고서도 앞으로 더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누구의 유불리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해 6~7개에 이르는 경합 주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는가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별로 1표라도 많은 표를 얻는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메인·네브래스카주 제외) 방식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그 주의 성향상 전통적으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는 주가 많습니다. 결국, 승패는 특정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른바 경합 주(swing state)에서 가려집니다.


■ 경합 주 유권자의 15%가 잠재적 부동층... 미국 인구의 2%

올해 미국 대선에서 거론되는 경합 주는 6~7곳 정도입니다. 쇠락한 북부공업지대(rust belt)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와 남부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그리고 때로 조지아주도 경합 주로 분류됩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들은 이 경합 주에 유세 일정과 선거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합니다.

이 7개 경합 주의 등록된 유권자 수는 3천6백만 명, 미국 전체 인구의 11%입니다. 그러나 이들 유권자 전체가 선거운동의 주요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들 가운데도 대부분은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들 경합 주 유권자의 15%만이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정하는, 잠재적 부동층으로 봅니다. 이들의 규모는 550만 명, 미국 전체 인구의 2%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인구의 2%가 앞으로 4년의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지난 대선 3개 경합 주 트럼프 승리…. 표차 美 인구 0.03%

4년 전 치러진 미국 대선은 이 경합 주에서의 '간발의 차'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려줍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북부 경합 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승리했는데, 이 3개 주를 모두 합쳐 힐러리에게 겨우 10만 7천 표를 앞섰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합니다.

코로나 19 확진으로 입원 중인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위한 '깜짝 외출'과 '백지 서류 서명' 논란... 미국 대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7개 경합 주에 있는 부동층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과 그 후에 대통령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행동들을 어떻게 판단할까요?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트럼프 확진, 백악관 주인 결정할 인구 2%의 표심은?
    • 입력 2020-10-05 19:49:03
    • 수정2020-10-05 19:49:46
    글로벌 돋보기

미국 대선(11월 3일)을 한 달 앞두고 터져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 소식으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과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요?

■ '바이든 유리' 예측 많아… 트럼프 유세 일정도 차질

현재로서는 바이든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코로나 19 이슈가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미 바이든 캠프에서는 트럼프가 코로나 19 대유행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트럼프 캠프 입장에서도 유세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당장 지난 주말 경합 주인 위스콘신 유세를 취소한 데 이어 현재 모든 유세일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해 놓은 상태입니다.

4일(현지시간) 코로나 19로 입원중인 월터 리드 군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트럼프 승리 확률 11%로 하락"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이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는 10% 포인트(바이든 51%, 트럼프 41%)까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전 여론조사보다 격차가 1~2% 포인트 더 벌어졌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65%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대통령 확진 이후 자체모델 예측 결과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확률은 5일(현지시간) 현재 89%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11%에 그쳤습니다. 미국 전체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설 확률은 98%나 됐습니다.

■ '트럼프 유리' 분석도…. "동정표·지지층 결집 가능성"

하지만 이번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픈 대통령의 모습이 동정표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국정 수행지지도도 감염 전 46%에서 회복 후 66%로 급상승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빨리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건강하고 활력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이번 사안에 대한 경합 주 표심이 열쇠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만 놓고서도 앞으로 더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누구의 유불리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해 6~7개에 이르는 경합 주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는가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별로 1표라도 많은 표를 얻는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메인·네브래스카주 제외) 방식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그 주의 성향상 전통적으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는 주가 많습니다. 결국, 승패는 특정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른바 경합 주(swing state)에서 가려집니다.


■ 경합 주 유권자의 15%가 잠재적 부동층... 미국 인구의 2%

올해 미국 대선에서 거론되는 경합 주는 6~7곳 정도입니다. 쇠락한 북부공업지대(rust belt)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와 남부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그리고 때로 조지아주도 경합 주로 분류됩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들은 이 경합 주에 유세 일정과 선거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합니다.

이 7개 경합 주의 등록된 유권자 수는 3천6백만 명, 미국 전체 인구의 11%입니다. 그러나 이들 유권자 전체가 선거운동의 주요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들 가운데도 대부분은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들 경합 주 유권자의 15%만이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정하는, 잠재적 부동층으로 봅니다. 이들의 규모는 550만 명, 미국 전체 인구의 2%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인구의 2%가 앞으로 4년의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지난 대선 3개 경합 주 트럼프 승리…. 표차 美 인구 0.03%

4년 전 치러진 미국 대선은 이 경합 주에서의 '간발의 차'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려줍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북부 경합 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승리했는데, 이 3개 주를 모두 합쳐 힐러리에게 겨우 10만 7천 표를 앞섰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합니다.

코로나 19 확진으로 입원 중인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위한 '깜짝 외출'과 '백지 서류 서명' 논란... 미국 대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7개 경합 주에 있는 부동층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과 그 후에 대통령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행동들을 어떻게 판단할까요?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