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삽시다’에 예산 30억 들였는데…“70%는 매출 0원”

입력 2020.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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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가치삽시다’라는 플랫폼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넓혀주기 위한 것으로 소상공인이 직접 제품을 등록·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입점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 홍보비용 등의 명목으로 15% 내외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민간 쇼핑몰과 달리, ‘가치삽시다’는 별도의 입점 수수료는 없고 판매 수수료만 3%정도 부과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1,215개 업체가 입점해 제품을 판매중인데요.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1,215개 입점 업체 中 70%가 매출 0원”

김정재 의원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이 ‘가치삽시다’에 입점한 전체 1,215개 업체의 매출을 전수 조사한 결과, 829곳(68.2%)에서 매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이 만원이 채 되지 않는 업체도 7곳에 달했습니다. 한 양말 판매 업체의 매출은 단돈 1,250원에 불과했고, 방향제 등을 판매하는 또다른 업체의 매출은 3,3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업체는 돈가스 판매 업체로 총 3천 만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9월 15일 기준, ‘가치삽시다’에 입점한 업체의 총 매출 실적은 5억 4,464만원에 불과한 가운데,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진행됐던 6~7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매출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운영하는 사람들도 처음엔 몰라”...투입된 예산은 30억 원

‘가치삽시다’에 입점해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중소업체 대표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7월부터 ‘가치삽시다’에서 기능성 화장품 31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 업체는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제품도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수수료도 낮고 정부가 직접 하는 플랫폼이라 소비자들에게 많은 신뢰를 줄 것 같아서 입점하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3개월 동안 매출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고민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한달 평균 4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이렇게 차이가 큰 이유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저도 3~4개월 전에야 이 플랫폼을 알게 됐다”면서 “일반 소비자에게 아직 생소한 것 같다,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또다른 업체 대표는 “중소제품 모아놓고 판매하니까 광고가 좀 더 많이 이루어지고 노출이 많이 될 줄 알았는데 그런건 아닌거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치삽시다’에 투입된 예산만 지난해 7억 1,900만 원, 올해는 24억 원 등 31억 원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지난해 예산이 집행된 항목을 구체적으로 보면, 플랫폼 유지 관리에 5억 2천 만원, 고객 응대에 6,200만원이 들어갔는데 매출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홍보와 프로모션에는 2,100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올해 예산 24억 원 중 홍보와 프로모션에 편성된 예산은 5%인 1억 2천 만 원입니다.

김정재 위원은 “사업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매출실적이 저조한 것은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사업추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중기부 측은 “‘가치삽시다’가 처음엔 홍보 플랫폼으로 이용되다가 올해부터 결제 기능이 추가됐다”며 “다양한 기획전과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매출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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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삽시다’에 예산 30억 들였는데…“70%는 매출 0원”
    • 입력 2020-10-07 07:00:11
    취재K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가치삽시다’라는 플랫폼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넓혀주기 위한 것으로 소상공인이 직접 제품을 등록·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입점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 홍보비용 등의 명목으로 15% 내외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민간 쇼핑몰과 달리, ‘가치삽시다’는 별도의 입점 수수료는 없고 판매 수수료만 3%정도 부과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1,215개 업체가 입점해 제품을 판매중인데요.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1,215개 입점 업체 中 70%가 매출 0원”

김정재 의원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이 ‘가치삽시다’에 입점한 전체 1,215개 업체의 매출을 전수 조사한 결과, 829곳(68.2%)에서 매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이 만원이 채 되지 않는 업체도 7곳에 달했습니다. 한 양말 판매 업체의 매출은 단돈 1,250원에 불과했고, 방향제 등을 판매하는 또다른 업체의 매출은 3,3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업체는 돈가스 판매 업체로 총 3천 만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9월 15일 기준, ‘가치삽시다’에 입점한 업체의 총 매출 실적은 5억 4,464만원에 불과한 가운데,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진행됐던 6~7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매출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운영하는 사람들도 처음엔 몰라”...투입된 예산은 30억 원

‘가치삽시다’에 입점해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중소업체 대표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7월부터 ‘가치삽시다’에서 기능성 화장품 31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 업체는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제품도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수수료도 낮고 정부가 직접 하는 플랫폼이라 소비자들에게 많은 신뢰를 줄 것 같아서 입점하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3개월 동안 매출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고민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한달 평균 4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이렇게 차이가 큰 이유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저도 3~4개월 전에야 이 플랫폼을 알게 됐다”면서 “일반 소비자에게 아직 생소한 것 같다,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또다른 업체 대표는 “중소제품 모아놓고 판매하니까 광고가 좀 더 많이 이루어지고 노출이 많이 될 줄 알았는데 그런건 아닌거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치삽시다’에 투입된 예산만 지난해 7억 1,900만 원, 올해는 24억 원 등 31억 원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지난해 예산이 집행된 항목을 구체적으로 보면, 플랫폼 유지 관리에 5억 2천 만원, 고객 응대에 6,200만원이 들어갔는데 매출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홍보와 프로모션에는 2,100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올해 예산 24억 원 중 홍보와 프로모션에 편성된 예산은 5%인 1억 2천 만 원입니다.

김정재 위원은 “사업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매출실적이 저조한 것은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사업추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중기부 측은 “‘가치삽시다’가 처음엔 홍보 플랫폼으로 이용되다가 올해부터 결제 기능이 추가됐다”며 “다양한 기획전과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매출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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