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기차 ‘코나’ 또 화재…원인은 배터리?

입력 2020.10.0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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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새벽, 대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에서 불이 났습니다. 내부까지 모두 녹아내릴 정도로 전소된 차량은 충전 중인 전기차였습니다.
앞서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제주에서도 역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충전기에 연결해둔 전기차가 불탔습니다.

불에 탄 두 차량은 모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 였습니다.


전기차 ‘코나’ 충전 중 잇단 화재...국내외에서 10여 건

지난 2018년 코나가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차량 화재만 9번째. 지난해 7월부터 어제까지 강원, 경기, 대구, 전북,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코나 차량이 불에 탔습니다.

지난 2018년 차량이 출고되기 전 현대 울산1공장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화재 2건, 지난해 캐나다와 오스트리아 등 해외 사례까지 더하면 10건을 훌쩍 넘는데요. 대부분은 충전을 하거나 정차 중에 발생한 사고지만, 오스트리아 화재는 주행 중에 발생해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습니다.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으로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해 7월인데, 원인 규명은 아직입니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보니 코나 운전자를 비롯한 전기차 소유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습니다. 제조사인 현대차에는 책임 있는 규명을, 정부에는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충전 중 화재 불안”...원인은 ‘배터리’?

그동안 발생한 화재들의 발화지점이 대부분 배터리였던 것으로 볼 때, 배터리 관련 부품의 결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실어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자료가 나온 건데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과수의 법안전감정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강릉 화재와, 8월에 발생한 세종시 화재에에서 불에 탄 코나 차량을 감정한 결과입니다.


두 건 모두 공통된 내용은 “배터리팩어셈블리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배터리팩에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 코나에 장착된 배터리는 전부 LG화학 제품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셀’을 생산하면,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회사인 HL그린파워에서 셀들을 묶어 ‘배터리팩’을 만듭니다. 이 배터리팩은 다시 현대모비스로 납품돼 전기차의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에 들어가는 방식. 때문에 배터리어셈블리에 결함이 확인될 경우, 제작 과정에 함께 참여한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대규모 리콜 조치가 내려질 경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LG화학이 함께 수조 원의 손실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코나는 국산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입니다. 2018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3만 대 가량 팔렸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하락하던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7천 대가 판매됐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지난해에만 4만7천여 대가 팔렸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선전한 덕분에 지난 2월엔 현대차가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6위(SNE리서치 조사)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코나가 간판 전기차 모델로 자리매김하려면 신속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적절한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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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전기차 ‘코나’ 또 화재…원인은 배터리?
    • 입력 2020-10-06 08:07:37
    취재K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새벽, 대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에서 불이 났습니다. 내부까지 모두 녹아내릴 정도로 전소된 차량은 충전 중인 전기차였습니다.
앞서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제주에서도 역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충전기에 연결해둔 전기차가 불탔습니다.

불에 탄 두 차량은 모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 였습니다.


전기차 ‘코나’ 충전 중 잇단 화재...국내외에서 10여 건

지난 2018년 코나가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차량 화재만 9번째. 지난해 7월부터 어제까지 강원, 경기, 대구, 전북,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코나 차량이 불에 탔습니다.

지난 2018년 차량이 출고되기 전 현대 울산1공장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화재 2건, 지난해 캐나다와 오스트리아 등 해외 사례까지 더하면 10건을 훌쩍 넘는데요. 대부분은 충전을 하거나 정차 중에 발생한 사고지만, 오스트리아 화재는 주행 중에 발생해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습니다.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으로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해 7월인데, 원인 규명은 아직입니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보니 코나 운전자를 비롯한 전기차 소유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습니다. 제조사인 현대차에는 책임 있는 규명을, 정부에는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충전 중 화재 불안”...원인은 ‘배터리’?

그동안 발생한 화재들의 발화지점이 대부분 배터리였던 것으로 볼 때, 배터리 관련 부품의 결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실어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자료가 나온 건데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과수의 법안전감정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강릉 화재와, 8월에 발생한 세종시 화재에에서 불에 탄 코나 차량을 감정한 결과입니다.


두 건 모두 공통된 내용은 “배터리팩어셈블리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배터리팩에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 코나에 장착된 배터리는 전부 LG화학 제품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셀’을 생산하면,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회사인 HL그린파워에서 셀들을 묶어 ‘배터리팩’을 만듭니다. 이 배터리팩은 다시 현대모비스로 납품돼 전기차의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에 들어가는 방식. 때문에 배터리어셈블리에 결함이 확인될 경우, 제작 과정에 함께 참여한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대규모 리콜 조치가 내려질 경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LG화학이 함께 수조 원의 손실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코나는 국산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입니다. 2018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3만 대 가량 팔렸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하락하던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7천 대가 판매됐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지난해에만 4만7천여 대가 팔렸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선전한 덕분에 지난 2월엔 현대차가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6위(SNE리서치 조사)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코나가 간판 전기차 모델로 자리매김하려면 신속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적절한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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