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법지대 된 백악관과 트럼프가 위반한 4가지 방역지침

입력 2020.10.07 (15:43) 수정 2020.10.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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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의 코로나 19의 핫스폿(hot spot)은 단연 백악관입니다. 코로나 19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3일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지 하루가 지나 또다시 백악관에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 코로나 19 '핫스폿'된 백악관... 연이어 확진자 발생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또 백악관 군사실에 소속돼 핵 가방(nuclear football)을 보호하는 직원과 대통령 수발을 드는 현역 군인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백악관 대변인실에서도 추가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좌)와 핵가방 보호 역할을 맏고 있는 제이나 맥캐론(우)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좌)와 핵가방 보호 역할을 맏고 있는 제이나 맥캐론(우)

현재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최소 12명의 참모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을 포함해 백악관발 확진자 수는 30명이 넘습니다.

■BBC, " 백악관이 美 CDC의 방역지침 안지켜"

왜 미국의 심장부 백악관이 코로나19의 '핫스폿'이 되었을까요?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위반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4가지 방역지침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① 마스크 착용 지침 위반

미국 CDC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는 "공공장소에서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써야 하며 같이 살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저녁(현지시각)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에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2층 난간에 올라가 마스크를 벗고 헬기 쪽을 향해 경례했습니다.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마스크를 벗은 것인데, 주변에 전속 사진사와 카메라 팀, 그리고 경호원이 있었습니다.

백악관 2층 난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서 있는 트럼프 대통령. 그 오른쪽 뒤쪽으로 이를 촬영하고 있는 사진사가 보인다.백악관 2층 난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서 있는 트럼프 대통령. 그 오른쪽 뒤쪽으로 이를 촬영하고 있는 사진사가 보인다.

②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

역시 CDC 지침에는 행사(event)를 하게 될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 6피트(1.8m)의 거리를 둘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Rose Garden)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는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진행된 탓에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 참석자중 코로나19 확진자백악관 로즈가든 행사 참석자중 코로나19 확진자

특히 워싱턴DC는 5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예외였습니다. 이 행사가 백악관 감염의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즈 가든'이 아니라 '코로나 가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③ 자가 격리 원칙 위반

미 질병예방통제센터 CDC는 또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isolate) 또는 분리(separate)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후 군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강행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격리지침을 위반한 행동이었고, 차량에 함께 탑승한 보안요원 등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④ 역학조사 협조 거부 및 정보제공 불이행

코로나19 확진자는 자신과 접촉한 사람들에게 지체없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또한,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밀접 접촉자들을 가려내 빨리 검사를 받게 해 감염 확산을 최대한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자신의 감염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전까지 백악관은 접촉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 마이클 시어도 결국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백악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직접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TV토론을 했던 바이든 후보 캠프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직접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워싱턴 시 보건당국이 지난달 26일 열린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에 대해 역학조사 협력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 무리수 두는 트럼프...벌어진 지지율 격차 만회 할수 있을까?

퇴원 후 "코로나 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페이스북으로부터 메시지를 삭제당하고 트위터로부터도 '거짓' 딱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 양성 판정 후 격리 조치도 없이 선거운동에 복귀한 그의 관심은 벌어진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할 2차 토론에 쏠려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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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무법지대 된 백악관과 트럼프가 위반한 4가지 방역지침
    • 입력 2020-10-07 15:43:20
    • 수정2020-10-07 15:55:55
    취재K

요즘 미국의 코로나 19의 핫스폿(hot spot)은 단연 백악관입니다. 코로나 19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3일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지 하루가 지나 또다시 백악관에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 코로나 19 '핫스폿'된 백악관... 연이어 확진자 발생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또 백악관 군사실에 소속돼 핵 가방(nuclear football)을 보호하는 직원과 대통령 수발을 드는 현역 군인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백악관 대변인실에서도 추가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좌)와 핵가방 보호 역할을 맏고 있는 제이나 맥캐론(우)
현재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최소 12명의 참모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을 포함해 백악관발 확진자 수는 30명이 넘습니다.

■BBC, " 백악관이 美 CDC의 방역지침 안지켜"

왜 미국의 심장부 백악관이 코로나19의 '핫스폿'이 되었을까요?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위반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4가지 방역지침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① 마스크 착용 지침 위반

미국 CDC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는 "공공장소에서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써야 하며 같이 살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저녁(현지시각)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에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2층 난간에 올라가 마스크를 벗고 헬기 쪽을 향해 경례했습니다.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마스크를 벗은 것인데, 주변에 전속 사진사와 카메라 팀, 그리고 경호원이 있었습니다.

백악관 2층 난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서 있는 트럼프 대통령. 그 오른쪽 뒤쪽으로 이를 촬영하고 있는 사진사가 보인다.
②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

역시 CDC 지침에는 행사(event)를 하게 될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 6피트(1.8m)의 거리를 둘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Rose Garden)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는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진행된 탓에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 참석자중 코로나19 확진자
특히 워싱턴DC는 5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예외였습니다. 이 행사가 백악관 감염의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즈 가든'이 아니라 '코로나 가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③ 자가 격리 원칙 위반

미 질병예방통제센터 CDC는 또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isolate) 또는 분리(separate)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후 군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강행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격리지침을 위반한 행동이었고, 차량에 함께 탑승한 보안요원 등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④ 역학조사 협조 거부 및 정보제공 불이행

코로나19 확진자는 자신과 접촉한 사람들에게 지체없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또한,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밀접 접촉자들을 가려내 빨리 검사를 받게 해 감염 확산을 최대한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자신의 감염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전까지 백악관은 접촉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 마이클 시어도 결국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백악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직접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TV토론을 했던 바이든 후보 캠프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직접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워싱턴 시 보건당국이 지난달 26일 열린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에 대해 역학조사 협력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 무리수 두는 트럼프...벌어진 지지율 격차 만회 할수 있을까?

퇴원 후 "코로나 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페이스북으로부터 메시지를 삭제당하고 트위터로부터도 '거짓' 딱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 양성 판정 후 격리 조치도 없이 선거운동에 복귀한 그의 관심은 벌어진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할 2차 토론에 쏠려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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